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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총에도 안 죽는다는데…세종 도심 아파트 멧돼지 출몰 공포

중앙일보 2020.10.28 11:17
 행정수도로 거론되는 세종시가 멧돼지와 전쟁을 선포했다. 최근 멧돼지가 도심 아파트 단지까지 잇달아 출몰해 주민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오후 세종시 보람동 한 아파트 단지에 출몰한 멧돼지. 세종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소담동과 반곡동 등 일원에서 "멧돼지 4마리가 나타났다"는 119 신고가 들어와 수색 끝에 1마리를 포획했다. [연합뉴스]

26일 오후 세종시 보람동 한 아파트 단지에 출몰한 멧돼지. 세종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소담동과 반곡동 등 일원에서 "멧돼지 4마리가 나타났다"는 119 신고가 들어와 수색 끝에 1마리를 포획했다. [연합뉴스]

  멧돼지 11~12월 교미시기 성질 난폭해져

세종시, 지난 23일부터 7마리 포획
신도시 아파트·상가 나타나 주민 위협

세종시는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3일 동안 멧돼지 등 유해 야생동물 집중 포획에 나섰다. 총포 사용권이 있는 전문 엽사 32명으로 피해방지단을 구성해 멧돼지 소탕 작전에 나섰다. 멧돼지 출몰 신고 접수 지역을 중심으로 주·야간 일제 포획 활동을 했다. 
 
 세종시는 3일 동안 시내 야산 등에서 멧돼지 7마리를 잡았다. 멧돼지를 잡으면 마리당 20만원의 포상금을 준다.  
 
 세종시에서 멧돼지는 아파트 단지와 상가까지 진출했다. 지난 12일 세종시 나성동 아파트 단지 상가에 갑자기 멧돼지 1마리가 나타나 주민이 대피한 적이 있다. 이 멧돼지는 상가 유리창을 박살내는 등 난동을 부리다 출동한 119에 의해 사살됐다. 이어 지난 18일과 19일에도 각각 아름동, 태평·보람동 일대 아파트 단지에 멧돼지가 나타나 소동이 빚어졌다.  
 
 멧돼지는 농작물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 올해 들어 세종시에서 멧돼지 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신고 건수는 35건이다. 멧돼지는 벼·배추·고구마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운다고 한다.  
 
 세종시의 멧돼지 포획실적을 보면 2017년에는 167마리가 잡혔지만, 2018년 185마리, 2019년 382마리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지금까지 242마리가 잡혔다.
 
 전문가들은 각종 개발사업으로 서식지가 줄어든 멧돼지가 먹이를 찾아 도심까지 내려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륙지역인 세종시는 산악지대와 연결된 곳이 많아 멧돼지 출몰이 잦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10월 7일 세종시 신도심 아파트 주차장에 멧돼지가 나타났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7일 세종시 신도심 아파트 주차장에 멧돼지가 나타났다. [연합뉴스]

 
 세종시 관계자는 “멧돼지는 11∼12월 교미 기간에 성질이 난폭해진다”면서 “멧돼지를 발견하면 소리를 지르거나 돌을 던지는 등 멧돼지를 흥분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며, 조용하고 신속히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멧돼지는 성질이 난폭해 포획하는 과정에서 다칠 수가 있고 엽총에 맞아도 쉽게 죽지 않는다”며 “포상금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28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여름철 방역 강화 대책 추진'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야생멧돼지 ASF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여름철 활동성이 증가하면서 농장으로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이 증가함에 따라 강화된 방역 관리대책을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뉴스1]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28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여름철 방역 강화 대책 추진'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야생멧돼지 ASF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여름철 활동성이 증가하면서 농장으로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이 증가함에 따라 강화된 방역 관리대책을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뉴스1]

 강원도는 돼지열병 차단 위해 멧돼지 소탕 나서
 강원도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차단 방역 차원에서 멧돼지 소탕에 나섰다. 도는 ASF가 발생한 접경지역 이남의 5개 시군인 강릉·홍천·횡성·평창·양양 등 5개 시군에 광역수렵장을 운영한다고 28일 밝혔다.
 
 도내에서는 지난해 10월 이후 야생멧돼지로 인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ASF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 발견 건수는 화천 293건, 철원 34건, 양구 18건, 인제 15건, 고성 4건, 춘천 3건 등 총 367건에 달한다. 특히 화천에서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사육 농가에서 ASF가 발생했다.
 
 야생멧돼지는 지난해 10월 12일 철원군 원남면 진현리에서 최초 발생 이후 동에서 서, 북에서 남으로 점진적 확산 추세를 보인다. 5개 시군 광역수렵장 운영 시기는 야생멧돼지 활동이 가장 왕성한 오는 12월 14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다. 수렵 면적은 315.3㎢에 달한다. 
 
 수렵 인원은 전국 단위로 총 4000명을 선발한다. ASF 선제 대응과 농작물 피해 예방 차원에서 멧돼지 포획은 무제한이나 고라니는 1만 마리로 제한한다. 포획 포상금은 야생멧돼지 50만원, 고라니 10만원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을 위해 광역수렵장을 운영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며 "안전사고 예방과 방역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춘천=김방현·박진호 기자 kim.banghyu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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