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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공수처 카운트다운..더 큰 파국 예고

중앙일보 2020.10.27 20:37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배현진 원내대변인이 27일 국회 의안과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임정혁, 이헌) 추천서를 제출하고 있다. 2020.10.27 오종택 기자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배현진 원내대변인이 27일 국회 의안과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임정혁, 이헌) 추천서를 제출하고 있다. 2020.10.27 오종택 기자

 

추미애 윤석열 대립은 예고편..공수처는 더 폭발적 이슈
여당이 또 법개정 밀어부치면..야당은 장외정치로 나갈듯

 
 
 
 
1.
국정감사 끝나자마자 바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국면으로 돌입했습니다.    
 
어쩌면 추미애와 윤석열의 대립은 공수처의 예고편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갈등은 사람의 문제일 수 있지만, 공수처는 검찰권력을 뒤집는 시스템 혁명입니다. 사람을 잡아가두는 수사와 소추의 문제라 매우 심각한 제도변화입니다.  
 
2.
대통령에게 공수처장을 복수추천하는 권한을 가지는 추천위원을 추천하는 문제를 두고 벌써 여야간 신경전이 치열합니다.  
 
국민의힘이 26일 야당몫 추천위원 두 명을 발표하자, 여당에서 ‘추천을 방해하기 위한 추천’이라며 발끈합니다. 두 명 모두 강한 보수성향이기 때문에.  
 
여당이 민감한 이유는 추천위원 7명 가운데 6명이 합의해야 추천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5명(여당 2명,법무부장관,법원행정처장,변호사협회장)이 모두 합의해도 야당 추천 2명이 반대하면 안됩니다.  
법을 만들 때 야당을 설득하기위해 사실상 비토(Veto.거부)권을 준 것입니다.  
 
3.
그런데 공수처장 임명이라는 최종국면에서 여당의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야당의 비토권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속마음입니다.  
최근 여야간 갈등양상으로 봐서 야당 추천위원이 쉽게 합의해 주지 않을 것이고, 그럴 경우 공수처 출범은 물건너 갈 게 뻔하니까요.
 
그래서 여당은 ‘야당이 거듭(대략 3번) 비토하면, 아예 공수처법을 다시 바꿔 야당몫 추천권을 없애겠다’는 생각입니다.  
무자비한 밀어붙이기입니다. 시행해보지도 않고 또 법을 바꾸겠다니..
 
4.
사실 공수처법은 여러모로 문제가 많습니다.  
 
공수처 같은 제도가 있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나라에서 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검찰이 맡습니다.  
그런데 공수처는 사실상 검찰ㆍ경찰의 상위조직으로 수사와 기소권을 모두 행사합니다. 기존의 헌법질서를 뛰어넘은 막강 특별조직이기에 위헌논란이 따릅니다.  
야당이 이미 헌법소원 내놓은 상황입니다.  
 
현실적으로 더 큰 문제는 운영상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가능성입니다.  
공수처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수사대상에 국회의원(입법부)과 판사(사법부)까지 다 포함됩니다. 이미 너무 막강한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이 더 커지고, 3권분립의 원칙을 저해한다는 지적입니다.
 
5.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개혁’이란 명분을 앞세워 공수처를 공약했습니다.  
 
그리고 여당은 지난 연말 제1야당(당시 자유한국당)이 퇴장한 가운데 공수처법을 처리했고, 이어 지난 4월 총선에서 압도적인 의석을 얻었습니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공수처가 취지대로 잘 운영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그 결정적 첫단추는 좋은 공수처장을 뽑는 것입니다.
 
6.
여당은 야당에게 약속해준 비토권을 실제로 인정해야 합니다. 4월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었다고 이전의 약속을 팽개쳐선 안됩니다.
 
반면 야당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공수처란 제도를 현실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비토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참여로 좋은 처장 후보를 추천해야 합니다.
 
7.
현 상황에서 공수처가 순탄하게 출범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공수처를 둘러싼 더 극한 대립의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만약 야당 추천위원이 계속 비토하면, 여당은 비토권을 빼앗기위해 공수처법을 다시 개정할 것이고, 결국 야당은 장외로 나가는 막장정치가 예상됩니다.  
 
진정한‘대의 민주주의’는 다수 여당과 소수 야당이 서로 대화하고 협상해 차선의 결과를 찾아내는‘숙의 민주주의’입니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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