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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친 시민도 10% 캐시백 지원?”…지역화폐 적정성 논란

중앙일보 2020.10.19 05:00

태백, 골프장 이용 주민 1만3000원 캐시백 

강원 태백시의 카드형 지역화폐인 '탄탄페이'. [연합뉴스]

강원 태백시의 카드형 지역화폐인 '탄탄페이'. [연합뉴스]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도입된 지역화폐들 가운데 일부가 골프장 이용자들에게까지 캐시백 혜택을 주면서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상인들 “장사 잘되는 업종에 캐시백 혜택 불공평”
태백시 “사용 제한 업종에 매출 규모 검토할 것”

 
 19일 강원 태백시에 따르면 지난 4월 출시한 카드형 지역화폐인‘탄탄페이’를 발급받은 회원은 태백시 전체 인구 4만2937명의 45%(1만9267명)에 달한다. 지난 8일 기준 발행 금액은 224억원이며, 사용 금액은 213억원(소진율 95%)에 이른다.
 
 탄탄페이이 가장 큰 특징은 캐시백 혜택이다. 캐시백은 결제한 금액의 일부를 소비자에게 현금으로 돌려주는 제도다. 태백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 연말까지 개인별 월 사용액 한도를 100만원(당초 70만원)으로 높이고, 캐시백은 사용액의 10%로 정했다. 지역화폐 가맹점으로 있는 상점에서 1만원을 쓸 경우 캐시백 1000원을 받는 방식이다. 태백시 관계자는 “탄탄페이가 꽁꽁 얼어붙은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태백의 한 골프장이 탄탄페이 가맹점으로 등록된 것을 놓고 지역 상인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태백지역 내 리조트를 갖춘 골프장 이용자들에게까지 캐시백 혜택을 주고 있어서다. 이 골프장에서는 태백시민이 주말에 이용료를 탄탄페이로 결제하면 1인당 1만3000원(그린피 1만1000원, 카트료 2000원)의 캐시백을 받는다. 주중에는 9000원의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원 태백시의 카드형 지역화폐인 '탄탄페이'가 지난 4월 8일 출시된 후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탄탄페이로 결제하는 류태호 태백시장. [연합뉴스]

원 태백시의 카드형 지역화폐인 '탄탄페이'가 지난 4월 8일 출시된 후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탄탄페이로 결제하는 류태호 태백시장. [연합뉴스]

‘온통대전’도 골프장 사용…“도입취지 어긋난다”  

 캐시백 혜택 등에 따라 골프장 이용료를 탄탄페이로 결제하는 시민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이 골프장 이용객 중 15~20%가 지역주민이고, 이들 대부분은 탄탄페이로 결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추석 연휴 이 리조트에서 결제된 탄탄페이 사용액은 3000만 원에 달한다. 
 
 이를 두고 한 전통시장 상인은 “골프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로도 예약이 꽉 찰 정도로 성업 중인데 캐시백 혜택까지 주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 영세업자 등의 어려움을 시민이 함께 극복하자는 탄탄페이 취지에도 맞지 않는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태백시 관계자는 “애초 골프장 문제에 대해 고민했으나, 탄탄페이 사용을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었다”며 “앞으로 사용 제한 업종을 매출 규모로 하는 등 개선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시 지역화폐인 ‘온통대전’도 골프장과 골프연습장 등에서 사용이 가능해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온통대전은 지난 5월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출시했다. 9월 말 현재 40만여 명이 이용하고 있고 발행액은 4200억 원에 달한다. 캐시백 혜택은 10%다. 실제 대전지역 한 골프장 관계자는 "'온통대전'을 사용하는 분이 꽤 있으며 캐시백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소상공인과 동네상권 활성화를 위해 백화점과 대형 할인 매장 등은 사용을 제한하면서 매출 규모가 큰 골프장을 동네상권으로 봐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세종시는 소상공인 보호를 이유로 지역화폐 ‘여민전’의 골프장 할인 혜택을 제한했다.
 
태백·대전·세종=최종권·박진호·김방현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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