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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찌르고 몇분 뒤 사라진다···日 열도 뒤덮은 악취 미스터리

중앙일보 2020.10.18 16:05
도쿄 인근 가나가와(神奈川)현에서 지난 6월부터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주민들의 신고가 잇따르고 있으나 관계 당국이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6월부터 "이상한 냄새" 신고 300건 넘어
가솔린 성분 이소펜탄, 펜탄 등 포함
당국 "자연발생, 인공발생 알 수 없어"

냄새의 시작은 가나가와현 남부의 미우라반도(三浦半島)였다. 그러나 최근엔 요코하마(横浜)시, 요코스카(横須賀)시로 신고지가 점차 북상하고 있다. 게다가 한 달에 한 번꼴이었던 악취 신고가 10월 들어선 점차 잦아져 지난주엔 매일 신고가 접수됐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신고 접수 건수는 300건을 넘었다.
 
신고 내용을 보면 “가스 냄새가 난다”, “고무가 타는 냄새가 난다”, “계란 썩는 냄새와 비슷하다”는 등 악취이기는 하지만 신고자마다 진술 내용도 다르다. 냄새는 5~20분 정도 뒤엔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솔린 성분 나왔지만 “원인 몰라”…‘미궁 속으로’

주민들의 불안이 계속되면서 행정당국이 원인 조사에 나섰지만, 사건은 점차 미궁으로 빠지는 분위기다.
 
가나가와현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미우라반도에서 발생하고 있는 악취의 성분 분석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TV아사히 캡쳐]

가나가와현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미우라반도에서 발생하고 있는 악취의 성분 분석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TV아사히 캡쳐]

가나가와현이 지난 16일 요코하마시와 요코스카시에서 채취한 공기를 분석한 결과, 공통적으로 가솔린이 기화할 때 발생하는 화학물질인 이소펜탄, 펜탄, 부탄 등이 일반 대기보다 7~14배 많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화학제품의 원재료로 쓰이는 에틸렌, 아세틸렌도 검출됐다. 하지만 냄새의 원인에 대해선 “어디에나 있는 물질이기 때문에 발생원을 특정하기가 쉽지 않다”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보다 앞서 12일 분석 결과를 발표한 요코하마시 측은 “이들 물질이 어디서 발생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 “자연 발생인지 인공 발생인지를 포함해 현시점에선 상정 불가능”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가능성 1. 석유 탱크의 균열 혹은 고장? 

냄새의 원인에 대해 현재까지 제기된 가능성은 3가지다. 우선 인공 성분인 이소펜탄이 검출된 점으로 미뤄 석유탱크에 균열이 생기는 등 고장이 발생했을 가능성이다.
 
요코하마 국립대 우라노 고헤이(浦野紘平) 명예교수(환경안전학)는 도쿄신문에 “석유를 탱크에 넣을 때마다, 탱크 안의 배기가스가 밖으로 나온다. 정화장치가 있어 보통은 가스가 밖으로 나오지 않지만, 균열 등이 있다면 새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도쿄만을 지나다니는 석유 운반선이 가스를 배출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는 데 대해 우라노 교수는 “항구 옆에서 가스 배출을 하는 건 금지돼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가능성 2. 플랑크톤 대량 분해 유황 발생?

또 다른 가능성은 플랑크톤의 대량 발생에 의한 ‘청조(青潮)’ 현상이다. 플랑크톤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유황이 발생하면서 계란 썩는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도카이대 야마다 요시히코(山田吉彦) 교수는 “청조 현상은 보통 봄에서 여름 사이에 도쿄만에서 발생하지만, 올해는 해수 온도가 높아져 10월에도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냄새가 나는 장소도 북상한 것이라는 얘기다.
 

가능성 3. 대지진 직전 악취 발생? 

간토(関東) 대지진 직전에 악취가 났다는 기록이 있었다며 “대지진의 전조”라는 주장도 나온다.
 
리쓰메이칸대학 환태평양문명연구센터 다카하시 마나부(高橋学) 특임교수는 “지하에서 암석 등이 깨질 때 타는 냄새가 난다. 대지진의 전조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경계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도쿄대학 지진연구소의 고케쓰 가즈키(纐纈一起) 교수는 TV아사히에 “미우라 반도에 있는 활성 단층과 냄새 신고가 있었던 지점이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지진 가능성을 낮게 봤다.
 
도쿄=윤설영 특파원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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