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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3대째 삼성 가업…바이오는 2대째 신수종 사업

중앙일보 2020.10.27 00:04 경제 2면 지면보기

이건희 1942~2020 

삼성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는 말은 ‘사업보국(事業報國)’이다.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 회장이 내건 창업이념이다. 삼성이 한 개인이나 가족의 차원을 넘은 국민적 기업이며, 국가 경제와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되는 기업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은 이런 창업 이념에 따라 ‘미래먹거리’가 될 신수종(新樹種) 사업을 정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다. 별세한 이건희 회장이 그랬고, 이재용 부회장도 다르지 않다.
 

삼성의 대 이은 신수종 사업 전략
이병철 선대 회장 때 반도체 진출
이건희 회장이 글로벌 일류로 키워
이재용은 “비메모리도 세계 1위”

바이오는 이건희 회장이 첫 발
올들어 삼바 수주액 2조원 육박
이재용, AI·5G·전장부품도 주력

이건희의 5대 신수종 사업

이건희의 5대 신수종 사업

이건희 회장은 2008년 사장단회의에서 5대 신수종 사업을 선정하고 집중 투자를 결정했다. 태양전지·자동차용 전지·LED·바이오·의료기기 등에 2020년까지 23조3000억원을 투자해 매출 50조원과 고용 4만5000명을 달성하겠다는 것이었다. 10년이 지난 현재, 태양전지 사업에선 철수했고 LED 사업도 축소됐다. 그러나 바이오와 자동차용 전지 분야만큼은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인다.
 
바이오를 미래먹거리로 꼽은 것은 이재용 부회장도 마찬가지였다. 이 부회장은 2018년 4대 미래성장사업 육성계획을 발표했다. 인공지능(AI)·5G·전장 부품·바이오 등 4대 분야에 2020년까지 180조원을 투자해 4만 명을 고용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계획은 순항중이다. 삼성전자 측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등에 약 110조원을 투자했다”면서 “올해 투자 규모를 더욱 확대해 3개년 목표치인 180조원에 차질없이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건희-이재용 부자가 모두 주목한 바이오 분야는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9월 말 현재 올해 수주액만 1조8127억원에 달한다. 지난해(3048억원)의 6배에 달한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의 매출은 7895억원으로 지난해 전체(7016억원)를 넘어섰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올해 2002억원으로 지난해 917억원의 2배를 가뿐히 넘겼다.
 
이재용의 4대 신수종 사업

이재용의 4대 신수종 사업

삼성은 1974년 이병철 선대회장이 한국반도체 인수를 결정하면서 사업 방향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파산 직전의 반도체 회사를 인수한 것이었는데, 모두가 반대하는 이 결정을 밀어붙인 이가 이건희 회장이었다. 당시만 해도 ‘일본에 비해 기술력이 20~30년은 뒤처져 있는 삼성이 반도체를 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거셌다. 그러나 삼성은 64메가 D램(1992년), 30나노 2기가 DDR3 D램(2010년), 10나노 8기가 DDR4 D램(2019년) 등 잇따라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적수가 없는 1위로 자리매김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메모리 반도체 챔피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비메모리 반도체로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발표한 ‘반도체 비전2030’이다.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도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것이다. 망해가던 한국반도체 인수에서 시작된 작은 꿈이 원대하게 진화한 셈이다. 이런 목표 역시 ‘사업보국’ 이념을 깔고 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32주기 추모식에서 “선대회장 사업보국 이념을 기려 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사업보국의 의미를 ‘우리나라’뿐 아니라 인류 전체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으로 이미 설정했다”면서 “다만 한국 사회와 경제에 대한 기여가 1순위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또 “국민들이 갖고 있는 삼성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점을 이재용 부회장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사업보국 정신을 계속 강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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