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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에드먼턴 키즈’…퇴장이 시작됐다

중앙일보 2020.10.23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22일 은퇴 기자회견 도중 눈물 흘리는 김태균. [연합뉴스]

22일 은퇴 기자회견 도중 눈물 흘리는 김태균. [연합뉴스]

1982년은 한국 프로야구 원년이다. 같은 해 태어난 이들은 프로야구를 보며 자랐고, 한국 야구 ‘황금 세대’로 성장했다. 마흔을 앞둔 이들의 야구 인생 1막도 황혼을 향하고 있다.
 

김태균 은퇴 등 야구인생 황혼기
각종 세계대회, 프로무대서 활약
텍사스 계약 끝난 추신수 갈림길
이대호·오승환 등 현역생활 계속

82년생 개띠인 이들이 처음 주목받은 건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다. 부산고 추신수, 경남고 이대호, 천안북일고 김태균, 경기고 이동현, 부산고 정근우 등이 주축이었다. 특히 김태균-이대호-추신수로 이어진 클린업트리오는 뛰어난 활약으로 우승을 이끌었다. 세 선수는 이후 한국, 일본, 미국 무대를 누비며 한국의 간판 강타자로 발돋움했다. 이들은 여러 국제대회에서 힘을 합쳐 좋은 성적을 냈다.
 
‘에드먼턴 키즈’만이 아니다. 대학 졸업 후 프로에 뛰어든 오승환(삼성)과 손승락(전 롯데)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로 성장했다. 역대 세이브 1위가 오승환(21일 현재 295개), 2위가 손승락(271개)이다.
 
달도 차면 기우는 법. 우리 나이로 서른 아홉살이 된 이들은 서서히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2001년 한화에서 데뷔해 18시즌(일본 지바 롯데 2년 제외)을 뛴 김태균이 21일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그는 10억원에 1년 계약하면서 “성적으로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올해 67경기에서 타율 0.219에 그쳤고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겠다”며 은퇴했다.
 
1982년생들은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한국 우승 주역이다. 김복수 코치를 헹가래치는 장면. [중앙포토]

1982년생들은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한국 우승 주역이다. 김복수 코치를 헹가래치는 장면. [중앙포토]

김태균은 22일 기자회견에서 “20년간 사랑해준 한화 팬 여러분께 정말 감사했다. 한화 선수여서 너무 행복했다. 한화 이글스는 자존심, 자부심이었다. 유니폼을 벗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께 희망을 드렸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 남은 인생에서도 평생의 한이 될 것 같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단장보좌역으로 야구 인생 2막을 시작한다. 프런트로 구단 운영에 참여하며, 현장과 구단의 가교 구실을 맡는다.
 
추신수는 갈림길에 섰다. 2014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맺은 7년 계약(1억3000만달러·약 1475억원)이 끝났다. 추신수는 2015, 16년 지구 우승, 52경기 연속 출루, 올스타전 출전 등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기대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직후 하이파이브 하는 이대호, 김태균, 추신수(왼쪽부터). [중앙포토]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직후 하이파이브 하는 이대호, 김태균, 추신수(왼쪽부터). [중앙포토]

추신수는 “좀 더 뛰고 싶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존 대니얼스 텍사스 레인저스 단장은 최근 “추신수에게 연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언론 포트워스 스타 텔레그램은 ‘작은 규모의 재계약을 할 수도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텍사스는 리빌딩을 계획하고 있다.
 
확실한 건 추신수가 미국에서 뛰려는 의지가 강력하다는 점이다. 한국으로 돌아올 경우 지명권을 가진 SK 와이번스로 가야 한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가족도 미국에 있고, 선수 본인이 미국에서 뛰려는 생각이 강하다”고 전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는 건재하다. 올 시즌 팀이 치른 전 경기(136경기)에 출장했다. 타율 0.293, 19홈런, 105타점으로 기록도 좋다. 나이가 들면서 힘은 줄었지만, 콘택트 능력은 여전하다. 변수는 올 시즌 뒤 FA가 된다는 점이다. 계약 기간과 총액 등을 놓고 구단과 협상해야 한다. 기간이 문제일 뿐, 롯데에 남을 가능성은 크다.
 
7년간의 외국 생활을 마친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도 여전하다. 시속 150㎞ 강속구를 뽐낸다. 시즌 초반 고전했으나 이달 들어 11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3승2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2.54. 오승환도 “내년에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오승환은 “승락이는 은퇴했고 태균이 소식까지 들으니 ‘나도 저런 순간이 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태균이에게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정근우(LG), 김강민, 채태인, 신재웅(이상 SK), 정상호(두산)도 현역 생활을 이어가는 중이다. 전성기보다 하락세이지만, 여전히 팀에서 제 몫을 하고 있다. 대부분 내년에도 그라운드를 누빌 전망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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