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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바꾼 세계’ 석학인터뷰] “도심 부동산 투자 접어라…최고의 투자 자산은 당신 자신”

중앙일보 2020.10.21 05:00 종합 8면 지면보기
 
지구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터널’에 진입한 지 10개월째, 누적 확진자는 4000만명을 넘어섰고, 10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터널의 끝은 여전히 보이지 않습니다.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 화상 인터뷰
“"코로나 영향 수십년 지속, 긍정·부정 양면”
“기업, 기술로 절감한 비용 인력에 투자해야”
“개인, 온라인교육 활용해 ‘직업이 학생’돼야"

 
충격파는 지구촌의 삶의 방식도 바꿔놓고 있습니다. 단절은 어느덧 일상이 됐고, 불확실성 속에 개인과 기업은 물론 국가도 장기 대응전략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중앙일보는 제레미 리프킨ㆍ자크 아탈리ㆍ제이슨 솅커ㆍ그레이엄 앨리슨 등 세계적인 석학과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가 몰고 온 변화의 실체와 파장을 잪어보고, 대응 방안을 모색합니다.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Jason Schenker) 퓨처리스트 인스티튜트 회장이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화두로 든 것은 '기술', 그리고 '교육'이다.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열쇠'가 그 속에 있다는 것이다. 
 
예컨데 일상화한 재택근무 역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닌 기업과 직원이 '윈-윈'할 수 있는 지렛대로 삼으라는 주문이다. 
 
우선 기업은 부동산이나 건물에 투자할 돈을 아껴 인력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앞으로 회사의 가치를 높여 줄 자산은 부동산이 아닌 사람에서 나올 것이란 이유에서다. 
 
개인의 생존 전략 역시 기술, 그리고 교육이다. 도심에 비싼 집을 사는 대신 교외에 집을 얻고 아낀 돈을 교육에 투자하는 사람이 늘 것이라고 봤다.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19는 개인에게도 기회라고 말했다. 온라인 교육이 확산돼 누구나 질 높은 교육과정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일자리와 소득이 좌우될 것이란 예측이다. 그러니 평생 교육을 넘어 아예 '직업이 학생(professional student)'이 되라는 조언이다.   
 
아래는 솅커 회장과의 일문일답.
 
어떤 자세로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맞이해야 하나.  
미래의 수혜자(beneficiaries)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더는 외면하거나, 모른 채 지낼 수는 없는 상황이 된다. 특히 전문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또 직업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더 그렇다.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기술이란 게 양자학 컴퓨터를 집에서 만드는 정도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그저 온라인으로 장을 보거나 일을 온라인으로 한다는 정도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기술 말이다. 만약 이를 피하고자 물러난다면, 놓치는 게 점점 많아질 거다. 편리성, 인생 만족도, 심지어는 더 많은 미래 소득까지 놓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은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기업이 생존하려면 상품을 더 팔거나, 돈을 덜 쓰던지 둘 중 하나를 해야 한다. 비용 절감은 특히 규모가 큰 회사들에 중요하다.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시설을 줄이거나, 사람을 줄이거나. 무엇이 가치를 더하는가. 바로 사람이다. 건물은 회사에 가치를 더하지 않는다. 기업들은 이제 “잠깐만, 만약 우리가 비용을 줄여야 한다면 가치를 더해주는 사람들을 남겨야겠네. 건물은 우리가 사업을 하는 공간일 뿐이잖아”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회사가 부동산 자산을 줄이려 하는 걸 보게 될 거다. 그 전제조건은 기술을 받아들여 직원들이 원격으로 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재택근무가 늘어나면, 개인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이른바 '차익'을 거둘 기회가 생긴다. 당신이 재택근무를 한다고 치자. 설령 당신의 회사가 돈을 조금 덜 주더라도 당신의 생활 수준은 나아진다. 비용이 덜 드는 곳에서 살 수 있게 될 테니까. 미래에는 소수의 사람만이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살 거다. 대부분의 사람은 대도시 주변의 중간 규모 도시에 살게 될 거고, 또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곳에 살고 있을 거다. 이런 변화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실례를 들어줄 수 있나. 
미국의 가장 비싼 도시에서 우리는 벌써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나는 텍사스주(州) 오스틴에 사는데, 실리콘 밸리의 많은 사람이 이쪽으로 옮겨오는 추세다. 실리콘 밸리의 집값은 오스틴의 집값의 4배다. 제1의 금융도시인 뉴욕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또 서울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서울 사람들은 비싼 거주비용을 감당하면서 긴 통근시간, 좁은 주거 공간에 시달린다. 이런 부모님을 보며 자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Gen Z)'는 다른 선택을 할 확률이 높다. 더 많은 젊은이가 교외의 넓은 집에서 편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거다.
 
