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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자녀에게 집 싸게 넘기고 싶은데, 세금 문제는

중앙일보 2020.10.17 07:00

[더,오래]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71)

일시적 2주택자인 고씨는 종전에 거주하던 주택을 기한 내에 팔아야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9억원 초과분은 과세)를 받을 수 있지만, 워낙 아끼던 집이다 보니 팔기가 망설여진다. [사진 pxhere]

일시적 2주택자인 고씨는 종전에 거주하던 주택을 기한 내에 팔아야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9억원 초과분은 과세)를 받을 수 있지만, 워낙 아끼던 집이다 보니 팔기가 망설여진다. [사진 pxhere]



Q 고씨는 일시적 2주택자다. 종전에 거주하던 주택을 기한 내에 팔아야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9억원 초과분은 과세)를 받을 수 있지만 고씨가 워낙 아끼던 집이다 보니 팔기가 망설여진다. 더구나 주변 여건이 좋아지면서 향후 집값도 더 오를거라는 기대 때문에 남에게 팔기도 아깝다. 그래서 이왕이면 고씨는 아들에게 시가보다 좀 싸게 양도하려 하는데 문제가 없는걸까?


A 고씨와 같은 일시적 2주택자의 경우 다양한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는 것보다 차라리 무주택자인 자녀에게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양도하려는 사람이 많아졌다. 자녀에게 싸게 팔면 부모는 양도세나 보유세 부담도 줄이고, 또한 자녀는 싸게 살 수 있으니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이처럼 자녀에게 저가로 양도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세금 문제에 대해서는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시가의 30% 이상 싸게 팔면 증여세 과세

만일 고씨가 아들에게 집을 시가보다 싸게 판다면 깎아준 그 금액만큼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다 그렇지는 않다. 세법에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저가로 양도한 경우 그 거래금액과 시가의 차액, 즉 할인금액이 시가의 30% 또는 3억원을 넘는 경우에만 증여세를 과세한다. 반대로 말하면 시가의 30% 또는 3억원을 넘지 않을 정도로만 할인해서 양도한다면 자녀에게 증여세를 부과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만일 고씨가 양도하려는 집의 시가가 15억 원이지만 아들에게 10억 원만 받고 양도한다면 어떻게 될까? 고씨가 할인해 준 금액(시가와의 차이)은 5억 원으로 기준금액인 3억 원을 넘었으므로 아들은 증여세를 내야 한다. 다만 고씨가 할인해 준 5억 원에 대해서 모두 증여세가 과세되는 것은 아니다. 할인금액에서 시가의 30%(4억 5천만 원)와 3억원 중 작은 금액인 3억원을 공제한 2억 원에 대한 증여세만 내면 된다.
 
만일 고씨가 증여세 문제가 생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싸게 팔려면 양도가액을 얼마로 해야 할까? 최소 12억원 이상으로 양도한다면 아들에게 증여세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고씨가 깎아준 3억원에 대해서는 아들이 이익을 본 게 사실이지만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물론 싸게 산 만큼 향후 아들의 양도세 부담은 그만큼 커진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거래일 전후 총 9개월 기간 중 매매사례가액이 곧 시가

만일 고씨의 주택이 아파트라면 동일한 단지의 유사한 아파트의 매매사례가액을 살펴 보아야 하는데 이는 인터넷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서 조회가 가능하다. [사진 pxhere]

만일 고씨의 주택이 아파트라면 동일한 단지의 유사한 아파트의 매매사례가액을 살펴 보아야 하는데 이는 인터넷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서 조회가 가능하다. [사진 pxhere]

 
그럼 주택의 시가는 어떤 기준으로 정해지는 것일까? 세법에서는 기준일 이전 6개월과 이후 3개월까지 총 9개월의 기간 내에 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 등이 있는 경우 그 가액을 시가로 본다. 만일 고씨의 주택이 아파트라면 동일한 단지의 유사한 아파트의 매매사례가액을 살펴 보아야 하는데 이는 인터넷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서 조회가 가능하다.
 
