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성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오른쪽 둘째)이 지난 22일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대회의실에서 서해 피살 어업지도 공무원 실종 수사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동생은 실종되기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지역 어민에게 도움을 주고자 꽃게 판매를 중계했다. (중략) 동생은 이런 사람이었다. 이익보다 어민의 고충을 나누고자 했다.”
북한에 피격돼 숨진 공무원 이모(47)씨의 형 이래진(55)씨가 지난 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글이다. 동생 이씨가 월북할 생각이었다면 실종 직전까지 경제 활동을 했겠느냐는 취지다. 반면 해양경찰은 이씨가 꽃게 구매대행을 한 것도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봤다. 실제 이씨는 꽃게 구매자금으로 받은 돈을 온라인 도박 계좌로 송금했다.
28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공무원 이씨는 “연평도 꽃게를 대신 사서 보내주겠다”며 1·2차에 걸쳐 구매대행을 진행했다. 1차 구매대행은 이씨가 무궁화 13호에서 무궁화 10호로 발령 나 이동하던 지난달 15~16일 이뤄졌다. 당시 이씨는 4명에게 110여만 원을 받았다. 이씨는 받은 돈을 즉시 온라인 도박사이트 계좌로 송금했다. 200여만원을 따면서 4명에게 꽃게를 보내줬다고 한다.
![꽃게 대금 흐름도. [해양경찰청]](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28/9171da3b-24d2-495f-86c0-1443fa9b0fe0.jpg)
꽃게 대금 흐름도. [해양경찰청]
급여 압류로 월급 실수령 68만원뿐
이씨는 총 3억9000만원의 채무를 갖고 있었다. 도박 빚만 1억2300만원이다. 개인회생을 신청했고, 급여 압류로 매달 25일인 월급날 실수령액도 68만원이었다.
![지난 19일 오후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서 해군 함정이 실종 공무원 수색 작전을 펼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28/c72e43c4-9cd3-41f8-af01-301dce91698f.jpg)
지난 19일 오후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서 해군 함정이 실종 공무원 수색 작전을 펼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개인회생 신청 기간에도 도박
그러나 이씨는 개인회생을 신청한 기간에도 도박했다. 그는 실종 전 마지막 당직 근무를 하기 1시간 전까지 도박사이트에 송금했다. 해경은 이씨가 채무 등 절박한 경제 상황을 겪었고, 북측 민간 선박(수산사업소 부업선)에 자신의 인적사항을 밝히고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 등을 고려할 때 월북했다고 결론 내렸다.
최모란·심석용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