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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그 뒤엔 스가 오른팔 있었다

중앙일보 2020.10.16 14:13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발생하는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16일 일본 언론들은 “정부가 이르면 이달 중 해양 방출을 정식으로 결정한다”고 전했다. TV아사히는 “이르면 27일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언론들 "이달 중 해양방출 방침 결정"
"어업 장래 망가뜨린다" 어민 강력 반발
총지휘 가지야마 경산상, 스가의 오른팔
바닷물 500배 희석 방식, 심사에 2년 걸려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은 이날 국무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오염수 처리 방침과 관련 “폐로작업을 지연시키지 않기 위해 조기에 방침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가 책임을 지고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결정 시기와 관련해선 “정해지지 않았다. 어민들로부터 들은 의견을 정리해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후쿠시마 사고 당시 방류된 방사성 물질 이동 경로.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후쿠시마 사고 당시 방류된 방사성 물질 이동 경로.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일본 정부는 올 2월 전문가회의를 통해 ‘해양방출’과 ‘증기배출’의 2개 안을 제시했다. 4월부터는 각 지자체와 농림수산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실시해왔으나, 어업계는 해양방출에 강하게 반대해왔다.
 

“사고 원전 오염수를 방출한 사례는 없다” 어업계 강력 반발 

기시 히로시(岸宏) 일본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 회장이 지난 8일 경제산업성이 주최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처분 방안 관련 의견 청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기시 히로시(岸宏) 일본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 회장이 지난 8일 경제산업성이 주최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처분 방안 관련 의견 청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정부 방침이 전해지자 어업계는 즉각 반발하고 있다.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은 "사고가 일어난 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해양으로 방출한 사례는 없다"고 지적하며 "(오염수) 보관을 계속하는 선택지도 재고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은 전날 경산상, 환경상, 관방장관 등을 차례로 면담하고 “해양방출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전어련 기시 히로시(岸宏) 회장은 “(해양방출은) 어업의 장래를 망가뜨릴 수 있다”며 반대 요청서를 가지야마 경산상에 전달했다.

 

“폐로작업 서둘러야”...물탱크 1000개 ‘흉물’ 치우고 싶은 속내 

일본 정부가 강한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해양방출 방침을 서두르기 위해 내건 이유는 폐로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 내부엔 녹아내린 핵연료가 남아있는데, 2021년부터 이를 꺼내는 작업을 시작한다. 폐로 과정의 핵심작업으로, 핵연료를 보관할 장소를 확보하기 위해선 오염수 탱크를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오염수를 담아둔 대형 물탱크가 늘어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오염수를 담아둔 대형 물탱크가 늘어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흉물처럼 자리하고 있는 1000여개의 오염수 탱크를 빨리 처분하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거대한 물탱크 단지가 주는 시각적 효과는 크다. 물탱크가 그대로 남아있을 경우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도호쿠(東北) 지역 부흥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내년 사고 10주년을 앞두고 후쿠시마현의 부흥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어업계와 달리 지역 부흥에 열을 내고 있는 후쿠시마현 오쿠마마치(大熊町), 후타바마치(双葉町) 주민들은 “물탱크를 빨리 처리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해왔다.

 
당초 국내외 여론을 감안해 올림픽 개최 이전에 방출 결정은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결국 조기에 결정을 내리기로 한 것은 이 같은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도 지난달 후쿠시마 제1원전을 찾아 “부흥과 폐로의 병행을 위해 정부가 전면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총지휘 가지야마의 아버지는 스가 총리의 ‘정치적 스승’ 

오염수 처리 등을 총지휘하는 가지야마 경산상은 스가 총리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가지야마 경산상의 아버지 고(故) 가지야마 세이로쿠(梶山清六) 전 관방장관은 스가 총리의 정치적 스승으로, 가지야마 경산상도 “스가로부터 20년간 가르침을 받아왔다”고 말한 바 있다.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 [로이터=연합뉴스]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 [로이터=연합뉴스]

스가 총리가 새 내각 출범 뒤 가지야마 경산상을 유임시킨 것도 이런 관계가 바탕이 됐다. 닛케이 신문은 “어려운 정책을 계속해서 맡기겠다는 의도가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해양방출 방침이 결정되더라도 곧바로 방출을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경산성이 제출한 방출 계획이 적절한지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를 받게 되는데, 1년 정도 예상된다. 심사 결과에 따라 원전 운용사인 도쿄전력이 설비를 제작하고, 방출개시 전에 원자력규제위원회로부터 한차례 더 심사를 받게 된다. 여기에 소요되는 시간을 총 2년으로 볼 때 실제 방출이 시작되는 건 2022년 10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심사 2년 걸려... 실제 방출은 2022년 10월 이후 될 듯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물에 약 500~600배 희석시켜 정부의 트리튬 배출 기준치의 약 40분의 1 수준으로 떨어뜨린 뒤 바다에 방출한다는 방침이다.  
 
스가 요시히데(왼쪽) 일본 총리가 지난 26일 취임 후 처음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해 도쿄전력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스가 총리가 들고 있는 병 안에는 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한 차례 정화한 물이 담겨있다. 스가 총리는 오염수 처리와 관련 "되도록 빨리 정부가 책임을 지고 처분 방법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스가 총리 인스타그램]

스가 요시히데(왼쪽) 일본 총리가 지난 26일 취임 후 처음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해 도쿄전력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스가 총리가 들고 있는 병 안에는 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한 차례 정화한 물이 담겨있다. 스가 총리는 오염수 처리와 관련 "되도록 빨리 정부가 책임을 지고 처분 방법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스가 총리 인스타그램]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에선 핵연료를 식힌 물과 지하수, 빗물 등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오염수가 하루 180t씩 발생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라는 정화장치를 거친 오염수를 물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9월 현재 저장용량 137만t 가운데 약 122만t까지 찬 상태로, 2022년 10월이면 용량이 다 찬다는 게 도쿄전력의 설명이다.

 
ALPS로 정화를 했더라도 오염수의 약 70%는 정부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 오염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지난달부터 기준치 이상의 오염수에 대한 재정화 작업에 들어갔다. 재정화를 하더라도 트리튬 등 일부 방사성 물질은 현재 기술로 제거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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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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