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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보물된 1700년 전 가야의 유리 구슬 목걸이

중앙일보 2020.10.18 15:00

[더,오래] 민은미의 내가 몰랐던 주얼리(53)

1700년 전 가야 목걸이(2) 재질과 색감 
최근 가야 시대를 대표하는 목걸이 3점이 공개됐다. 김해 대성동 및 양동리 고분에서 출토된 것이다. 가야인은 수정이나 마노를 주판알 모양으로 깎거나 유리 곡옥이나 둥근 옥을 만들어 목걸이로 착용했다. 구슬의 재질도 금, 은, 유리, 금박 입힌 유리, 수정, 호박, 비취 등으로 다양하며, 형태도 판옥(板屋, 편평하게 가공한 옥제품), 곡옥, 대롱옥(대롱처럼 기다란 형태의 옥제품), 다면옥(多面玉, 여러 면을 깎은 옥제품) 등 다채로운 것이 특징이다.
 
이번에 공개된 가야 목걸이 3점은 ‘철의 왕국’으로만 주로 알려져 있는 가야가 다양한 유리 제품 가공 능력도 뛰어나 고유한 장신구 문화를 형성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이다. 고대 구슬 제작방법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주형(鑄型) 기법으로, 일정한 틀에 재료를 녹여 부어서 만드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잡아 늘리기 기법’으로, 녹인 유리질 속에 막대를 넣고 잡아 늘려 식힌 다음 일정한 크기로 자르는 방식이다. 가야 목걸이의 유리 구슬은 이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해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재질과 색감을 다채롭게 구성한 것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1700년 전 가야 목걸이에 사용한 보석을 소개한다.
 
김해 양동리 322호분 출토 목걸이(수정). [사진 문화재청]

김해 양동리 322호분 출토 목걸이(수정). [사진 문화재청]

 
수정
투명한 색을 띠는 석영을 흔히 수정(Quartz)이라고도 한다. 아름다운 빛깔과 경도 7의 단단함으로 인해 수정을 이용한 귀금속은 널리 사랑받고 있다. 철제 공구를 이용해 제작하는 수정제 구슬 및 각종 장신구는 철기시대의 중요한 위세품으로 알려져 있다. 수정 내에 포함된 미량의 원소에 의해 수정은 다양한 색으로 나타난다. 색상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 보라색을 띠는 자수정(Amethyst), 황색을 보이는 황수정(Citrine) 등이 있다.

 
김해 양동리 322호분 출토 목걸이. 곡옥(파란색), 마노구슬(주황색) 세부.

김해 양동리 322호분 출토 목걸이. 곡옥(파란색), 마노구슬(주황색) 세부.



마노

마노는 수정과 같은 석영광물로서, 일반적으로 반투명하나 빛깔이 아름답고 다양해 장신구로 이용됐다. 우리 나라에서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가공하기 시작했다. 원석의 모양이 말의 뇌수(腦髓; 머릿골)를 닮았다고 해 ‘마노’라고 부른다. 마노의 빛깔은 매우 다양해 세밀히 분류하면 수백종에 이르나, 크게 붉은색과 누런색으로 나눌 수 있다. 이번에 출토된 목걸이에는 주황색 마노가 사용되었다. 수정과 마노가 비교적 단단한 재질의 보석이어서인지 1700년이라는 긴 시간에도 불구하고 출토 당시 보석의 상태가 좋은 편이었다.

 
김해 대성동 76호분 출토 목걸이.

김해 대성동 76호분 출토 목걸이.

김해 대성동 76호분 목걸이. 유리구슬 출토 모습.

김해 대성동 76호분 목걸이. 유리구슬 출토 모습.



유리

유리는 투명한 비결정 고체다. 가장 간단한 형태의 유리는 모래(규사), 석회(탄산칼슘), 소다(탄산나트륨)를 고온으로 녹인 후 급속히 냉각시켜 만든다. 유리는 자유자재로 형태를 변형시킬 수 있고 다양한 색상도 연출할 수 있어 고대부터 귀중하게 다루어졌다. 대략 기원전 1세기까지는 매우 귀해 거의 귀족만 소유할 수 있었다. 곡옥(曲玉, 옥을 반달 모양으로 다듬어 끈에 꿰어 장식으로 쓰던 구슬)·귀걸이·인조 보석 등 장식품의 소재로 불투명 색유리를 사용했다. 이번에 출토된 가야 목걸이에는 파란색 유리가 사용됐다.
 
가야 목걸이 3점의 빼어난 아름다움과 화려함은 무색 투명한 수정 구슬, 붉은색의 마노, 푸른색의 유리 구슬의 조화 및 그로 인한 다채로운 색감에서 나온다. 3세기 가야의 지배계층 사이에서 애호한 것으로 보이는 이들 목걸이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장신구이자 위세품으로서 역사‧학술‧예술적 가치를 지닌 보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정교하고 수준 높은 가야인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자랑스러운 보물을 감상해본다.
 
주얼리 마켓 리서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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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은미 민은미 주얼리 마켓 리서처 필진

[민은미의 내가 몰랐던 주얼리] 주얼리가 좋아서 주얼리회사에 다녔다. 명품회사에서 세일즈 매니저로 18년간 일했다. 주얼리는 소중한 순간을 담는 물건이다. 돌아보면 누구에게나 인생 여정과 함께 해온 주얼리가 있다. 주얼리 박스는 누구에게나 설렘을 안겨준다. 나를 빛나게, 세상을 빛나게 만드는 주얼리 이야기. 창 넓은 카페에서 편안한 의자에 앉아, 차 한 잔 같이 하는 마음으로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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