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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타저’ 끝났나, 30홈런-100타점 타자 확 늘어

중앙일보 2020.10.29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30홈런과 100타점 동시 달성은 타자의 꿈이다. 이 기록에는 ‘파괴력 있는 거포’와 ‘승리를 이끄는 해결사’라는 의미가 동시에 들어있다. 지난 시즌 프로야구 KBO리그에는 한 명도 없었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6명(27일 기준)이다. 정규 시즌 우승팀 NC 다이노스에는 무려 세 명이다. 외야수 나성범(31)이 32홈런-108타점, 포수 양의지(33)가 31홈런-118타점,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29)가 30홈런-106타점이다. 한 팀에서 같은 시즌 세 명이나 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것도 KBO리그에서 처음이다.

바뀐 반발계수 1년 만에 적응 마쳐
30-100은 거포 겸 해결사를 상징
지난해 0명서 올해 8명으로 급증

 
30홈런-100타점 타자

30홈런-100타점 타자

2014년부터 KBO리그에서는 타고투저(打高投低·타자가 투수보다 강세) 현상이 두드러졌다. KBO 사무국은 지난 시즌 공인구 반발계수를 하향 조정했다. 그 결과 뛰어난 타자의 기준이 되는 타율 3할대 타자가 34명에서 18명으로 줄었다. 30홈런-100타점 타자는 8명에서 0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박병호(34·키움 히어로즈)가 32홈런으로 유일한 30홈런 타자였는데, 타점이 98점에 그쳐 아쉽게 30홈런-100타점 고지를 밟지 못했다. 투고타저(投高打低·투수가 타자보다 강세)로 회귀한 것처럼 보였다.

 
올 시즌, 초반부터 홈런이 쏟아졌다. 31일 정규시즌 종료를 앞두고 홈런 30개 이상 친 타자가 9명이다. 3할 타자도 25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개막이 늦었다. 더블헤더가 늘어 부상이 잦았고 체력 저하도 심했다. 그런데도 타격 기록은 더 좋아졌다.

 
30홈런-100타점 타자

30홈런-100타점 타자

지난해 공인구 반발력 저하로 타격 기록이 떨어졌던 타자들이 지난겨울 공인구 적응을 위해 노력했다. 무엇보다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많이 연구해, 타격 포인트를 조정했다. 최우수선수(MVP) 1순위 후보로 꼽히는 로하스의 경우, 2018년에는 근육을 키워 힘을 늘리면서 43홈런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는 24홈런에 그쳤다. 로하스는 타격 때 불필요한 동작을 없애고 간결한 스윙으로 바꿨다. 새 타격폼에 적응하기 위해 훈련 시간을 늘렸다. 김강 KT 타격코치는 “로하스가 스프링캠프부터 남들보다 1시간 일찍 야구장에 나와 타격 훈련을 하고 팀 훈련을 소화했다”고 전했다. 로하스는 타격 지표 5개 주요 부문(타율·타점·홈런·득점·장타율)에서 1위에 올라 있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타자들이 세게 치는 것보다는 정확하게 치면서 공인구에 잘 적응했다. 힘이 있던 강타자들이 공인구 공략법을 잘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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