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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배터리 소송 최종판결 12월로 재연기…물밑협상의 시간?

중앙일보 2020.10.28 00:04 경제 3면 지면보기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 최종판결이 또다시 미뤄졌다. 소송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에 더해, 최종 판결 연기가 누구한테 더 유리한 건지를 따지는 두 회사의 셈법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 일자리 걸린 민감한 이슈
ITC, 대선 뒤로 결론 미뤘을 수도
LG·SK 극적 합의 계기될지 주목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26일(현지시간), 당초 이날로 예정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소송에 대한 최종판결을 오는 12월10일 내리겠다고 공지했다. 판결 대상은 지난해 4월 LG화학(이하 LG)이 전기차 배터리 핵심공정기술 등을 빼내갔다며 SK이노베이션(이하 SK)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이다. 최종 판결은 이달 5일에서 26일로 한 차례 연기됐는데 이번에 다시 조정되면서 총 67일 미뤄졌다.
 
LGvsSK 배터리 소송.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LGvsSK 배터리 소송.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ITC측은 연기 이유를 따로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선 ITC가 미국 내 상황 탓에 쉽사리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관측한다.  LG는 미시간주 홀랜드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운영중이고,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에 약 2조4000억원을 들여 제너럴모터스(GM)와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SK역시 3조원 가까이 투자해 조지아주에 배터리 공장 두 곳을 설립중이다.
 
만약 SK가 최종 패소하면 배터리 부품과 소재를 미국에 들여올 수 없고 미국 사업이 어려워진다. 공장 중단에 따른 일자리 감소와 미국 내 완성차 업체들의 피해 등 경제적 파장이 간단치 않다.
 
당장 테네시주에 생산 공장이 있는 폴크스바겐은 2022년, 오하이오주에 공장이 있는 포드는 2023년부터 기존 LG배터리와 함께 SK배터리도 공급받기로 돼 있다. SK가 미국사업을 접게 되면 배터리 수급 차질로 북미 전기차 시장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11월3일 미국 대선도 변수다. 오하이오주와 조지아주는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경합주다. 미시간주와 오하이오주는 ‘이곳을 뺏는 자가 이긴다’고 하는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로 일자리 증감에 매우 민감하다. 모두 LG와 SK의 공장이 있는 곳들로, ITC가 대선을 앞두고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 ITC가 SK의 영업비밀 침해는 인정하되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들어 미국의 이익에 피해가 덜한 쪽으로 처분을 내리거나 ▶미국 수입 금지 등 치명적인 규제를 면제해 주거나 ▶규제 처분을 내리되 수 년의 유예기간을 두는 등 절충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판결 연기가 두 기업간 극적 합의의 계기로 작용할 지도 주목된다. 좀더 적극적인 건 SK다. SK는 이날 오전 6시쯤 “소송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도록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LG도 오전 7시30분 “경쟁사가 진정성을 가지고 소송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고 했다.
 
미국 지식재산권 전문가인 김광준 KAIST 지식재산대학원 교수는 “과거 코오롱과 듀퐁사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 삼성과 애플의 특허 침해 소송의 사례에서 보듯 결국은 합의할 가능성이 통계상으론 98%정도”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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