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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CEO 중징계는 부적절·차별" KB증권 제재심 의견서

중앙일보 2020.10.28 10:00
라임사태 관련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KB증권이 앞서 금감원에게 받은 중징계 통보안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작성했다. 앞서 해외 금리 파생결합증권(DLF) 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바 있는 우리·하나은행 사례와 비교해 "차별조치"라고도 했다. KB증권은 해당 의견서를 오는 29일 열리는 제재심에 제출할 예정이다.
사진은 KB증권 사옥 전경.

사진은 KB증권 사옥 전경.

 

금감원, KB증권 6개 사항 위반 통보…대표이사 중징계

28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검사결과 조치안에 대한 의견' 문건에 따르면 KB증권은 오는 29일 열리는 제재심에서 앞서 금감원이 통보한 최고경영자(CEO) 직무정지 등 중징계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할 전망이다. KB증권과 법무법인 화우가 금감원의 주요 제재 통보 사항에 대한 회사 입장을 파워포인트 형식으로 정리한 이 의견서에는 '제재심의위원회 귀중'이라고 써 있다. 
 
의견서에 따르면 금감원은 KB증권에 ▶부당권유 금지 위반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 ▶부당한 재산상 이익 수령 금지 위반 ▶이익보장 약정 및 사후 이익제공 금지 위반 ▶설명의무 위반 ▶공모주 차별배정 등 총 6개 제재 대상 사실을 통보했다. 이로써 기관 중징계와 대표이사 포함 전·현직 임직원 무더기 중징계 등 조치를 통보했다.
 

'내부통제기준 미마련' 지적 사항엔 "부당"

KB증권이 오는 29일 열리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 제출하기 위해 작성한 '검사결과 조치안에 대한 의견' 문건.

KB증권이 오는 29일 열리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 제출하기 위해 작성한 '검사결과 조치안에 대한 의견' 문건.

6가지 제재 대상 사실 중 KB증권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 건이다. 금감원은 앞서 KB증권이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그 행위자로 CEO인 박정림 대표를 지목했다. 의견서에 따르면 금감원은 박 대표에 대한 직무정지 조치를 통보했다. 또 윤경은 전 대표에 대한 직무정지 상당, 현직 임원인 신 모 부사장·정 모 전무·최 모 상무에 대한 감봉, 전임자인 이모 전 전무, 안모 전 상무에 대한 감봉 상당 등 중징계를 조치 예고했다. KB증권 법인에는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 정지와 과태료 부과 조치를 통보했다.
 
KB증권은 의견서를 통해 내부통제기준 미준수 또는 관리감독 소홀 등을 이유로 해 내부통제기준 미마련 명목의 제재를 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내부통제 기준을 '실효성 있게'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의 지배구조법 시행령 제19조에 대해선 해당 문구가 별도의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까진 아니라고 주장했다. '실효성 있게'라는 법문은 내부통제기준 마련의 지향점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이유로 제재를 부과하려면 실효성 유무를 판단할 구체적인 기준이 규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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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행위자' 지적 부적절…DLF 은행과도 차별"

KB증권은 그러면서 CEO에 대한 직무정지 제재가 지나치다고 반발했다. 의견서엔 "라임사태 관여도·펀드 부실 발생 전 리스크관리 강화 사정·기존 종합검사 내용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은 무조건 '직무정지'라고 하는 도식적인 조치"라며 "보고도 받지 않은 대표이사를 행위자로 조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담겼다.
KB증권이 오는 29일 열리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 제출하기 위해 작성한 '검사결과 조치안에 대한 의견' 문건.

KB증권이 오는 29일 열리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 제출하기 위해 작성한 '검사결과 조치안에 대한 의견' 문건.

 
앞서 DLF 사태 관련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으로 중징계를 받아든 바 있는 우리·하나은행 사례와 비교하면서 금감원 조치의 부당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경영진의 전사적 판매독려를 기초로 한 DLF 사태에선 행위자로 지목된 담당 부행장에 정직 조치를 내렸으면서, 라임사태에 연루된 KB증권의 행위자(CEO)에 직무정지 제재를 예정한 것은 과도하다는 설명이다. 은행장이든 증권사 대표든 내부통제기준 구축 의무를 부담해야 하는 것은 동일한데도, 금감원이 증권사 대표만을 행위자로 판단해 차별조치했다고도 썼다.
KB증권이 오는 29일 열리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 제출하기 위해 작성한 '검사결과 조치안에 대한 의견' 문건.

KB증권이 오는 29일 열리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 제출하기 위해 작성한 '검사결과 조치안에 대한 의견' 문건.

 
금감원이 통보한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회사가 업무 마비 사태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KB증권은 "조치가 확정되면 금융업계를 떠나야 하는 임원만 11명에 이르고, 이로 인해 정상적인 이사회 및 임원 회의 진행조차 불가능하게 돼 사실상 업무마비 사태에 이를 수 있다"며 "라임이라는 큰 물결 속에 당사 및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들에게 지나치게 과중한 조치를 예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깊이 살펴주시기 바란다"고 썼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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