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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육탄저지’에도 성주 사드기지 장비반입 강행…또 충돌

중앙일보 2020.10.22 17:09
22일 경북 성주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에서 주민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이날 국방부는 성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에 공사 장비 반입을 예고했다. 연합뉴스

22일 경북 성주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에서 주민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이날 국방부는 성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에 공사 장비 반입을 예고했다. 연합뉴스

주민들 구조물에 몸 넣고 막았지만 반입 강행

국방부가 22일 오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에 장비와 물자를 반입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주민 간 충돌이 벌어졌다. 장비와 물자의 육로 수송을 막기 위해 도로를 막아선 주민을 경찰이 강제로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일부 주민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경찰, 10개 중대 800여명 투입해 해산 작전
국방부 “공사장비 아냐…부식지원 등 목적”
임시배치 3년 넘었지만 여전히 갈등 되풀이

 사드 기지 진입로에 위치한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과 진밭교에는 이날 오전 일찍부터 장비와 물자 반입 소식을 들은 사드 반대 단체 회원과 주민들이 모여들었다. 평소 이곳에는 주민들이 상주하며 사드 기지를 드나드는 차량을 확인하고 있지만, 이날은 대규모 반입이 이뤄진다고 알려지면서 50여 명이 육로를 차단했다.
 
 사드 반대단체 회원과 주민들은 자신의 차량으로 도로를 막거나 격자 형태의 철제 구조물 사이에 몸을 넣어 붙잡고 버티는 식으로 육로 이동을 막았다. 강형욱 소성리종합상황실 대변인은 “현재 공사 계획을 철회시키기 위해 주민들이 구조물에 자신의 몸을 의지했다. 거대한 국가 폭력에 맞서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몸을 던지는 수밖에 없다”며 “부디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요구 앞에 국민을 내던지지 말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22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에 공사 장비를 옮길 것으로 전해지자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 회원들과 주민들이 공사 장비를 실은 차량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철제 구조물에 들어가 앉은 채 도로를 막고 있다. 뉴스1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22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에 공사 장비를 옮길 것으로 전해지자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 회원들과 주민들이 공사 장비를 실은 차량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철제 구조물에 들어가 앉은 채 도로를 막고 있다. 뉴스1

 
 경북경찰청은 차량의 원활한 이동을 위해 경찰력 10개 중대 800여명을 투입했다. 경찰은 오전 10시 50분쯤 해산 경고를 한 뒤 오전 11시 4분 해산 작전을 시작했다. 경찰관들이 구조물을 붙잡고 있는 사람들을 한 명씩 끌어내는 식으로 이뤄진 해산 작전은 오후 1시 15분쯤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주민 1명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고 찰과상 등 가벼운 부상을 입은 주민들도 속출했다.
 
 진입로 확보 후 15t 크레인 등 장비와 폐기물 수거 차량 등 31대가 사드 기지로 들어갔다. 국방부 관계자는 “사드 기지 공사와 관련된 장비가 아니라 경계 업무 중인 장병들을 위한 음식을 지급하기 위한 부식 차량과 기지 안에 쌓여있는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한 차량이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건조된 상태의 음식물은 헬기를 통해 수송하고 있지만 배추 등 부피가 크거나 냉동 상태인 음식은 기지로 반입할 수 없어 육로를 이용하려는 것이다. 일반환경영향평가가 끝나야 기지 공사가 시작된다고 주민들께 약속드렸다”고 했다.
 
 하지만 사드 기지 반대 주민들은 “과거에도 부식 차량 안에 기름이나 장비를 넣어 반입하려 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작전은 국방부가 사드 기지를 완성하기 위한 기지 공사를 강행하려는 것”이라며 “정부가 작전을 강행한다면 우리도 전국에 호소해 정부의 만행을 막아달라고 호소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지난해 8월부터 사드 기지에 있는 장병 숙소 생활환경 개선 공사를 진행 중이다. 군은 그간 주민 등과의 마찰 우려 때문에 공사 장비·자재 등을 헬기로 이송했지만, 일부 장비는 육로 수송이 불가피해 경찰력을 동원한 육로 반입도 병행하고 있다.
22일 경북 성주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에서 주민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경북 성주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에서 주민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5월 29일에도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사드 기지에 장비를 반입하는 과정에서 주민과 경찰 간 충돌이 벌어져 주민 5명이 부상을 당했다. 당시 경찰은 장비 수송을 지원하기 위해 47개 중대 3700여명의 인력을 현장에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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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드가 한반도에 처음 배치된 것은 2017년 4월 26일 새벽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사드 발사대 2기와 엑스밴드 레이더 1기를 주민이 반발하는 가운데 당시 성주 골프장에 기습적으로 반입하면서다. 정부가 2016년 7월 경북 성주군을 사드 배치 지역으로 발표한 지 9개월여 만이었다.
 

3년 넘긴 사드 ‘임시 배치’…아직 진행형

 현재 성주 사드 기지에는 사드 1개 포대(발사대 6기)가 배치돼 가동 중이다. 하지만 사드는 정식 배치가 아닌 ‘임시 배치’ 상태이고, 숙소 시설 등도 2017년 사드가 임시 배치될 당시 컨테이너 박스 등으로 급하게 만들어졌다. 국방부는 그간 “사드 정식 배치는 일반환경영향평가 후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지난 5월 29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 경찰병력이 배치된 가운데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를 향해 군 장비를 실은 트럭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지난 5월 29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 경찰병력이 배치된 가운데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를 향해 군 장비를 실은 트럭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주민 반발 우려 속에 국방부가 장비 반입 등을 기습적으로 강행하거나 기존에 밝힌 것과 다른 내용의 물자를 반입하는 등의 일이 몇차례 이어지면서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첫 배치부터 2017년 7월 나머지 발사대 4기 임시배치 강행 등 과정에서 갈등이 깊어지기도 했다.
 
 사드철회평화회의는 “2018년 공사에서도 한국군 장병들을 위한 생활개선 공사라고 하면서 미군 숙소를 공사하고 주유탱크를 바꾸는 등 공사를 확대한 바가 있고 5월 29일 사드 성능개량 관련 장비를 반입하면서 끝까지 한국군 숙소 개량 공사라고 속인 바도 있다”고 주장했다.
 
 사드 기지 앞 소성리의 사드 반대 단체와 주민들이 계속해서 사드 철거를 촉구할 계획인 만큼 사드 정식 배치 결정 전 장비·물자 반입 때마다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성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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