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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온 귀한 일손들?" 코로나 시대, 과메기 말리는 외국인 근로자들

중앙일보 2020.10.18 13:00
지난해 겨울 건조 중인 포항 과메기. 연합뉴스

지난해 겨울 건조 중인 포항 과메기. 연합뉴스

본격적인 과메기철(11월∼이듬해 3월)을 앞두고 경북 포항 일대가 분주하다. 국내에서 팔리는 과메기 대부분이 포항에서 생산되고 있어 과메기 가공을 위한 '일손'도 그만큼 많아지는 시기여서다.
 

이달 말 90여명 포항 과메기 덕장 투입 예정
비자 만료 앞둔 국내 체류 외국인 근로자들

 과메기는 꽁치를 짚으로 엮은 뒤 바닷가 덕장에 매달아 찬바람에 얼렸다 녹이기를 반복해 존득존득하게 말린 것이다. 속살이 곶감처럼 불그스레한 게 특징이다. 요즘은 꽁치 배를 반으로 가른 뒤 내장을 꺼내고, 사나흘 건조한 '배지기' 과메기도 많이 만든다. 
 
 그동안 포항의 과메기 일손은 다른 농·어촌처럼 국제결혼 이주여성이나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주로 맡았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상황이 달라졌다. 자가격리 및 항공편 문제 등으로 해외 입국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외국인 근로자들의 도움을 받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이에 포항시는 고심 끝에 과메기 작업에 투입될 외국인 근로자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예년처럼 외국에서 근로자를 데려오는 게 아니라, 국내에 체류 중인 근로자 가운데 비자가 만료됐거나 만료를 앞둔 외국인 근로자의 일손을 빌리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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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종용 포항시 수산진흥과장은 "법무부를 통해 과메기 덕장에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비자 연장, 취업 허용 등에 대한 허가를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와 농림부에서 최근 국내 체류 외국인 근로자들의 비자 문제를 일부 손질해 농·어촌에서 한시적으로 일을 더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만들었는데, 이를 지자체 차원에서 포항이 처음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항시를 통해 과메기 덕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비자 만료 여부와 상관없이 3개월에서 5개월 한시적 국내 체류 연장과 합법적 취업이 가능하다. 단, 비자가 만료됐거나, 만료를 앞둔 국내 방문 동거(F-1) 비자와 비전문취업(E-9) 비자를 소지한 외국인들만 대상이다. 
 
지난해 겨울 포항에서 건조중인 과메기. 연합뉴스

지난해 겨울 포항에서 건조중인 과메기. 연합뉴스

 포항시는 18일 현재 베트남·태국 등 90여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우선 모집한 상태다. 전국 지자체와 결혼이주여성, 고용노동부 등에 도움을 받아 근로자를 구했다. 이들은 이달 말부터 포항 과메기 건조 작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과메기 업체들은 기존처럼 근로자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월급(180여만원)을 지급한다고 포항시 측은 전했다. 
 
 한편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농·어촌의 일손 부족 문제가 커지고 있다. 해외 입국자 가운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자꾸 나오자 정부가 외국인 계절근로제 근로자에 대한 입국 규제를 강화해서다. 실제 지난 7월에는 항공편을 이용해 경북 영양에 고추를 따러 오기로 한 베트남 근로자 380여명의 '한국행'이 취소된 바 있다.
 
포항=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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