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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전기차 화재 앞으로 더 날 것…주행거리보다 안전성 신경 써야”

중앙일보 2020.10.20 07:00
쉐보레 전기차 볼트EV. 사진 한국GM

쉐보레 전기차 볼트EV. 사진 한국GM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이 화재 문제로 리콜에 들어간 데 이어 GM∙포드∙BMW 등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에서도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배터리 업체들이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전기차 생산량이 늘면서 안전성 확보가 더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본격적인 전기차 양산 시대가 도래하면서 마냥 주행거리보다 안전성을 우선시 할 수 없기 때문에 전기차의 경제성을 최적화하기 위한 완성차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외신에 따르면 BMW도 전세계에서 팔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2만6900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2020~2021년형 BMW 530e, X3 xDrive 30e, 2021년형 330e, 745Le xDrive, X5 xDrive45e 등 국내에서도 BMW코리아가 대대적으로 홍보해 온 플러그인 모델들이다. 역시 현대차처럼 BMW도 “화재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며 “다만 배터리 생산 과정의 문제”라고만 언급했다.   
 
BMW 5시리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530e. 사진 BMW코리아

BMW 5시리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530e. 사진 BMW코리아

BMW·GM·포드 플러그인 모델에서도 화재

GM의 쉐보레 볼트 EV에서도 화재가 발생했지만 아직 리콜은 하지 않았고,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조사 중이다. 화재 논란으로 지금까지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포드다. 포드는 올해 6월까지 생산한 쿠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2만808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포드는 올해 유럽연합(EU)의 배출가스 기준인 업체당 98g/㎞를 맞출 수 없게 된다. 포드 측은 “천문학적인 벌금을 내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고, 대신 다른 완성차 업체에서 탄소배출권을 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에너지 연구기관인 케언 에너지 리서치의 샘 자피 연구위원은 블룸버그 통신에 “올해 전기차 모델이 많이 나오고 판매도 많이 이뤄지면서 전기차 화재도 많아졌다”며 “자동차 회사 엔지니어는 안전이 최우선이고 그 다음이 퍼포먼스이기 때문에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안전을 우선시해 화재 문제를 풀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18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코나 일렉트릭 출시 행사. 사진 현대자동차

2018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코나 일렉트릭 출시 행사. 사진 현대자동차

“주행거리 경쟁, 안전 마진에 악영향”

현재 국내 업체들을 포함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은 보다 값싸고 가볍고, 밀도를 높여 주행거리가 긴 배터리를 만드는 데 사활을 걸고 경쟁 중이다. 완성차 업체들도 배터리 업체에 퍼포먼스 성능이 더 뛰어난 배터리를 주문하고 있다. 이게 때때로 안전을 등한시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안전 마진'을 넉넉히 두면 화재 같은 안전 문제는 덜 하겠지만, 주행거리는 줄고 배터리는 무겁고 차량 가격은 올라갈 수 있다”며 “단순히 안전 마진을 많이 두라고 하기엔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안전 마진은 배터리의 안전성과 수명을 위해 충전과 방전을 하지 않는 구간이다. 안전 마진이 10%라면 배터리를 완전 충전해도 실제로는 배터리 용량의 90%만 활용한다.
 
이어 “많은 업체가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기존보다 다섯 배 이상 정밀하게 하는 쪽으로 바꾸고 있다”며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의 경우도 리콜을 시작한 지 영업일로 이틀밖에 되지 않아 BMS 개선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판단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리콜에 들어간 포드 쿠가 PHEV. 사진 포드 영국 홈페이지 캡처

리콜에 들어간 포드 쿠가 PHEV. 사진 포드 영국 홈페이지 캡처

테슬라·중국업체, 화재 등 데이터 많이 축적

이런 가운데 화재 문제가 상대적으로 빨리, 많이 발생해 이미 2012년부터 짚고 넘어간 테슬라가 기존 완성차 업체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터리 안전 마진이나 BMS 개선 등 측면에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노하우도 쌓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지난해 전기차 화재가 자주 발생한 중국 업체들도 상당한 노하우를 쌓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배터리 정보업체 벤치마크 미네럴 인텔리전스의 비바스 쿠마 책임 컨설턴트는 “배터리는 디자인·가격·안전성·성능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저울질하는 종합 아트”라며 “만약 화재 사건이 여러 완성차 업체들에 걸쳐 이어진다면 각 업체가 당분간 기술 발전보다는 안전성 증대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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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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