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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못건드리게 해야" 6·25 기념연설로 대미항전 힘준 시진핑

중앙일보 2020.10.23 15:25
23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항미원조전쟁 참전 7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CCTV 캡쳐]

23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항미원조전쟁 참전 7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CCTV 캡쳐]

"항미원조 전쟁은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위대한 승리였다."
 

'항미원조 전쟁' 70주년 기념식 연설
“제국주의 침략 저지…위대한 승리”
“시대 넘어 중국 건드릴 수 없게 해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25 전쟁 참전 기념 연설을 통해 애국주의와 결사항전의 전통을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3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항미원조전쟁 참전 70주년 기념식에서다.
 
'항미원조(抗美援朝)'는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왔다는 뜻으로, 6·25 전쟁을 일컫는 중국식 명칭이다. 미국의 대중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과거사를 거론하는 방식으로 항전의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42분 간의 연설에서 ’항미원조전쟁은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위대한 승리“라며 ’애국주의 아래 위대한 도약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CCTV 캡쳐]

시진핑 주석은 42분 간의 연설에서 ’항미원조전쟁은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위대한 승리“라며 ’애국주의 아래 위대한 도약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CCTV 캡쳐]

시 주석은 이날 기념 연설에서 “70년 전 중국 인민지원군은 침략에 저항하는 정의의 기치를 들고 북한 인민군과 함께 2년 9개월을 싸웠다”며 “전쟁에서 희생된 19만 7000여 명의 소중한 생명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미원조전쟁의 위대한 승리는 중국 역사에 지워지지 않을 것이며 인류 평화와 진보의 역사에 영원히 새겨질 것”이라고 추모했다.
 
이어 6ㆍ25 전쟁과 관련된 역사관을 드러냈다. 시 주석은 “1950년 6월 25일 조선 내전이 발발했고 미국은 냉전적 사고를 바탕으로 내전에 무력 개입하기로 결정했다”며 “위대한 항미원조전쟁은 제국주의의 침략에 저항하고 중국의 안보를 수호하며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선제 침공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채 대신 미국의 참전을 제국주의적 침략으로 규정한 것이다.
 
또 “그해 10월 초 미군은 중국 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38선을 넘어왔고 중국 동북 접경지역을 수차례 폭격해 중국 인민의 안전이 위협받았다”며 당시 참전이 자위권 차원이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1953년 7월 정전협정이 “항미원조전쟁의 위대한 승리로서 중국과 세계에 깊은 의미를 지닌다”며 “이 전쟁을 통해 제국주의는 다시 중국을 침략하지 못하게 됐으며 중국의 강철 같은 의지를 만방에 보여줬다”라고도 했다.
  
 이날 연설 중 시 주석은 ‘애국주의’란 말을 6번 언급했으며, 박수는 2분여 간격으로 모두 21차례 나왔다. [CCTV 캡쳐]

이날 연설 중 시 주석은 ‘애국주의’란 말을 6번 언급했으며, 박수는 2분여 간격으로 모두 21차례 나왔다. [CCTV 캡쳐]

시 주석의 이같은 역사 인식은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 현 상황에 대한 저항과 단결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연결됐다.
 
시 주석은 “위대한 항미원조 정신은 시공간을 넘어 계승돼야 한다”면서 “70년 전 제국주의 침략자들은 중국 영토 앞을 전쟁으로 불태웠다. 시대가 어떻게 발전하든 우리는 민족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애국주의의 기치 아래 한마음으로 협력하고 세계가 중국의 힘을 건드릴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대미 항전을 위해 단결할 것을 주문한 셈이다.  
 
인민일보는 ’항미원조 전쟁에서 중국인들은 애국주의 기치 아래 합심해 중국의 저력을 확인시켰다“는 대목에서 가장 큰 박수가 나왔다고 전했다. [웨이보 캡쳐]

인민일보는 ’항미원조 전쟁에서 중국인들은 애국주의 기치 아래 합심해 중국의 저력을 확인시켰다“는 대목에서 가장 큰 박수가 나왔다고 전했다. [웨이보 캡쳐]

이날 42분에 걸친 연설 중 시 주석은 ‘애국주의’란 말을 6번 언급했다. 박수는 약 2분 간격으로 총 21번 나왔다. 이중 “항미원조 전쟁에서 중국인들은 애국주의 기치 아래 합심해 중국의 저력을 확인시켰다”는 대목에서 가장 큰 박수가 나왔다.  
 
민족주의 성향의 중국 환구시보는 사평에서 “1950년 중국이 미국과 근본적인 힘의 차이가 있었음에도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이 정의의 편에 섰기 때문이며 연대와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썼다. 또 “항미원조전쟁의 경험은 중국이 가난할 때도 미국에 굴복하지 않았다는 중요한 역사적 유산을 남겼다”며 미국에 대한 저항 의지를 고무시켰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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