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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 거부 NO, 반려동물 OK…친절한 브랜드 택시 ‘씽씽’

중앙선데이 2020.10.24 00:20 708호 13면 지면보기
택시 시장이 ‘가맹(브랜드) 택시’의 열풍에 달아오르고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이 법인·개인 등의 택시와 제휴해 이들을 하나의 브랜드로 묶고, 차별화한 서비스로 무장한 택시다. 기업은 택시 측에 서비스 품질 관리와 재무·회계 등의 인프라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이들 브랜드 택시는 호출 요금이나 부가 서비스 요금을 따로 받아 비싸지만 최근 서울 등 수도권을 넘어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브랜드 택시 운행 규모는 지난해 말 약 2300대, 여객법이 개정된 올 3월에도 2600대에 그쳤지만 8월엔 약 1만8600대로 5개월 사이 7배로 늘었다.
 

카카오T 블루·마카롱택시 등 인기
서비스 차별화해 소비자들 선호
탑승 후 코로나 감염땐 보상금도

“편의·안전성 좋아 비싸도 탄다”
8월 1만8600대, 5개월 새 7배로

지난해부터 있던 ‘카카오T 블루’와 ‘마카롱택시’ 같은 브랜드 택시가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블루는 실시간 교통상황 등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AI) 배차 시스템을 제휴한 법인 택시에 적용, 소비자 호출이 들어오면 자동 배차하는 식으로 브랜드 택시 시장의 선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이 시스템 때문에 기사는 호출 받을 때 미리 소비자의 도착지를 알 수 없어 승차 거부가 불가능하다. 또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이모티콘 등으로 활용되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로 택시 외관을 꾸며 승객이 친근감을 느끼도록 했다. 차량 안에는 냄새와 미세먼지를 줄여주는 공기 청정 솔루션, 휴대전화 충전기를 갖춰 편의성을 강화하고 일반 택시와 차별화했다.
 
KST모빌리티가 운영하는 마카롱택시는 지난 7월 요금을 더 내면 반려동물과 탑승이 가능(마카롱 펫 택시)하고, 전문가의 병원 동행이나 자전거 거치까지 가능한 신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차별화 노력을 더했다. 두 마리까지 반려동물을 태울 수 있는 마카롱 펫 택시는 반려동물 전용 안전벨트와 시트, 배변 패드 등을 갖췄다. 낯선 환경을 두려워하는 반려동물을 위해 전용 음악까지 틀어준다. 병원 동행 서비스는 환자나 노약자를 위한 이동 서비스로 전문 교육을 받은 드라이버가 안전하게 승·하차해 병원까지 이동하도록 돕는다. 중간에 타거나 병원 앞에서 만나는 전문 매니저가 2~4시간을 할애해 병원 진료에도 동행한다. 자전거 거치 서비스는 세 대까지 실어 나를 수 있게 한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카카오T 블루는 지난해 서울과 성남뿐이던 사업 지역을 올해 대전·울산·광주·인천과 경기 10여 도시, 충북·충남·전북·전남 일부 도시 등으로 넓혔다. 마카롱택시 역시 지난해 대전과 김천에 이어 올해 서울·세종·대구·울산·제주 등지에서 사업 확대에 나섰다. 그러면서 운행 규모도 크게 늘렸다. 관련 업계는 택시 업계 보호와 상생에 초점을 둔 정부의 규제 완화로 브랜드 택시의 사업 지역 확대, 운행 규모 급증이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브랜드 택시 사업을 위해선 택시 사업자로부터 일정 숫자의 면허를 확보해야 한다. 예컨대 특별·광역시에서 기존 기업들은 보유 차량의 8% 또는 4000대 이상이라는 택시 면허 확보 기준을 충족해야 했다.
 
국토부는 4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을 근거로 이 기준을 보유 차량의 1% 또는 500대 이상으로 대폭 완화했다. 500대 분량의 택시 면허만 갖추면 브랜드 택시를 운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앞서 3월의 여객법 개정에선 기업들이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을 할 때 매출의 5%, 운행 1회당 800원, 차량 한 대당 월 40만원 중 택일해서 기여금을 내도록 했다(시행령 권고안). 업계의 한 관계자는 “권고안대로 기여금을 내면 배보다 배꼽이 클 수도 있어 (기업 입장에선) 모빌리티 서비스를 하려면 브랜드 택시를 운영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 길이 됐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브랜드 택시 시장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발걸음이 실제로 빨라졌다. 국토부는 최근 나비콜의 ‘나비콜’, VCNC의 ‘타다 라이트’와 코나투스의 ‘반반택시 그린’에 대한 브랜드 택시 신규 면허를 발급했다. 어명소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은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전반적인 택시 서비스 개선도 유도하기 위해 브랜드 택시 간 건전한 경쟁을 촉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비콜은 서울·대구, 타다 라이트는 서울·부산, 반반택시 그린은 수원·전주에서 격전에 가세하게 됐다.
 
이색 서비스도 계속 늘 전망이다. 반반택시 그린은 코나투스의 동승 호출 플랫폼 ‘반반택시’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밤 10시부터 오전 10시까지에 한해 비슷한 경로로 이동하려는 다른 사람과 동승이 가능하다. 요금은 반씩 내면 돼 부담이 덜하다. 반반택시는 업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용 안심보험에도 가입해 승객이나 기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소비자들이 요금은 비싸더라도 편의성과 안전성이 좋은 브랜드 택시를 더 선호, 일반 택시의 대항마로 빠르게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T 블루만 해도 내년 국내 전체 택시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10%가량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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