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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 다시 100만명…50대 정규직 일자리마저 흔들린다

중앙일보 2020.10.16 13:3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충격이 고용시장을 덮쳤다. 올해 9월 일자리가 1년 전과 비교해 40만 개 가까이 사라졌다. 실업자는 100만 명을 다시 넘어섰고, 아예 일하기를 포기하는 사람(비경제활동인구)도 크게 늘었다. 한국 경제가 ‘고용 절벽’에 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시장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9일 오전 서울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신청자들을 위한 취업지원 설명회를 듣기 위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시장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9일 오전 서울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신청자들을 위한 취업지원 설명회를 듣기 위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 고용쇼크' 덮치며 일자리 39만개 감소
홍남기 "10월 개선 기대"에 "이제 시작" 반론도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9월 취업자 수는 2701만2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9만2000명 줄었다. 사라진 일자리 수는 지난 5월(-39만2000명) 이후 최대다.  
 
올 초 코로나19 확산 충격을 딛고 6월 -35만2000명, 7월 -27만7000명, 8월 -27만4000명으로 점차 줄어가던 취업자 수 감소 폭이 9월을 기점으로 다시 확대했다. 8월 광복절 연휴를 전후해 코로나19가 크게 재확산하면서다. 15~29세 청년층(-21만8000명)과 30대(-28만4000명)의 취업자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8월 80만 명대로 내려왔던 실업자 수는 9월 다시 100만 명으로 올라섰다. 실업률도 따라 상승했다. 9월 3.6%로 전년 동월 대비 0.5%포인트 올랐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실업자는 20ㆍ30ㆍ40대 등 모든 연령계층에서 늘어 전년 동월 대비 11만6000명 증가했다”면서 “비경제활동인구는 재학ㆍ수강 등에서 감소했으나 쉬었음, 가사 등에서 증가해 전년 동월 대비 53만2000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6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고용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6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고용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가 1차 확산한 올 3~4월엔 비경제활동인구만 늘었을 뿐 실업자는 감소세였다. 가게나 회사가 문을 닫은 김에 육아ㆍ가사ㆍ공부 등을 이유로 일을 잠시 쉬기로 한사람이 많아서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이들이 실업 상태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경제 여건이 나빠져 다시 일자리 구하려고 해도 취직에 실패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고용시장의 약한 고리인 청년층, 임시ㆍ일용직, 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조치가 강화되면서다. 업종별로는 9월 숙박ㆍ음식점업에서만 22만5000개(전년 대비) 일자리가 사라졌다. 도매ㆍ소매업, 교육서비스업 취업자 수도 20만7000명, 15만1000명 각각 줄었다.   
취업자 증감, 실업자 수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취업자 증감, 실업자 수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9월 자영업자 수도 전년 동월 대비 7만8000명 감소했다. 직원을 두고 있냐 없냐로 나눠보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5만9000명 줄어든 대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8만1000명 증가했다. 이 역시 나쁜 신호다. 직원을 두고 있다가 상황이 어려워져 내보내고 나 홀로 가게를 꾸려가게 된 자영업자 비중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라서다.
 
증가한 일자리는 코로나19 사태로 수요가 늘어난 보건ㆍ사회복지서비스업(13만5000명), 공공행정(10만6000명) 정도다. 그마저도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써가며 급하게 메운 임시 일자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따져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9월 임시 근로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과 견줘 30만3000명 급감했다. 일용 근로자도 4만1000명 줄었다. 
 
9월 상용 근로자 수는 늘긴 했지만 9만6000명 소폭에 그쳤다. 매해 9월을 기준으로 1999년(-17만 명) 이후 20년여 만에 최저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 위환위기가 이어지던 99년만큼 고용 한파가 심하단 의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코로나19 1차 확산 때인 8월까지만 해도 한국 경제 규모가 커짐에 따라 20만~30만 명대 증가 폭을 유지했던 상용직 일자리다. 코로나19 충격이 임시ㆍ일용직, 자영업자를 거쳐 이제 정규 일자리로까지 본격적으로 번지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코로나19로 경기가 불투명하니 새로 사람을 뽑지도 않고, 있던 사람도 내보내기 시작했다는 의미도 된다. 정동명 국장은 “연령대로 보면 그동안 상용직 증가를 견인했던 50대에서 증가 폭이 축소된 영향이 주로 나타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50대를 타깃으로 한 명예퇴직, 정리해고가 본격화 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부는 고용시장 상황을 그 어느 때보다 엄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10월 12일부터 1단계로 완화되고, 카드 승인액 등 소비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할 때, 10월부터는 고용 개선세가 재개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 시각은 다르다. 9월에 비해 수치가 조금 나아질 지 몰라도 고용 재난 장기전은 이제부터란 지적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고용시장이 ‘티핑 포인트(급변점)’에 도달했다고 진단한다. 
 
조 교수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올 상반기까지는 실업자가 줄고 비경제활동인구만 늘어나는 양상이었는데, 9월을 기점으로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가 동반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고용ㆍ경제난이 임계치를 넘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다는 징후”라며 “이제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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