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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서울 부시장 “공공와이파이 발목잡는 과기부 권위주의”

중앙일보 2020.10.29 05:00

“과기부, 현 정부의 적극행정에 맞나” 

김우영 서울시 정무부시장. 민선 5·6기 은평구청장, 청와대 제도개혁비서관, 자치발전비서관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7월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취임했다. 뉴스1

김우영 서울시 정무부시장. 민선 5·6기 은평구청장, 청와대 제도개혁비서관, 자치발전비서관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7월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취임했다. 뉴스1

“정부가 적극행정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고 오히려 발목 잡는 것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우리(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인이 없으면 한 발짝도 못 나간다’는 것은 전형적 권위주의적인 발상 아닙니까. 결국 피해는 시민이 봅니다.”
 

과기부 ‘고발’ 강경 반응에 작심 발언
“공공복리 증진 위해 계속 추진할 것”
“시장 부재 상황…다른 의도는 없어”

 김우영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지난 27일 기자와 만나 서울시 공공와이파이 사업에 반대하는 과기부에 대해 비판적인 말들을 쏟아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6일 “5개 자치구의 공원 등 주요 시설에서 11월부터 기존 와이파이보다 4배 빠른 공공와이파이를 무료로 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의 공공와이파이 사업인 ‘까치온’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지난해 10월 선보인 ‘스마트서울 네트워크 계획’의 핵심 사업이다. 디지털 격차 해소와 복리 증진을 위해서라는 취지로 추진해왔지만 그 과정에서 과기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과기부는 서울시의 까치온 시범사업 발표 당일에도 “형사 고발도 할 수 있다”며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시는 다음달부터 25개 자치구 중 5곳에서 공공와이파이 '까치온'을 시범 서비스한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26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 설치된 '까치온' 와이파이 중계기. 연합뉴스

서울시는 다음달부터 25개 자치구 중 5곳에서 공공와이파이 '까치온'을 시범 서비스한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26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 설치된 '까치온' 와이파이 중계기. 연합뉴스

 
 과기부는 이 사업이 전기통신사업법 제7조(기간통신사업을 경영하려는 자가 지자체인 경우 사업 등록을 할 수 없다), 제65조(자가전기통신설비를 설치한 자는 그 설비를 이용해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거나 설치한 목적에 어긋나게 운용해서는 안 된다)를 위반했다고 본다.
 
 김 부시장은 “지자체를 영리 목적의 사업자로 보는 것은 잘못됐다”며 “까치온 사업은 비영리 공공서비스”라고 반박했다. 이어 “공공와이파이 통합관리센터를 전문사업자에게 위탁해 전문성 우려를 보완하는 등 과기부 주문을 상당 부분 수용했는데도 고발을 말하는 것은 못하게 한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시는 다음달부터 25개 자치구 중 5곳에서 공공와이파이 '까치온'을 시범 서비스한다고 26일 밝혔다. 11월 1일 성동·구로구를 시작으로 중순부터 은평·강서·도봉구에서 차례로 들어간다. 26일 오후 서울 시내에 '까치온' 와이파이 중계기(AP) 설치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는 다음달부터 25개 자치구 중 5곳에서 공공와이파이 '까치온'을 시범 서비스한다고 26일 밝혔다. 11월 1일 성동·구로구를 시작으로 중순부터 은평·강서·도봉구에서 차례로 들어간다. 26일 오후 서울 시내에 '까치온' 와이파이 중계기(AP) 설치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연합뉴스

 김 부시장은 이 사업을 서울시의 과욕으로 보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그는 “(까치온 사업에 대해) 박 시장이 생전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은 맞다”면서도 “시장이 생존해 있다면 정치적 입지를 위해서라는 논리가 나올 수 있을지 몰라도 순수 공무원밖에 없는 상황에서 원취지와 다른 동기 때문이라면 뭐하러 욕먹어 가면서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통신사와 중복 투자, 세금 낭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스마트서울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 들어가는 총예산만 1028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앞서 열린 언론설명회를 통해 직접 자가통신망을 구축하려는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당시 서울시 측은 “영업이익을 높이는 게 일차적 목적인 민간 통신사가 공공복리 증진이라는 사업 취지를 잘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또 공공와이파이 현장점검에서 기존 설치된 통신사 와이파이 3대 중 1대는 정상 작동하지 않는 등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서울시는 “인터넷 서비스에서 서울시 자가망을 거치지만 최종적으로 통신사업자망을 통하기 때문에 전기통신사업법 제65조를 위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현재 서울시는 이 조항 개정과 공익을 위한 통신 매개를 허용하는 대통령령 신설 등을 국회·과기부에 요청한 상태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 부시장은 “와이파이가 말하자면 데이터 고속도로인데 민자 고속도로만 허용하겠다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공공와이파이 접근성을 강화할수록 민간부문의 데이터 구매도 늘어날 수 있는데, 단순히 공공이 들어가면 파이가 줄어든다는 것은 ‘탁상 판단’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과기부 “마지막까지 조율하겠다”

 이어 김 부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데이터 접근권이 중요해진 시기”라며 “법령을 보완하고도 남았을 시간이 있었음에도 지자체가 시민 복리 증진을 위해 투자하는 사업을 ‘사업자 규제법’으로 재단하는 접근이 과연 문재인 정부의 적극행정에 부합하는지 과기부는 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과기부 관계자는 28일 “통상 형사 고발 전에 시정 명령 등 행정처분을 먼저 하는 데다 아직 법 위반이 발생하지 않았고 이를 확인하는 절차도 필요하다”며 “마지막까지 (서울시와) 이견을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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