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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중단 놓고 격론…정은경 "제품 자체 문제라면 바로 중단"

중앙일보 2020.10.22 15:37
“까마귀가 날아 배가 떨어지는 것이냐, 까마귀가 날았기 때문에 떨어지는 것이냐.” (최연숙 국민의당 의원)

野 ""인과관계 납득 우선"…與는 "신중 판단" 주문
동일 로트 사망자 추가되면 "해당 로트 봉인, 접종 중단"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독감 백신 접종 중단을 둘러싸고 여야 격론이 오갔다. 야당은 예방접종 사업 중단을 촉구했지만 여당은 철저한 사인 규명에 따른 대응을 요구했다. 
 

“부검 결과 때까지 중단돼야”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한국사회보장정보원,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한국사회보장정보원,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최연숙 국민의당 의원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을 향해 “2015~2019년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총 9명, 연평균 1.8명이었다”며 “그런데 올해는 벌써 13명인데, 돌이켜봐도 백신 접종과 무관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다. 정 청장은 이에 대해 “의료기관에서 회수한 정부조달 물량은 품질 검사를 끝냈고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정한 사안”이라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최연숙 의원은 그러나 “백신 상온 노출 때도 무료 접종을 중단한 바 있는데 훨씬 심각한 상황으로 보인다”며 “다각도로 조사하고 있지만, 최소한 역학조사와 부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질병청에서 괜찮다고 한 이튿날에 사망사 사고가 발생하고 또 수거하고 괜찮다는 식”이라며 “까마귀가 날아 배가 떨어지는 것인지, 까마귀가 날았기 때문에 떨어지는 것인지 백신 접종을 중단하고 백신과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납득하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심하고 자문해야 해결책이 나온다. 생산부터 유통, 접종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되짚어보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사업 중단 위험이 득보다 커”

야당 의원들은 이처럼 접종 사업에 의문을 제기하며 중단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초반 유통과정에서 백신이 상온에 노출됐으며 이후 침전물도 발견됐다”면서 “사망자까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국민이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안감을 감안해 접종 사업을 잠시 중단하고 백신에 대한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같은 당 서정숙 의원도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는데 정부에서는 믿고 맞으라고 하지만 신중히 판단해야 할 때”라며 “한 치 앞도 못 보는 상황에서 잠정 중단할 이유는 충분하다 생각한다. 신속한 대책을 세워달라”고 주문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반면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접종 사업을 중단한다면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독감으로 한해 사망하는 사람이 3000명이라고 하는데 사업을 중단하면서 생기는 위험이 이득보다 크다”며 신중한 판단을 요구했다.
 
권칠승 의원은 “백신 생산 과정을 정밀하고 과학적으로 관리하고, 개인별로 접종자에게 주의사항을 잘 알려주는 등 두 가지가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고, 같은 당 강병원 의원은 “백신은 70년 가까이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했다"며 과학적으로 인과관계가 증명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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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 로트서 사망자 나오면 중단 조치”

정은경 청장은 줄곧 현 상황에서는 “접종을 중단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 청장은 “사망자들이 접종한 백신은 5개 회사가 제조한 것이고 모두 로트번호가 달라 한 회사의 제품이나 한 제조번호가 일관되게 문제를 일으켰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예방접종 백신이나 독성의 문제로 인한 사망은 아닌 것으로 전문가도 판단하는 상황”이라며 “(사망자와) 동일 의료기관에서 동일 날짜에 제품을 맞은 분들에게도 전화로 조사했지만 경증 외에 중증의 이상반응이 없는 상황 등을 감안했을 때 예방접종과의 상관은 굉장히 낮다, (접종을)중단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저희와 전문가의 판단”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중앙포토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중앙포토

다만 정 청장은 ‘동일한 공정이나 동일한 로트 백신을 맞은 추가 사망자가 나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신현영 민주당 의원 질의에 “해당 로트는 봉인 조치하고, 접종을 중단하면서 식약처(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재검정을 요청할 것”이라며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라고 조사반에서 판단하고 있다. 즉시 조치가 필요한 건 판단해서 하겠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백신 제조 과정 중이나 식약처 검정을 통해 톡신 독성물질을 다 거르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심각한 일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제품 문제라면 바로 중단하는 게 맞다”고 재차 강조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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