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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PM 닉쿤 "폭력 안돼"…태국 시위 물대포 진압에 비판 목소리

중앙일보 2020.10.18 18:48
태국 정부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물대포를 동원해 민주화 시위대를 강제 해산한 데 대해 가수 닉쿤이 자신의 트위터에 정부의 폭력적 진압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태국인들에게 지지를 얻고 있다. 한국 그룹 2PM의 멤버인 그는 태국인이다.  
 

태국 반정부 시위에 물대포 진압하자
닉쿤 등 태국 연예인들 비판 목소리 내놔
'5인 이상 시위 금지' 명령에도 시위 계속

그룹 2PM의 멤버인 닉쿤. 태국 정부가 물대포로 시위대를 진압한 데 대해 트위터에 비판 글을 남겼다. [AFP=연합뉴스]

그룹 2PM의 멤버인 닉쿤. 태국 정부가 물대포로 시위대를 진압한 데 대해 트위터에 비판 글을 남겼다. [AFP=연합뉴스]

닉쿤은 17일 팔로워가 690만명인 자신의 태국어 트위터 계정에 "폭력 사용은 수수방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썼다. 또 "폭력은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면서 "모두 몸조심하고 잘 지내길 바란다"고 했다. 이 트윗은 불과 하루 만에 4만5000여 차례 리트윗됐다.
 
닉쿤이 트위터에 남긴 태국 정부 비판 글. [닉쿤 트위터 캡처]

닉쿤이 트위터에 남긴 태국 정부 비판 글. [닉쿤 트위터 캡처]

태국에선 수개월째 청년들을 중심으로 정치 개혁과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는 민주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방콕에서 열린 시위에 수만 명이 몰리자 태국 정부는 15일 5명 이상 모인 집회를 금지하는 비상조치를 발령했다. 또 14일 시위에 참여한 20여 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지난 16일 태국 민주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물대포를 쏘고 있다. 시위대는 우산을 펼쳐 물을 피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16일 태국 민주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물대포를 쏘고 있다. 시위대는 우산을 펼쳐 물을 피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하지만 시위대가 굴하지 않고 민주화 시위를 이어가자 정부는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18일 태국 방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16일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대를 강제 해산했다. 17일엔 시위대가 모이지 못하게 하기 위해 방콕 시내 도시철도와 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시키고, 일부 도로와 민주주의 기념탑 등 집회 예상 구역을 봉쇄했다. 
 
하지만 시위 주최 측은 경찰을 따돌리기 위해 집회 1~2시간 전에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 시위 장소를 공지했는데, 수만 명이 걸어오거나 오토바이·택시 등을 이용해 집회 장소로 왔다. 또 방콕 이외에도 여러 주에서 소규모로 민주화 시위가 산발적으로 이뤄졌다.  
 
물대포를 피하기 위해 우산을 쓴 태국 민주화 시위대. [EPA=연합뉴스]

물대포를 피하기 위해 우산을 쓴 태국 민주화 시위대. [EPA=연합뉴스]

이날은 시위 참가자들이 자진 해산하고, 경찰도 강제 해산을 시도하지 않아 전날과 같은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주최 측은 18일에도 민주화 시위를 이어간다고 밝혔다.
 
태국의 반정부 시위는 기득권층을 향한 태국 국민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야당을 강제 해산하는 등 반대 세력을 탄압하고 있다. 또 입헌군주제인 태국의 왕실이 막대한 공적 자금을 쓰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워진 민생을 돌보지 않는 데 대해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태국 민주화 시위 현장에서 한 참가자가 세 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7일 태국 민주화 시위 현장에서 한 참가자가 세 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자산이 400억 달러(약 45조7200억원)에 이르는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은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수티다 왕비 등 가족과 함께 독일로 떠나 수개월간 호화로운 휴가를 즐기다 태국으로 돌아왔다.
 
관광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태국은 그사이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시위대는 세금이 투입되는 왕실 예산 축소, 왕의 개인 재산과 왕실 재산 분리 등 왕실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14일 일부 시위대는 수티다 왕비가 탄 차량을 향해 왕실에 대한 반감의 표시로 세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세 손가락 경례'는 영화 '헝거 게임'에 등장한 저항의 제스처에서 따온 것으로 이번 민주화 시위의 상징처럼 됐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닉쿤 이외에 태국의 다른 연예인들도 정부의 민주화 시위 강경 대응을 비판하고 있다.  
 
1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민주화 시위. [EPA=연합뉴스]

1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민주화 시위. [EPA=연합뉴스]

'미스 유니버스 타일랜드' 우승자인 아만다 오브담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방패를 휘두르는 전경에 홀로 맞서는 시민의 사진을 올리면서 "당신의 직업은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지, 해치는 것이 아니다"라고 썼다.
 
또 TV 스타인 마리아 린 에렌도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시위대에 대한 대응은 완전히 부당했다"고 지적했다. 현지 걸그룹 BNK48의 멤버인 밀린 독티안은 페이스북에서 "우리가 진정한 민주주의를 갖게 된다면 몸조심하라는 말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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