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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퇴직연금 절로 불리는 복리 효과와 ‘이것’

중앙일보 2020.10.17 14:00

[더,오래] 김성일의 퇴직연금 이야기(67)

퇴직연금은 장기간에 걸쳐 운용하는 제도이므로 수익률에 따른 복리효과는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더 커진다. [사진 pixabay]

퇴직연금은 장기간에 걸쳐 운용하는 제도이므로 수익률에 따른 복리효과는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더 커진다. [사진 pixabay]

 
최근 NH증권 100세시대연구소에서 발간하는 ‘THE 100 Report’에 ‘퇴직연금도 노후자산’이란 글이 실렸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퇴직연금은 장기간에 걸쳐 운용하는 제도이므로 수익률에 따른 복리효과는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더 커진다는 것이다. 아래의〈표1〉과 [그림1]에서 보듯이 퇴직연금에 매년 300만 원씩 적립하고 운용수익률이 연 2%와 연 5%라고 가정해보자. 적립 기간이 10년인 경우 적립금액은 각각 3285만 원과 3773만 원으로 그 차이가 약 500만 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30년으로 적립 기간을 늘리면  각각 1억2170만 원과 1억9932만 원으로 그 차이가 약 8000만 원으로 벌어진다.
 
 
물론 이 결과는 어디까지나 추정에 불과하다. 그리고 복리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대상자는 입사 초기부터 퇴직연금을 장기운용하고 수익률 5%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경우에만 해당하기 때문에 계산은 쉽지만, 현실적으로 지켜지기는 매우 어려울 수 있다. 

 
사실 퇴직연금제에서는 복리 효과가 단순히 수익률과 기간에 의해서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세금효과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복리의 폭이 더 커진다. 다시 말해서 운용 기간 동안 발생하는 운용 수익은 과세이연되기 때문에 수익이 다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가 마련돼 위의 단순 계산보다 금액이 더 많아지는 결과가 생기게 된다. 또 월 적립금이 300만원으로 고정되는 것으로 가정했는데, 근속연수에 따라 적립금이 증가하게 되므로 ‘자동증액투자’ 효과가 나타난다. 이 효과는 가입자가 굳이 애를 쓰지 않아도 자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복리효과와 자동증액투자 효과, 이 두 가지가 상호 보완적인 시너지를 내게 된다. 
 
여기에는 투자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자산운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현재와 같이 금리가 계속 하락하는데도 불구하고 원리금 보장상품으로 자산운용을 한다면 그야말로 ‘연목구어(緣木求魚)’일 수밖에 없다.

 
다행히 한 가지 바람직한 현상이 퇴직연금 자산운용에서 나타나고 있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자산운용을 하기 시작했고, 수익도 상당한 수준으로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아래의 〈표2〉에서 노란색 점선 부분의 IRP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IRP에서는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이 25.5%로 DC(확정기여)형15.7%, DB(확정급여)형  5.4%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수익률도 7.51%로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DC형은 약간 높은 7.63%였지만 DB형은 같은 실적배당형 상품이라도 3.88%에 지나지 않는데, 이는 안정 지향적 펀드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IRP에는 대기성 자금이 9.5%나 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아마도 시장 추이를 보면서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처럼 IRP는 적립금 운용에서 적절한 실적배당형 상품 편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도 아직 IRP의 전체 수익률은 2.99%로 DC형 수익률 2.83%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IRP의 원리금 보장상품 금리가 1.52%로 DC형의 1.94%보다 낮다는 점을 고려할 때 비슷한 수익률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만약 원리금 보장상품 금리가 동등했다면 개인형 IRP 전체 수익률은 단순 계산으로 3.41%까지 상승할 수 있었다. 원리금 보장상품 수익률이 낮은 것은 개인형 IRP 가입자는 협상력이 낮고 적립금이 적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가입자 보호 차원에서 당국의 개입이 어느 정도 필요해 보인다.
 
그럼 왜 IRP 가입자는 실적배당형 상품을 선호하는 것일까? IRP 가입자는 어느 정도 자산운용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퇴직연금이 노후 효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산운용이 꼭 필요하고 이를 위해 가입자 스스로가 연구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IRP의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비중은 꾸준히 상승할 것이다. 그리고 부침은 있을지라도 수익률도 장기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결국 퇴직연금은 자본시장의 힘을 믿고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중수익을 올릴 수 있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CGGC(Consulting Group Good Company)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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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 김성일 CGGC(Consulting Group Good Company) 대표 필진

[김성일의 퇴직연금 이야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급속히 고령화하는 나라입니다. 100세 시대를 온전히 살아가려면 자산을 연금화해 오래 쓰도록 해야 합니다. 퇴직연금제를 활용하는 개인이 늘고 있는 건 그래서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활용도는 낮은 수준입니다. 퇴직연금제는 앞으로 수 년 내 직장인의 가입이 의무화될 뿐 아니라 모든 소득이 있는 사람에게 개방될 전망입니다. 미국에선 우리의 퇴직연금제에 해당하는 401K 도입으로 월급쟁이 연금 부자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노후생활의 안착을 책임질 퇴직연금 활용법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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