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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무료 백신 찜찜? "수입산 맞든 돈 내고 맞든 같다"

중앙일보 2020.10.23 13:13
독감 백신 접종 받는 시민들. 연합뉴스

독감 백신 접종 받는 시민들. 연합뉴스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예방 접종 후 사망 사례 신고가 이어지며 불안감이 크다. 특히 사망자 대부분이 정부가 조달계약을 맺은 무료 접종을 한 것으로 확인돼 유료 또는 수입 백신 접종이 안전하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22일 한 인터넷 맘 카페에서는 “아버지가 고령층으로 무료 접종 대상자인데, 너무 찜찜하다”며 “수입 백신을 맞춰드리려 하는데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하느냐”고 묻는 글이 올라왔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국산 백신을 맞고 죽는 사람도 나오고 불안해서, 만 원 더 내고 수입 백신을 맞았다”는 글이 적지 않다. 
 
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국산과 수입 백신의 효능 차이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독감 백신은 전 세계 백신 제조사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똑같이 균주를 배분받아 생산한다. 균주는 순수하게 분리해 배양한 세균이나 균류를 말한다. 
독감 백신 배양 방식은 두 가지다. 유정란의 흰자에서 균주를 키워 만드는 ‘유정란 방식’과 동물 세포 등을 배양해 생산하는 ‘세포배양 방식’이다. 
국산 및 해외 백신 제조사 대부분이 ‘유정란 방식’으로 백신을 만든다. 제조사의 국적에 따라 효능의 차이가 발생하기 어려운 이유다. 일각에선 유정란의 오염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몇 단계에 거쳐 독성 검사하고 최종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기 때문에 유정란 오염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국내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유일하게 세포배양 방식으로 백신을 생산한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독감 백신 관련 게시글. 온라인캡처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독감 백신 관련 게시글. 온라인캡처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세계적으로 독감 백신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 있는 나라가 얼마 없다”며 “국내 제조사는 기술력도 좋고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녹십자, 일양,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오래 전부터 백신을 생산했고 일부 국산 백신은 순도 측면에서 수입산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백신 제조사의 국적에 따라 효능 차이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예방접종 전문위원인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교수는 “독감 백신은 다른 백신중에서도 많이 접종되는 백신이다”며 “부작용이 많았다면 매년, 전 세계 사람들이 이렇게 맞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플루엔자 백신이 처음 개발돼 사용된 게 1945년이고 70년 이상 사용됐다”며 “우리나라도 매년 2000만 명이 접종한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독감 접종에 관심이 높아져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접종 후 사망 사례가 부각되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독감 백신 들어보이는 병원 관계자. 연합뉴스

독감 백신 들어보이는 병원 관계자. 연합뉴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료 백신과 정부가 공급하는 무료 백신 사이에 효능 차이는 없다”며 “오히려 백신 유통 과정에서 상온 노출 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문제가 생길 소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철저히 검사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질병청이 공개한 ‘2009~2019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사망 사례 신고 현황’ 통계를 보면 독감 백신 관련 사망 신고는 매년 이어졌다. 연도별로 2009년 8명, 2010년 1명, 2011년 1명, 2013년 1명, 2014년 5명, 2015년 3명, 2017년 2명, 2018년 2명, 2019년 2명 등 모두 25명이 사망하며 2012년, 2016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백신 접종 후 사망자 신고가 나왔다. 하지만 이 가운데 피해 보상이 인정된 사망 사례는 2009년 1명뿐이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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