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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사 미래차 대응? …정부 지원도, 전문인력도 없다

중앙일보 2020.10.29 14:00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이 열린 지난 1월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독일 자동차 부품사 ZF부스에 전시된 미래차. 연합뉴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이 열린 지난 1월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독일 자동차 부품사 ZF부스에 전시된 미래차. 연합뉴스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차와 수소차로 자동차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이 고사 위기에 놓였다는 진단이 나왔다.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이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소외된데다 전문 기술인력과 자금력이 달려서다.
 

미래차 R&D 정책지원 받은
부품사는 고작 15.2%에 불과

전문인력과 기술 부족에 자금도 달려

코로나 19로 경영난 겹쳐 대비 손 놔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이 금속노련과 함께 최근 자동차 부품회사의 노조를 대상 실태조사를 한 결과다. 이 조사는 지난 9월 7~18일까지 99개 부품회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29일 한국노총 주최로 열린 '자동차 산업의 구조변화와 정책 과제-자동차 부품산업을 중심으로' 토론회에서 공개됐다.
 
조사 결과 자동차 부품회사의 미래차에 대한 대응이 거의 없다시피 해 이대로 가면 부품사가 공멸할 수 있다.
 
당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 사정이악화한 곳이 73.7%에 달했다. 10개 부품사 중 8.4개는 매출이 감소했고, 감소 폭은 28.3%에 달했다,
 
이렇게 되자 부품사들은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13.1%에 정리해고나 희망퇴직, 외주화 등을 진행했다. 정규직 22.2%, 비정규직 39.4%가 직장을 떠났다. 근로시간은 조사 대상 업체의 절반에서 8.7시간이나 줄었다. 그만큼 임금이 깎였다는 의미다. 사업장의 68.7%는 휴업을 시행했고, 44.4%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았다.
경기도 안성에 있는 자동차 부품기업 K사의 필러넥(연료탱크 파이프) 생산 공장. 생산 라인이 멈춘 현장에서 이날 출근한 근로자가 부품 청소 작업을 하고 있다. 김영주 기자

경기도 안성에 있는 자동차 부품기업 K사의 필러넥(연료탱크 파이프) 생산 공장. 생산 라인이 멈춘 현장에서 이날 출근한 근로자가 부품 청소 작업을 하고 있다. 김영주 기자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나 수소차, 자율주행차 같은 미래차에 대한 대비를 할 여력이 없다. 미래차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생존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사 대상 부품사 노조는 미래차 패러다임이 회사 경영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했다. 무려 56.6%가 이렇게 답했다. 60.6%는 고용에 직접 타격을 줄 것으로 걱정했다.
 
부품회사도 미래차 대비에 손을 놨다. 3개사 중 한 개 사업장은 미래차 기술변화에 회사가 대응하지 않는다는 노조의 우려를 샀다. 그 이유로 ▶전문인력과 기술 부족 ▶기술변화에 대한 둔감한 회사 경영 ▶자금 부족이 꼽혔다.

 
사정이 이런 데도 정부의 미래차와 관련한 부품업체에 대한 R&D 지원은 기대하기 힘들다. 정부의 지원 정책 수혜를 받은 기업은 15.2%에 불과했다.
 
황선자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부원장은 "부품사는 한국 자동차 산업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떠받친 일등공신"이라며 "이들이 미래 자동차 패러다임에 적응하고 세계적인 강소기업으로 클 수 있도록 정부의 R&D 지원 강화, 완성차 업체가 참여하는 기술교류 지원정책 확대, 전환 교육 등 인력 재교육 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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