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승룡은 약 11년 후인 1947년 미국 보스턴마라톤에 출전해 후배 마라토너인 서윤복 선수가 우승할 수 있도록 도운 경쟁자이자 조력자가 된다. 서윤복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해방 이후 국제 마라톤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목에 건 최초의 선수가 됐다.
남승룡·서윤복도 있었다…국가대표 기린 손기정 체육공원

고(故)손기정 선수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달성할 당시 직접 신었던 신발. 허정원 기자.
역대 국가대표 마라토너를 기념하는 공간이 생긴 건 서울시가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다. 약 20년 넘게 축구장 중심의 동네공원으로 사용되던 손기정 체육공원이 주민편의를 위한 러닝트랙, 손기정 기념관, 어린이 도서관, 게이트볼장, 다목적운동장 등을 갖춘 공간으로 거듭난 것이다.
“청동투구 돌려달라” 손기정 자필 편지도

2년만에 재개장하며 새로이 생긴 러닝러닝(Running Learning)센터. 역대 국가대표 마라톤 선수들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사진은 이들의 명단이 새겨진 깃발이 로봇팔에 의해 흔들리는 모습. 허정원 기자.
이에 서울시는 2017년부터 2년여에 걸쳐 핵심 시설인 손기정 기념관 등을 대대적으로 보강했다. 28일 찾은 기념관에는 베를린올림픽 당시 손기정 선수가 직접 신었던 신발과 목에 걸었던 금메달 등이 새로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올림픽 우승 부상(副賞)이었지만 손기정에게 전달되지 못한 청동투구를 돌려받기 위해 고인이 직접 썼던 서신과 여권 등도 직접 볼 수 있었다.

베를린올림픽 당시 월계관으로 만들어진 미국산 대왕참나무 묘목. 1936년 당시 우승 부상으로 주어졌고 손기정 선수의 모교인 양정고(현 손기정 체육공원)에 심겼다. 허정원 기자.
주차장서 공중정원으로 재탄생한 옛 서울역 옥상

약 700평 규모의 옛 서울역사 옥상 주차장이 옥상정원으로 재탄생했다. 새로이 개통한 공중 보행로를 통해 서울로7017에서 바로 이동할 수 있다. 옥상정원에서 열차를 이용할 수 있는 2층 대합실까지도 곧장 이동이 가능하다. 허정원 기자.
공간 한쪽에는 시민들이 잠시 쉴 수 있도록 앉음벽과 벤치도 설치됐다. 2.4m 높이의 사각 프레임 위에는 인조식물 등이 있어 삭막하던 공간을 휴식 공간으로 바꿔 놓았다. 과거 옥상 주차장으로 차량이 오르내리던 폐쇄 램프에는 자갈·식물이 자리한 작은 정원이 눈에 띄었다. 파란 가을 하늘과 함께 서울 소공동 일대의 도심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오준식 손기정 체육공원 재개장 행사 총감독은 “효창공원, 남산을 잇는 보행로에서 많은 시민이 걷고 쉬며 삶의 활력과 위로를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옛 서울역 옥상 주차장으로 차량이 오르내리던 폐쇄 램프. 자갈과 식물로 작은 정원 공간을 새롭게 조성했다. 허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