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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3조 부족하다면서…중·고교 신입생에 30만원씩 준다는 서울교육청

중앙일보 2020.10.28 12:22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하향 조정에 따라 정부가 각급학교의 등교 인원 제한 기준을 완화한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양화중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스1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하향 조정에 따라 정부가 각급학교의 등교 인원 제한 기준을 완화한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양화중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스1

내년부터 서울 지역 중·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은 부모의 소득 수준과 상관 없이 30만원의 입학준비지원금을 받게 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무상교복 정책의 대안이다. 하지만 서울교육청이 재정난을 이유로 정부와 정치권에 최소 3조원의 예산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재원이 필요한 사업을 신설하는 게 타당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과 서울시,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2021학년도 중·고교 신입생에게 입학준비지원금 명목으로 30만원 상당의 '제로페이'를 지급하는 것에 잠정 합의했다. 제로페이는 QR코드 방식의 모바일 간편결제서비스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입학준비지원금으로 지급된 제로페이는 교복·의류·도서·태블릿PC 등 학습 관련 품목을 구매할 때만 쓸 수 있도록 사용처를 제한할 방침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앞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기자간담회에서 다른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무상교복 정책의 대안으로 입학준비지원금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12곳이 중·고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무상교복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시의회 차원에서 무상교복 조례를 제정하려고 했으나 교복 자율화 학교 학생들과의 역차별 논란으로 유예됐다. 이 때문에 조 교육감은 "다목적 지원금 형태로 학생들이 다양한 학습 물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입학준비지원금 지급 예상 대상자는 약 14만5000명으로 소요 예산은 약 435억원 규모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과 서울시, 자치구가 예산을 5대3대2로 분담할 예정"이라며 "교육청이 217억원 가량을 부담해야 하는데 다른 사업의 예산을 적절히 조절해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하향 조정에 따라 정부가 각급학교의 등교 인원 제한 기준을 완화한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양화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조회를 하고 있다.뉴스1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하향 조정에 따라 정부가 각급학교의 등교 인원 제한 기준을 완화한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양화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조회를 하고 있다.뉴스1

하지만 서울교육청이 정부에 최소 3조원의 예산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재원 확보가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27일 서울교육청은 누리과정과 고교무상교육, 노후학교 건물 개·보수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을 산정한 결과 매년 약 3조원의 예산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누리과정과 고교무상교육에 대한 국비 지원을 무기한으로 연장하고, 현행 내국세의 20.79%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법적 교부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는 "세수가 줄면서 교육청의 주요 재정인 교부금과 전입금이 모두 감소하고 있다. 재정 상황이 결코 좋지 않은 상태"라며 "시급한 목적이 아닌 사업을 포퓰리즘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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