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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은 법무장관 부하 아니다" 여당 "그럼 친구냐"

중앙일보 2020.10.22 17:54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피곤한 표정으로 눈가를 만지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피곤한 표정으로 눈가를 만지고 있다. 오종택 기자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면 친구입니까"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고함을 질렀다. 윤 총장이 이날 "법리적으로 보면 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특정 사건에서 총장을 배제하는 것은 검찰청법 위반"이라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윤 총장이 언급한 검찰청법은 총장이 검찰사무를 총괄하고, 장관은 예외적으로 총장을 통해서만 지휘한다고 정하고 있다. 검찰의 중립성 보장을 위해 장관이 지휘를 못 하게 지휘권을 제한하고 있다. 과거 민주당도 장관의 지휘권에 폐해가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장관의 지휘권을 폐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김용민 의원은 "부하가 아니면 친구냐, 상급자냐, 대통령과도 친구냐"며 "(장관의 총장에 대한) 업무지시와 감독권이 법에 규정돼 있는데 부하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공무원으로 잘못된 생각이라"고 호통을 쳤다.
 
이어 질의에 나선 같은 당 김종민 의원도 윤 총장의 발언을 "정치적 발언"이라고 문제 삼으며 "총장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느냐"고 수차례 물었다. 김종민 의원은 "(문재인)대통령도 '타당하고 불가피한 수사지휘'라고 했는데, 이것이 불법이냐"며 "그렇다면 대통령도 수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추 장관과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편을 먹고 탄압하는 것인가" "직을 던지고 정치를 하세요"라고 연신 고성을 질렀다.
 
여당 의원들의 비난에 윤 총장은 "상식적인 이야기"라며 "검찰 수사의 독립성과 중립성 때문에 정무직 공무원인 장관의 부하가 아니라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어 "과거에 왜 이런 일(수사지휘권 행사)이 전혀 없었겠냐"며 "처음 있는 일 아닙니까"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전주혜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전주혜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 총장은 "장관이 구체적 사건을 총장에게 지휘하면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총장 빠져라'라는 것은 검찰청법에 어긋난다는 것이 대부분 사람의 생각"이라며 "지휘·감독관(법무부 장관)의 판단을 조직 안정 등을 고려해 쟁송 절차도 안 하고 따랐지만, 의견을 물어보면 법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1월 취임 후 3차례나 지휘권을 행사했지만, 윤 총장이 지휘권 자체를 '형성적 처분'으로 보고 거부하지 않은 것을 설명한 것이다. 추 장관 이전에는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2005년 지휘권을 1차례 행사한 것이 유일했다.
 
일선 검사들도 반발했다. 수도권의 평검사는 "검찰이 대통령과 장관의 것이라는 평소 속내를 드러낸 것이냐"며 "소름이 돋는다"고 전했다. 한 검찰 간부는 "정치인인 장관이 개별 사건에서 자기 진영 이익에 맞게 전횡하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이런 것을 막기 위해 장관과 별도로 장관급 총장을 둔 것인데, 여당이 어이가 없는 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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