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드 벵기어트와 제작된 브랜드 폰트
폰트디자인 거장 에드 벵기어트
서체 600개 개발, 글자를 디자인화
1927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그는 평생 600개가 넘는 서체를 개발했다. 남성잡지 『에스콰이어』 제호, 미국 통신사 ‘AT&T’ 로고,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와 영화 ‘혹성탈출’ 타이틀도 그의 작품이었다.
그는 성공적인 디자인이 단지 ‘글꼴의 아름다움’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글자 사이 간격과 글꼴의 비율 등을 중요시했다. 벵기어트가 한 최초의 ‘디자인’은 세계 2차대전 당시 군에 입대하기 위한 출생증명서 위조로 알려져 있었지만, 그는 지난 2017년 한 강연에서 “사실 아버지가 위조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10세 무렵 드럼을 배운 벵기어트는 젊은 시절 재즈 연주자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결혼 후, 안정된 생활을 하고 싶어 디자인학원에서 레이아웃·디자인·타이포그래피를 배웠다고 한다. 그는 처음 극장 광고판 제작 등으로 생계를 이어나갔다. 53년 ‘에스콰이어’ 디자이너로 입사한 뒤 폰트디자인에 두각을 나타냈다.
67년엔 NYT 제호 작업을 했다. 그는 “나에게 떨어진 미션은 제호를 ‘모두 바꿔라’ 였다”며 “하지만 모든 것을 바꾸면 아무도 우릴 NYT로 봐주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원래 있던 제호를 갖고 고치기로 했다”고 회고했다. 그가 재디자인한 NYT 제호의 핵심은 ‘두꺼운 부분은 두껍게, 얇은 부분은 얇게’였다.
그는 세계적인 폰트디자인 회사 ITC 설립에 참여해 부사장으로 일했으며, 미국 맨해튼 시각예술학교에서 50여년간 후학을 양성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