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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때 논란됐는데 진영 장관도 투자…공직자 사모펀드 투자 괜찮나

중앙일보 2020.10.16 18:26
지난 7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지난 7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사기·로비 의혹을 받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에 투자한 것이 알려지면서 정부 고위공직자의 사모펀드 투자 적절성에 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진영 “증권사 직원 권유로 2월 가입, 6억 투자”
‘조국 일가 투자’ 사건 때 이어 적절성 논란
“고위공직자 사모펀드 규제 필요” 여론
펀드업계에선 “사전 규제 과하다” 반론도

 
16일 행안부에 따르면 진 장관은 2005년부터 이용해 온 NH투자증권 이촌지점(서울 용산구) 직원의 권유로 올 2월 1억원, 배우자와 장남이 각 2억원, 그리고 올 3월 배우자 1억원 등 총 6억원을 옵티머스 사모펀드에 투자했다. 
 
진 장관은 이날 오후 행안부 설명자료를 통해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려 부끄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정적 상품이라는 금융기관을 설명을 듣고 단순 투자한 것이며 8~9월 환급일이나 환매가 중단돼 환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금에 대해서는 자신과 배우자의 소득, 주택 처분에 따른 저축액 등이라고 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어떻게 투자했는지는 2차로 치더라도 그 사람들은 일단 피해자로 봐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옵티머스 펀드의 주요 투자 대상이 공공기관 매출 채권이라고 했던 만큼 정부 고위공직자가 해당 펀드에 투자한 것이 적절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사모펀드 투자 의혹이 일었을 때 이어 고위공직자의 사모펀드 투자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받아 운용을 하므로 제약이 적고 금융당국 규제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에서다. 
 
김봉수 성신여대 법학과 교수는 “고위공직자가 사모펀드에 투자하면 비공개정보를 활용한 이해 충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더 큰 문제는 사모펀드를 통해 누군가 뇌물죄에 걸리지 않고 이 공직자에게 뇌물을 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뇌물을 주고 싶은 사람이 고위공직자가 가입한 사모펀드의 투자 업체를 밀어주면 펀드 수익으로 이어져 고위공직자가 자동으로 이득을 얻는다는 얘기였다. 
 
김 교수는 “사모펀드는 규제가 적어 한 곳에 몰아서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형식은 간접투자여도 직접투자처럼 될 수 있다”며 “고위공직자뿐 아니라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 같은 경제 관련 부서의 관료는 하위직이라도 사모펀드 투자를 규제하는 법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공개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의 재산 내역.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작성된 자료로 옵티머스 펀드 투자 시점 이전이어서 진 장관 일가의 해당 펀드 투자 내역은 들어있지 않다. [자료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지난 3월 공개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의 재산 내역.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작성된 자료로 옵티머스 펀드 투자 시점 이전이어서 진 장관 일가의 해당 펀드 투자 내역은 들어있지 않다. [자료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시 사모펀드를 따로 명시하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주식 투자에 관해서는 공무원윤리법상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대상자는 본인이나 배우자 등 이해관계자가 보유한 주식의 총액이 3000만원을 넘으면 한 달 안에 주식을 팔거나 백지신탁해야 한다. 보유 시에는 직무와 관련 있는지 심사를 받는다. 
 
간접투자인 펀드에 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간접투자상품으로 재산신고 항목에서 ‘예금’으로 분류한다”며 “본인이 주식처럼 사고파는 게 아니라 운용사에 맡기는 방식이라 주식처럼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 내역에는 진 장관의 옵티머스 사모펀드 투자가 포함돼 있지 않다. NH투자증권을 통한 옵티머스 펀드 투자는 올 2~3월 이뤄졌는데 재산공개 자료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작성됐기 때문이다. 재산 내역 자료에 따르면 진 장관 본인과 배우자, 자녀 등은 NH투자증권에 14억3000만원가량의 예금 잔액이 있다. 최근 1년 동안 8억7000만원 정도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진 장관 일가의 전체 예금액 가운데 NH투자증권 계좌 잔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40% 정도다. 
 
관보에 공개되는 재산내역에는 예금의 경우 금융회사명과 금액만 명시돼 있어 구체적 투자 내용을 알기 어렵다. 조 전 장관 재산 내역에서도 사모펀드 투자는 예금 항목에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와 투자 액수만 표기됐다.  
지난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문이 닫혀있다.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투자 로비 의혹에 대한 여야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문이 닫혀있다.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투자 로비 의혹에 대한 여야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20대 국회의원이던 지난해 조 전 장관 일가의 투자 의혹이 제기된 이후 재산공개 대상자의 주식 보유 규정에 사모펀드에 관한 내용을 추가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계류 상태에서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돼 폐기됐다.
 
김 위원은 “사모펀드도 재산신고 항목으로 따로 넣자는 것”이라며 “신고 대상이 아니면 이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곳을 펀드에 넣는 등의 우려가 있지만 신고 대상이면 투자에 조심하게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회적 논란이 개선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투자업계에서는 사모펀드 투자에 대한 일괄 규제는 과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는 “(진 장관의 경우) 특정 종목이 아니라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투자한다고만 알고 있었다면 큰 틀만 보고 가입한 것 아니겠나. 이해충돌이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며 “잘못이 드러났을 때 일벌백계로 유인을 막을 수는 있겠지만 사전 일괄 규제는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은경·김현예·김민상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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