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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이 폐사는 예견된 일”…제주 수조속 돌고래, “바다 방류하라”

중앙일보 2020.10.18 15:00
지난 4월 2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들이 떼지어 헤엄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2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들이 떼지어 헤엄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 마린파크에서 돌고래 ‘안덕이’가 지난 8월 폐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동물단체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안덕이는 2011년 일본의 다이지 마을 앞바다에서 잡힌 뒤 제주로 들여온 ‘큰돌고래’ 개체다.
 

제주 한 테마파크서 돌고래 안덕이 폐사
10년간 수조속 돌고래 3년내 폐사 20마리

 돌고래보호단체인 핫핑크돌핀스는 18일 “마린파크에 남은 돌고래들을 즉각 방류하거나 바다쉼터를 만들어 보호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마린파크의 돌고래 폐사는 예견된 일”이라고 주장하며 해양수산부가 실시한 ‘수족관 서식실태 점검’ 결과를 방류를 요구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마린파크의 경우 수질 관리방법 보완·보유생물 검사 및 관리 부족, 돌고래의 정형행동 등 타 기관보다 지적사항이 많았다”는 게 이유다.
 
 정형행동은 일종의 스트레스성 질환에 의한 이상 행동이다.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습성을 지닌 돌고래가 심리적·정신적으로 큰 불안을 느껴 한쪽에 머물며 수면 위에 둥둥 떠 있거나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상태를 보이는 게 대표적이다. 조약골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는 “관광객들은 돌고래가 쉬고 있구나 착각할 수도 있지만, 이런 정형행동은 사실 돌고래에게는 가장 심각한 상황임을 알려주는 모습”이라며 “이런 모습을 꾸준히 보이는 돌고래들은 언제 폐사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해수부의 기관별 점검에서도 ‘체험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생물과 접촉시 사전 방역 조치 미흡’을 지적했다”며 “마린파크는 안덕이의 죽음에 대해 ‘면역력 저하에 따른 노령사’라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핫핑키돌핀스가 지난 13일 마린파크 앞에서 큰돌고래 안덕이 폐사와 관련해 팻말을 들고 고래류 전시체험공연 중단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 핫핑크돌핀스]

핫핑키돌핀스가 지난 13일 마린파크 앞에서 큰돌고래 안덕이 폐사와 관련해 팻말을 들고 고래류 전시체험공연 중단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 핫핑크돌핀스]

 
 올해 폐사한 돌고래는 지난 7월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의 벨루가 돌고래인 ‘루이’, 같은 달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의 큰돌고래 ‘고장수’, 마린파크의 큰돌고래 ‘안덕이’까지 모두 세 마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내 수족관에 도입되거나 출생한 뒤 폐사한 돌고래 31마리 중 64.4%(20마리)가 3년 내에 폐사했다.  
 
 마린파크 관계자는 “우리도 안덕이의 죽음에 충격이 크고, 돌고래를 돈벌이로만 생각하지 않는다”며 “돌고래들이 좋아하는 먹이는 물론 건강을 위한 영양제 등을 아낌없이 주고 있으며, 돌고래들이 한 번 먹이를 먹지 않아도 비상이 걸릴 정도로 세심하게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바다에 사는 돌고래(남방큰돌고래) 개체 수는 2008년 124마리에서 2009년 114마리, 2010년 105마리로 줄었다가, 2017년 117마리, 2020년 현재 120여 마리 수준으로 회복됐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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