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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의 민주당, 이재명 무죄 확정 이틀 뒤 "도정활동 기대"

중앙일보 2020.10.25 14:15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 지사가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무죄 취지 판결을 받았을 때 직접 전화를 걸어 축하했다고 한다. 하지만 석달 뒤인 23일 무죄 확정 때는 '이낙연호 민주당'이 공식 논평을 이틀 뒤에야 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 지사가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무죄 취지 판결을 받았을 때 직접 전화를 걸어 축하했다고 한다. 하지만 석달 뒤인 23일 무죄 확정 때는 '이낙연호 민주당'이 공식 논평을 이틀 뒤에야 냈다. [연합뉴스]

“무죄 확정은 당연한 결과이며 사필귀정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무죄 확정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오전 낸 환영 논평 중 일부다. 검찰의 재상고 포기로 무죄가 확정된 건 23일이니 40시간 만에 나온 ‘뒷북 논평’이다. 정치권에선 ‘이낙연 대 이재명’의 차기 대권 구도 속에 이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이 이 지사의 무죄 확정을 지나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25일 “별다른 의도는 없다. 국감 막바지에 바빠 놓쳤을 뿐”이라고 말했다.
 

40시간 동안 무슨 일이

이 지사가 정치적으로 부활한 건 지난 7월이었다. 당시 친형 강제입원 관련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해 피선거권 박탈 위기를 넘겼다. 다만, 온전한 무죄 확정은 석 달 뒤인 지난 23일이었다. ▶대법원에서 사건을 돌려받은 수원 고법의 무죄 선고(10월 16일) ▶검찰의 재상고 포기(10월 23일) 등 형식적 사법 절차를 거쳤다.
 
이 지사는 무죄가 확정되자 “기쁘기보다 오히려 허탈하다. 강철은 때릴수록 강해지고, 산은 높을수록 오를 가치가 크다”며 장문의 소감 글을 남겼다. 이보다 며칠 앞서(19~20일) 열린 경기도 국정감사장에서는 민주당뿐 아니라 야당 의원들도 이 지사에게 무죄 축하 덕담을 건넸다. 그런데 막상 무죄 확정 직후 민주당 지도부가 조용했던 것이다. “이낙연호 민주당이 이재명에게 가진 견제 심리가 작용한 것 아니냐”(전직 의원)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1,2위를 다퉈왔다. 이 지사는 무죄 판결 이후 보폭을 넓히며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진은 이 대표가 당대표 당선 전인 지난 7월 이 지사와 회동했을 때 모습. 임현동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1,2위를 다퉈왔다. 이 지사는 무죄 판결 이후 보폭을 넓히며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진은 이 대표가 당대표 당선 전인 지난 7월 이 지사와 회동했을 때 모습. 임현동 기자

 
검찰 재상고 포기 소식은 주요 통신사 등이 23일 오후 6시쯤 보도했다. 민주당 대변인단 이하 실무진은 몇 시간 뒤 논평 작성을 검토했다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종합 국감 등으로 다들 바쁜 날이었는데, 금요일 밤 시간이 늦어져 ‘오늘 내 봤자 언론에 반영되기 힘들다. 내일 내자’고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4일도 관련 논평이 나오지 않았고 일부 언론은 ‘민주당 지도부는 축하하지 않았다’ 등의 제목으로 민주당의 무반응을 지적했다.
 

“도정활동 기대”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최인호 수석대변인이 24일 저녁 이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당 지도부 차원의 축하를 전했다. 논평과 관련해 “혹여 섭섭해 마시라”는 취지의 말을 건네자 이 지사는 “뭘 그런 걸로 전화까지 하셨냐”고 웃어넘겼다고 한다. 하루 뒤(25일) 논평 작성을 담당한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통화에서 “이미 7월 대법원 파기환송 때 대표(이해찬 전 대표) 명의로 판결을 환영했다. 타이밍을 놓쳐 논평이 늦었을 뿐 별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했다.
 
이낙연 대표는 7월 대법원 파기환송 당시 당 대표 후보 자격으로 “코로나19 국난극복과 한국판 뉴딜 성공을 위해 이 지사와 손잡고 일해가겠다”는 입장을 공개 발표했다. 25일 나온 40 시간만의 논평에는 “이재명 지사와 경기도 공무원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를 위한 도정활동을 기대하겠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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