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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오뚜기·JYP·안랩…59개 기업, 옵티머스에 죄다 당했다

중앙일보 2020.10.19 00:02 종합 5면 지면보기
법무부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라임 사건에 대한 수사 지휘 미진을 공개 지적하며 별도의 수사팀 구성 가능성을 시사한 18일 검찰 직원들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출입문을 통해 오가고 있다. [뉴스1]

법무부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라임 사건에 대한 수사 지휘 미진을 공개 지적하며 별도의 수사팀 구성 가능성을 시사한 18일 검찰 직원들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출입문을 통해 오가고 있다. [뉴스1]

‘펀드 환매 사기’로 5000억원대 피해를 초래한 옵티머스 펀드에 한화·넥센·오뚜기 등 국내 유명 기업도 대거 가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 ·건국대 등 공공기관·대학도
상당수, 환매중단 뒤 투자금 잃은 듯

업계 “영향력 있는 인사 도움 없이
유력 기업들 대거 투자 쉽지 않아”

18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옵티머스 투자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상장회사는 유가증권시장 12개, 코스닥시장 47개 등 59개다. 해당 명단에는 옵티머스가 공공기관 매출채권 펀드를 처음 판매하기 시작한 2017년 6월부터 환매 중단을 선언한 올 6월까지 3년간 전체 펀드계약(3359건) 내용이 담겼다. 상장사뿐 아니라 유명 자산가도 포함됐다. 총판매액은 1조5797억원에 달한다. 이 중 펀드 판매 이후 환매 등이 진행되면서 현재 환매가 중단된 금액은 5000억원대로 추정된다.
 
펀드 가입자 명단에는 한화종합화학을 비롯해 LS일렉트릭, STX건설, 오뚜기, BGF리테일, JYP엔터테인먼트, 안랩, 콜텍 등 유명 기업과 상장사들이 두루 포함됐다. 네 차례에 걸쳐 투자를 진행한 한화종합화학 관계자는 “자금 운용 차원에서 2019년 투자한 뒤 그해 모두 회수했다”며 “현재 투자금액은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배경은 알 수 없지만 수익성을 보고 유망하다는 판단하에 들어간 단순 투자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예금 이자보다 안정적인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기 위해 옵티머스 펀드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들 59곳 상장사 중 상당수는 환매 중단으로 투자금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는 상반기 실적에 투자 손실을 반영한 곳도 있다. 제약·바이오 코스닥 상장사인 에이치엘비가 6월에 300억원, 계열사인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4월에 100억원을 투자했다가 전액 손실을 보았다고 발표했다. 연예기획사인 JYP엔터테인먼트도 NH투자증권을 통해 40억원을 투자했다가 30%(12억원)를 잃은 것으로 공시했다.
 
LS일렉트릭(옛 LS산전) 자회사인 LS메탈은 50억원을 옵티머스에 투자했다가 15억원(30%)의 손실을 봤다. 넥센타이어의 모기업인 넥센은 투자금 31억원 중 10억원을 평가손실로 반영했다. 드라마 제작사 에이스토리 역시 90억원을 넣었다가 상반기에만 순손실 96억원을 기록했다. 기업뿐 아니라 국내 공공기관과 대학도 옵티머스 펀드에 가입했다가 환매 중단 사태로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과 마사회, 농어촌공사,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등 공공기관은 물론 성균관대, 한남대와 건국대, 한국전력공사 사내 근로복지기금 등도 수십억원씩 옵티머스 펀드에 가입했다.
 
투자자 리스트에는 법인·기관뿐 아니라 유명 기업 오너 이름들도 포함됐다.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과 동일한 이름인 가입자가 11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LG그룹 일가에서는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동일 이름이 5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적혀 있다. 해당 기업들은 “오너 등 당사자가 투자했는지는 개인정보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투자 업계에선 특정 사모펀드에 유력 기업들이 대거 투자한 것을 두고 영향력 있는 인사의 도움이 없으면 쉽지 않은 일이란 평가를 하고 있다. 손해를 본 상당수 기업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를 거쳐 손해배상을 받는 쪽을 추진하고, 법정 소송도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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