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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하루 확진자 기록 갈아치운 날 "韓처럼 했다면 21만명 살려"

중앙일보 2020.10.24 13:17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에 설치된 수전 브레넌 퍼스텐버그의 작품 '어떻게 미국에 이런 일이' 앞에서 한 남성이 무릎을 꿇고 묵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에 설치된 수전 브레넌 퍼스텐버그의 작품 '어떻게 미국에 이런 일이' 앞에서 한 남성이 무릎을 꿇고 묵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날, 미국 보건당국 수장이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은 군대와 경찰력을 동원해 사람들을 체포하는 등의 방법으로 코로나19를 막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23일 하루 확진자수 8만 3010명으로 폭증
알렉스 에이자 복지부장관 CNN 방송 출연
"한국은 군대·경찰 동원 통제, 접촉자 체포"
"강한 봉쇄는 미국에 문화적·법적 안 맞아"
컬럼비아대 "한국처럼 했으면 21만명 살려"

23일(현지시간) 미국의 코로나19 현황을 추적하는 코비드트랙킹프로젝트(CTP)에 따르면 이날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 수는 8만 3010명이었다. 본격적인 감염이 시작된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차 유행이 절정에 달했던 7월 17일, 하루 확진자 수가 7만 6842명까지 올랐는데 그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1차 유행 당시에는 하루 3만 4383명(4월 10일)으로 정점을 찍었는데 그때에 비해 두 배 이상이 됐다.
 
이날 알렉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CNN에 출연해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상황에 관해 설명했다. 그러다 앵커로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최초 확진자가 같은 날짜에 발생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상황이 다르냐"는 질문을 받았다.
 
에이자 장관은 "한국은 완전히 다른 사례"라며 "그들은 대형교회에서 폭발적으로 감염이 일어났고, 그러자 군대와 경찰력을 동원해 교회를 봉쇄한 뒤 교회에 있던 사람과 접촉한 모든 사람을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강한 봉쇄가 그들의 문화나 법적 맥락에는 들어맞지만 여기 미국에서는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군 의료진이 지원을 나간 적은 있지만, 군대가 직접 통제나 체포에 나선 적은 없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발병 초기 국산 진단검사 키트의 빠른 승인, 감염자 추적과 알림 시스템, 마스크 공급 등을 성공 요인으로 꼽은 것과는 다른 분석이었다.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코로나19에 관해) 한국은 미국과 완전히 다른 사례″라고 주장했다. [CNN 캡쳐]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코로나19에 관해) 한국은 미국과 완전히 다른 사례″라고 주장했다. [CNN 캡쳐]

최근 미국에서 확진자 수가 다시 급증하면서 한국 정부의 대응과 비교하는 이야기는 종종 나왔다. 21일 펜실베이니아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이 같은 시기에 첫 확진자가 나왔지만 한국의 인구당 사망률은 미국의 1.3%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치매체 더힐은 22일 한국을 비롯한 일본·호주·독일·캐나다·프랑스 등 6개국처럼 코로나19에 대응했으면 미국에서 최소 13만 명 이상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거란 컬럼비아대 국가재난대비센터(NCDP)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CTP 기준으로 미국 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는 현재 21만57 61명이다.  
 
이 보고서는 미국이 캐나다의 대응 방식을 따랐으면 지금 사망자 수가 8만5192명, 독일 방식을 따랐으면 3만8457명에 그쳤을 거라고 분석했다. 한국이나 일본의 방식을 적용했을 때는 더 극적으로 숫자가 줄었다. 일본 방식을 따랐을 경우 4315명, 한국 방식을 따랐을 경우 2799명으로 예상됐다.  
 
CNN 의학전문기자인 산제이 굽타도 이 소식을 전하며 한국을 가장 모범적인 방역 사례라고 언급했다. 굽타는 "나라를 봉쇄하지 않고도, 곳곳에 검진소를 설치해 적극적으로 검사하고 격리조치와 추적조사를 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미국 확진자 다시 급증, 여름보다 상황 더 안 좋아" 

23일(현지시간) 미국 내 일주일 평균 하루 코로나19 확진자수가 8만 3010명을 기록,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코비드트랙킹프로젝트]

23일(현지시간) 미국 내 일주일 평균 하루 코로나19 확진자수가 8만 3010명을 기록,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코비드트랙킹프로젝트]

한편 미국 내에선 1차나 2차 유행 때보다 지금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름 유행 때는 애리조나·캘리포니아·플로리다·텍사스 등 4개 주를 중심으로 하루 약 4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분석했다. 일부 주에 집중됐기 때문에 다른 지역의 의료진을 파견해 어느 정도 상황을 통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11개 주에서 비슷한 수준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또 지난 2주 동안은 하루 확진자 수 최고치를 경신한 곳이 24개 주나 된다. WP는 이미 일선 병원의 기본적인 의약품이 부족하다는 보고가 올라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날이 추워지는 점도 문제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지난주 MSNBC와 인터뷰에서 "서늘해지는 가을, 추워지는 겨울로 접어들면서 더 안 좋은 곳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날이 추워지면 실내 생활을 더 많이 하게 되는데 "이것은 호흡기 질환 감염을 가속하는 최적의 조건"이라고도 했다.
 
실제 최근 들어 노스다코타와 사우스다코타, 몬태나, 위스콘신 등 겨울이 일찍 오는 북서부 내륙의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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