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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았다 하면 대형사고…고속도로위 시한폭탄은 '1t 화물차'

중앙일보 2020.10.19 00:05 경제 5면 지면보기
운전석이 앞에 있고, 낮은 소형화물차는 충돌 때 운전석이 크게 부서지는 사례가 많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운전석이 앞에 있고, 낮은 소형화물차는 충돌 때 운전석이 크게 부서지는 사례가 많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지난 13일 오전 3시께 제2 중부고속도로 광주분기점 인근에서 마장분기점(경기도 이천시) 방향으로 달리던 1t 화물차가 25t 트레일러를 추돌해 50대 화물차 운전자가 숨졌다. 경찰은 숨진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1t 이하 화물차 사고사망자 124명
이 중 가해화물차에서 110명 숨져
과속ㆍ차로이탈방지장치 의무없어
"첨단안전장치 필수화와 지원 시급"

 앞서 5일 새벽에는 호남고속도로 여산휴게소 부근에서 천안 방향으로 향하던 1t 화물차가 4.5t 트럭의 뒷부분을 들이받은 뒤 중앙분리대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화물차 운전자와 동승자(여)가 숨졌다. 경찰은 화물차가 과속하다 사고를 낸 거로 추정한다. 
 
 화물차 사고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특히 1t 이하 소형화물차의 사고가 빈발하고,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고속도로 위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18일 한국도로공사(도공)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5~2019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모두 1079명이다. 이 중 화물차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523명(48.5%)이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화물차 사고 사망자 수는 소폭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전체 사고 사망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높아졌다. 2013년 43%에서 지난해에는 52%로 8.7%포인트 증가했다. 
 
 화물차 사고의 주요 원인은 졸음운전과 주시 태만, 과속 등 운전자 과실이 대부분이다. 안전띠도 잘 안 맨다. 화물차 규격별로 보면 사고 사망자는 25t 이상에서 127명(24.3%)으로 가장 많았고, 1t 이하 소형화물차가 124명(23.7%)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화물차 사고 관련 사망자(523명) 가운데 가해화물차에서 발생한 사망자(346명) 비율을 따져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전체 평균은 66.2%이지만 1t 이하 화물차는 사고 사망자 중 무려 88.7%(110명)가 가해 화물차에서 나왔다. 25t 이상은 상대적으로 낮은 40.9%였다. 
 지난 5월 수도권 제1순환선에서 발생한 소형화물차 추돌사고. 운전석이 심하게 부서졌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지난 5월 수도권 제1순환선에서 발생한 소형화물차 추돌사고. 운전석이 심하게 부서졌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도공 관계자는 "소형화물차는 앞범퍼에서 운전대까지의 길이가 짧고, 지면으로부터 운전석 높이가 상대적으로 낮아 다른 큰 화물차와 충돌 때 운전석 공간이 심하게 부서지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이로 인해 운전자가 입는 충격이 훨씬 더 커진다"고 말했다.  
 
 국내에 등록된 화물차 359만여대 중 80.6%인 290만대가 1t 이하 화물차다. 이처럼 소형화물차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데다 사망사고도 빈발하지만, 소형화물차는 첨단 안전장치 설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현행 규정상 8.5t 이상 대형화물차는 전방충돌방지보조장치와 차로이탈경고장치를 의무적으로 달게 돼 있다. 또 총중량이 3.5t을 초과하는 화물차부터는 최고속도가 시속 90㎞를 넘지 못하도록 최고속도제한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1t 이하 소형화물차는 현행 규정상 첨단안전장치를 장착할 의무가 없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1t 이하 소형화물차는 현행 규정상 첨단안전장치를 장착할 의무가 없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그러나 1t 이하 소형화물차는 이런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모든 안전장치가 필수가 아닌 옵션(선택 사항)으로 되어 있는 탓에 비용 부담 등을 꺼려 부착하는 경우가 드물다.   
 
 도공의 김경일 교통본부장은 "소형화물차 교통사고와 사망자를 줄이려면 1t 이하 화물차에도 안전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해야 한다"며 "신규 차량은 기본 장착토록 하고, 기존 차량은 보조금 지원과 보험료 할인 등을 통해 안전장치 부착을 유도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소형화물차를 캡오버 형(앞범퍼와 운전석이 거의 붙어있는 구조) 대신 엔진룸이 운전석 앞에 있는 세미보닛형으로 바꿔 유사시 운전자가 받는 충격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g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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