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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경품 쌀, 3등이 자동차…전남 곡성의 역발상 특산물 행사

중앙일보 2020.10.28 00:02 20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지역 축제나 특산물 판촉이 어려워진 지자체들이 이색적인 홍보 마케팅에 나섰다. 1등보다 3등에게 비싼 상품을 주고, 코로나19 때문에 결혼식이 취소된 부부에게 선상 결혼식을 열어주는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다.
 

이색 홍보로 눈길 끄는 지자체들
곡성 농산물 홍보 동영상 경진대회
“쌀이 중요” 의미 담은 상품 눈길
완도, 예식 미룬 커플에 선상 결혼식
신안군, 교류지역 이름 딴 섬 분양

코로나19 때문에 축제 등이 어려워진 전남 지자체들이 3등과 1등이 뒤바뀐 온라인 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 곡성군]

코로나19 때문에 축제 등이 어려워진 전남 지자체들이 3등과 1등이 뒤바뀐 온라인 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 곡성군]

전남 곡성군과 석곡농협은 오는 12월 24일까지 곡성지역 농산물을 주제로 댄스 동영상을 제작해 경쟁하는 ‘요절복통 곡성 백세미 댄스댄스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석곡농협 유튜브에 제작한 동영상을 올리고 마감일까지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동영상이 1위를 차지하는 방식이다.
 
가장 가격이 높은 상품은 경차인데 1등이 아닌 3등에게 전달된다. 더 높은 순위인 1등과 2등은 곡성 특산품인 백세미와 토란을 받는다. 주최 측인 석곡농협은 3등이 최고 상품을 받는 이유에 대해 “차는 없어도 살 수 있지만, 쌀 없이는 살 수 없기 때문에 쌀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곡성군과 석곡농협이 낮은 순위 작품에 더 큰 상을 주는 이색 행사를 기획한 이면에는 코로나19가 있다. 올들어 전국 곳곳에서 온라인·언택트(비대면)를 강조한 홍보 이벤트를 쏟아내면서 평범한 행사는 아예 눈길을 끌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곡성군 관계자는 “오히려 가장 재미있는 영상에 ‘좋아요’를 주지 않을까 고민도 있었다”며 “쌀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1등과 3등의 순위를 바꾸는 등 이색적인 이벤트를 열어보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축제 등이 어려워진 전남 지자체들이 선상결혼식 등 이색 홍보를 하고 있다. [사진 완도군]

코로나19 때문에 축제 등이 어려워진 전남 지자체들이 선상결혼식 등 이색 홍보를 하고 있다. [사진 완도군]

전남 완도군은 코로나19 때문에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지역 내 예비부부에게 바다 위 선상에서 무료로 결혼식을 열어줬다. 앞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코로나19 때문에 결혼식이 연기됐거나 취소된 부부들의 사연을 신청받은 것도 결혼식 이벤트를 위한 사전 작업이다. 당시 완도군에 접수된 사연은 총 2건으로 이 중 3번이나 결혼식이 연기된 한 부부가 선정됐다. 이 부부의 선상 결혼식은 지난 24일 완도항 해상에 떠 있는 여객선 ‘슬로시티 청산도호’ 위에서 야경을 배경으로 진행됐다.
 
완도군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고민하는 신혼부부들에게 도움을 줌과 동시에 저출산 문제를 군민들과 함께 해소해 나가자는 취지로 선상 결혼식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1000여 개의 섬을 보유한 전남 신안군은 섬을 이용한 홍보전에 나섰다. 사방이 내륙으로 막혀 섬이 없는 지자체들을 대상으로 신안군의 섬을 분양하는 방식이다.
 
신안군은 지난 14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하의도를 경남 ‘김해시의 섬’으로 선포하는 행사를 가졌다. 또 지난 17일에는 대한민국 최서남단인 가거도에 ‘평택시의 섬’이라는 표지석을 세웠다.
 
김해시와 평택시 모두 신안군과 교류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지자체다. 넘쳐나는 관광자원인 섬을 이용해 신안을 알리면서 교류 중인 지자체와의 관계도 더욱 돈독하게 하겠다는 것이 신안군의 목표다.
 
신안군 관계자는 “신안군 내 섬을 분양받은 지자체 주민들이 해당 섬을 방문하면 교통비, 숙박비, 식대를 지원하는 조례를 만드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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