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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만 겨누는 추미애…라임 피해자 "사기범 살길만 터준다"

중앙일보 2020.10.21 05:00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수사 지휘권을 행사한 이후 라임자산운용(라임) 사건 수사팀이 교체됐다. 사모펀드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수사가 더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라임 펀드 피해고객연대 관계자들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피해액 1조6000억원 중에 1600억원만 해결됐고, 나머지 90%는 여전히 피해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사건의 핵심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내가 피해자’라고 나오고, 정작 피해자들은 모른 척하고 엉뚱한 사람들도 덮어주려는 식이니까 황당하다”고 전했다.  
 

피해자들 “수사는 아직 덜 됐는데 수사팀 교체로 늦춰질까 우려” 

 
이들은 “지금도 판매사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수사팀이 바뀌면 제대로 수사가 될 것인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남편 퇴직금으로 2억원을 투자했다는 60대 여성 피해자도 “요즘 김봉현 전 회장의 얘기가 나오면서 더욱 혼란스러워졌다”며 “검찰에서 판매사 수사를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와 아이디에스(IDS)홀딩스 등 사모펀드 피해자 모임인 금융피해자연대를 이끄는 이민석 변호사는 “사건을 파헤치려는 검사들은 다른 데로 전보시키고 사기범에 대한 조사는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한 로비 의혹을 수사하던 평검사는 라임을 맡았던 형사6부에서 다른 부서인 형사4부로 이동했다. 
 
대검 간부 변호사는 “재판정에서 강기정 전 수석에 대한 로비 의혹 증언을 끌어냈던 검사들은 정의감이 살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지휘부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 의지가 없으니 혼자서 끙끙 앓았을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옥중 서신으로 현직 검사 접대 의혹을 공개했던 김봉현 전 회장은 이틀 연속 검찰 소환 조사에 불응했다.  
대신증권 라임펀드 피해자 모임 소속 회원들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나인원한남 앞에서 피해보상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대신증권 라임펀드 피해자 모임 소속 회원들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나인원한남 앞에서 피해보상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서울남부지검은 “라임 로비사건 수사에 관여하지 않은 검사들로 구성된 ‘라임사태 관련 검사 향응 수수 등 사건 수사 전담팀’을 별도 구성했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금융조사부 소속 검사 4명, 형사4부 소속 검사 1명으로 모두 5명이다. 

 
1조원대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사건을 맡은 수사팀도 핵심 피의자들의 잇단 잠적으로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는 전날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은 이모(53) 스킨앤스킨 회장에 대한 서면 심리를 법원에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옵티머스 수사팀도 핵심 피의자 잇단 잠적으로 수사에 난항  

 
이 회장은 스킨앤스킨의 자금 150억원을 덴탈 마스크 유통사업 명목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스킨앤스킨 신규사업부 총괄고문 유모씨는 같은 혐의로 지난 8월 구속기소 됐다. 옵티머스 사건의 주요 피의자 중 종적을 감춘 사람은 이 회장만이 아니다. 옵티머스의 금융권 로비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는 지난 7월 옵티머스 경영진이 구속된 뒤에 본인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잠적했다. 검찰은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옵티머스 펀드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이모(36)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 전 행정관은 투자처를 속여 펀드 자금 수천억 원을 끌어모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옵티머스 사내이사 윤석호 변호사의 부인이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추미애 장관이 말로만 검찰 개혁을 외쳐놓고 관심을 다른 데 돌려 라임과 옵티머스 수사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상‧강광우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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