부동산에 투자하지 말라는 건가.
도시 부동산 가격이 확 내려갈 거란 얘기는 아니지만, 수요가 조금 잠잠해질 것이란 의미다. 가격이 계속 오를 거라고 기대하며 부동산을 산다면, 싸늘한 시장을 마주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재택근무에 대한 인식이 좋지만은 않다. 
이해한다. 미국에서도 그런 생각을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원격근무를 계속하다 보면 누가 일을 하는지는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그리고 실제로 사람들이 집에서 더 생산적이라는 것도. 사람들은 결과를 내놓는 것에 더욱 집중하게 될 거다.
 
기술의 발달이 일자리를 뺏지는 않을까. 
우리는 확실히 더 많은 로봇이 음식을 만들고 서빙하는 걸 보게 될 거다. 누군가는 일자리를 잃을 거고, 이런 경험은 끔찍하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긍정적 측면도 있다. 온라인으로 교육과 훈련을 받을 기회가 그 어느 때보다 많아지고 있다. 사람들은 어떻게든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새로운 걸 배우게 될 거다. 결과적으로는 교육받은 사람들이 늘어나, 경제적으로 지금보다 더 풍족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본다. 고통스러운 전환의 시간은 있겠지만, 더 높은 지식과 교육과정을 통해 기술이 활용되고 더 많은 걸 생산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교육에 투자하라는 건가. 
어느 시대에서든 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실업은 줄고, 소득은 올라간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일자리를 쉽게 구하고 돈은 더 번다. 팬데믹이던 무엇이든지 간에, 당신이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자산은 바로 당신이다. 미래의 일자리 시장은 사람들이 ‘평생 학생’이 되길 요구한다. 만약 당신이 성공을 원하고, 더 좋은 직업을 추구하고 더 많은 돈을 벌고 싶다면 금이나 비트코인 등에 투자할 게 아니라 당신 스스로에 투자해야 한다. 결국 수입의 흐름은 교육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직종이 살아남을 거라고 보나.  
불황으로부터 안전한 몇몇 직업이 있다. 당연하게도 기술직종들이다. 두 번째가 의료 관련 직종이다. 이건 인구 통계와 관련이 있는데, 사람들이 늙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다음 10년 성장할 직업 10개 중 6개는 의료분야 직종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기술도 물론 필요하지만 더 많은 간호사, 재택 건강 보조원 등 의사들을 돕는 의료분야의 사람들이 필요하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노화가 이런 사람들이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기술직, 의료직종 외에도 프로젝트 매니저를 유망직종으로 꼽았던데. 
그렇다, 앞으로 크게 성장할 직종이고 중요한 분야다. 프로젝트 매니저란 다른 사람들이 각자 자기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코치'의 역할을 한다. 큰 그림을 보는 역할 말이다. 모든 사람이 잘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길이 막히면 뚫어줄 수도 있다. 원격근무가 늘어나면서 모두가 각자 자기 일에 집중할 때, 프로젝트 매니저는 사람들을 관리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를 살핀다. 
 
미래를 제대로 예측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다. 사람들은 이제 자신들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접하고는 따로 질문하거나 추가 정보를 찾아보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질문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왜’가 가장 좋겠지만, 온라인에서 어떤 걸 봤다면 그 숫자가 맞는지, 너무 지나친 것 같지는 않은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
 
코로나19 시대, 한국인들에 대응방향을 조언한다면. 
한국 정부가 기술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인구를 적절히 분산하고,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지속가능성도 커지고 오랜 기간 잠잠했던 도시에는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개인의 경우라면, 당신의 삶을 향상할 기술을 받아들여라. 만약 당신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고, 이런 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더 많은 걸 성취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제이슨 솅커는=블룸버그가 선정한 세계 1위 미래학자. 프레스티지 이코노믹스와 퓨처리스트 인스티튜트의 회장으로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금융예측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최근 저서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통해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미칠 파장을 분석했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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