어떤 아파트를 유사하다고 보는지의 기준도 명확히 알아둬야 한다. 세법에서는 다음 세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춘 아파트를 유사한 아파트로 인정한다. 내 아파트와 동일한 단지에 있어야 하며, 내 아파트와 전용면적의 차이가 5% 이내이면서 동시에 기준시가(공동주택 공시가격)의 차이가 5% 이내인 아파트이어야 한다. 요약하면 동일한 단지 내에 전용면적과 기준시가까지 ±5% 이내 아파트의 매매사례가액만을 시가로 본다는 이야기다.
 
만일 이 요건을 완벽히 갖춘 유사 아파트의 매매사례가액이 평가기간(9개월) 내에 여러 개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에는 기준일 전후 가장 가까운 날의 매매사례가액을 시가로 우선 인정한다.
 

양도세 부과 기준은 시가

자녀에게 싸게 팔았으니 부모의 양도세도 줄어들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세법에서는 가족 간에 시가보다 저가로 매매할 경우 이를 양도세 부담을 부당하게 줄이려는 시도로 판단해 양도세를 추징할 수 있다. 다만 앞서 설명한 증여세와는 달리 양도세에서는 할인금액이 시가의 5% 또는 3억원을 넘어서야만 이를 부당행위로 보고 시가대로 양도세를 계산하도록 하고 있다. 만일 고씨의 경우 아들에게 시가 15억 원이 아닌 12억 원에 양도한다면 아들에게 증여세 문제는 없겠지만 할인금액이 시가의 5%(7500만원)을 넘기 때문에 이를 부당행위로 보아 고씨는 양도세 계산 시 양도가액을 12억원이 아닌 15억원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에 대한 저가 거래로는 양도세를 줄일 수는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더구나 동일 세대원인 자녀에게 양도할 경우 양도세 비과세는 적용받지 못한다는 것도 염두해 두어야 한다.
 
또한 주의할 점은 부모·자녀 간 매매거래는 국세청의 이목을 끌 수 있다는 점이다. 세무서는 부모‧자녀의 부동산 거래에 대해 그 매매대금이 실제로 오고 갔는지 반드시 점검을 한다. 만일 매매계약서와 달리 자녀가 부모에게 매매대금을 주지 않았다면 이를 매매가 아닌 ‘증여’로 보아 증여세를 추징할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자녀 계좌에서 부모의 계좌로 매매대금이 지급된 사실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부모‧자녀와의 매매 거래 시 국세청은 자녀의 자금 출처를 조사할 수 있다. 이때 자녀가 고씨에게 지급한 매매대금을 자녀가 어떻게 마련했는지에 대해 꼼꼼히 따져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자녀가 충분한 소득 또는 대출금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과거 자녀의 통장 거래내역을 분석해 사전에 부모의 은밀한 증여가 있었는지를 점검한다. 그러므로 자녀와 매매 거래를 하기 전에 향후 자금 출처 조사가 진행되더라도 문제될 소지가 없는지 먼저 신중히 살펴보고 결정해야 한다. 만일 자금 출처가 충분하지 않다면 무리하게 자녀에게 매도하는 것보다 차라리 증여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경우에 따라서는 더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세무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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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준 최용준 세무법인 다솔 WM센터 3본부 대표세무사 필진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 재산을 불리기 위해선 돈을 이리저리 굴려 수익을 올리는 재테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저금리·저성장 시대라 재테크가 잘 듣지 않는다. 돈을 굴리다 오히려 재산을 까먹기 일쑤다. 그렇다고 은행에 넣어두고만 있을 수 없는 일.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수익은커녕 손실을 볼지 모른다. 방법은 있다. 비용을 줄이면 실질 수익은 올라가게 돼 있다. 세금을 절약하는 절세는 재테크 보릿고개에 실질 이익을 얻는 방법이다. 물론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징세를 강화하는 바람에 절세의 여지가 자꾸 좁아지고 있긴 하다. 그래서 더욱더 필요해지는 절세의 기술이다. 돈 많은 부자가 아닌 보통 사람도 있는 재산을 지키려면 보유해야 할 무기다. 국내 최고의 세무전문가가 생생한 사례를 통해 절세의 기술을 전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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