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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최악의 폭군" 이 사람이 바이든 외교사령탑 후보

중앙일보 2020.10.16 05:00 종합 10면 지면보기

“미국과 중국과 관계는 적대적ㆍ경쟁적 측면뿐 아니라 협력적 측면도 갖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vs 바이든 행정부 주요 각료 후보군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트럼프 행정부 2기 vs 바이든 행정부 주요 각료 후보군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토니 블링컨(58) 전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달 25일 마이클 모렐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대행과 대담 프로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대중국 전략을 설명하면서 한 말이다. 중국은 미국이 경제ㆍ기술ㆍ군사ㆍ외교적으로 직면한 최대 위협이라면서도 미ㆍ중 관계의 양대 측면을 거론했다.

바이든 승리시 국무장관 후보 블링컨 부상
"대중 관계, 힘의 우위 속 경쟁" 지론
수전 라이스는 "비서실장 적임" 거론
트럼프 2기 때는 에스퍼 등 교체 전망
백악관 '쿠슈너 원톱 체제' 유지될 듯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중국공산당을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며 인도ㆍ태평양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을 포함해 신냉전을 노골화하는 것과는 딴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5월 탈퇴한 이란 핵합의를 체결한 주역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블링컨은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캠프의 외교안보팀 좌장역을 맡고 있다. 미·중 대결 방향을 '힘의 우위를 통한 경쟁'으로 잡는 것을 포함해 외교안보 정책의 밑그림을 짜고 있다. 11월 3일 대선에서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초대 국무장관이나 국가안보보좌관 후보감으로 거론된다.
 
현지 소식통은 "당초 수전 라이스(56)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국무장관 후보 1순위로 거론되다가 지난 8월 같은 흑인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면서 블링컨이 대안으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블링컨은 2002~2008년 바이든 후보가 상원 외교위원장이던 시절 보좌관으로 일했다. 이후 오바마 행정부 1기 내내 바이든 부통령의 안보보좌관(2009~2013)을 지냈다. 이어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국무부 부장관을 두루 거쳤다.
 
2015년 외교부 1차관으로 블링컨의 카운터파트였던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블링컨은 바이든을 굉장히 오랫동안 모신 덕에 두루 하마평에 오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블링컨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도 비판적이다. 모렐과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최악의 폭군 중 한 명"으로 지칭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세 차례 회동한 데 대해 "세계 최악의 독재자를 미국 대통령과 동등한 반열에 올렸을 뿐 아니라 그들을 달래려고 동맹과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경제적 압박의 페달에서 발을 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사이 북한은 핵 무기고와 미사일 능력을 증대했을 뿐"이라며 "트럼프 거래의 기술은 실상은 김정은에 유리한 '도둑질의 기술'로 바뀌었다"고 혹평했다.
 
바이든 백악관의 국가안보회의(NSC)를 이끌 국가안보보좌관으론 제이크 설리번(44) 전 부통령 안보보좌관이 꼽힌다.
옥스퍼드대 로즈 장학생 출신인 설리번은 원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2008년 대선 경선을 도왔다. 클린턴이 오바마 행정부 1기 국무장관이 된 뒤 국무장관 부비서실장을 맡았다. 이후 오바마 2기 때 바이든 부통령 안보보좌관으로 합류했다. 2016년 대선 때는 다시 클린턴 후보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며 일약 민주당 내에서 '라이징 스타'로 부상했다.
 
카멀라 해리스와 막판까지 부통령 후보로 경합한 라이스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미 현지에서 여전히 국무장관 하마평에도 오르지만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 적임자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는 취임 즉시 여러 분야의 수많은 난제와 씨름해야 하는 데 바이든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을 뿐 아니라 문제의 우선순위를 정해 혼란을 해결할 능력을 갖춘 라이스가 적임자"라고 평했다.
 
초대 국방장관 후보로는 미셸 플러누이(60) 전 국방부 국방정책 차관이 여성 최초 미국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된다. 플러노이는 오바마 행정부 당시 국방부에선 여성으로서 최고위직인 차관직에 올랐을 뿐 아니라 당시 이미 척 헤이글 국방장관 후임으로 거론됐었다. 2007년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함께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 공동 설립하고 소장을 지내기도 했다.
 
클린턴 행정부 때 알 고어 부통령 비서실장(1995~99)에 이어 바이든 부통령 1기 비서실장(2009~2011) 지낸 로널드 클라인(59) 캠프 선임고문도 초대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경선에서 경쟁했던 엘리자베스 워런(71), 에이미 클로버샤(60) 상원의원과 피트 부티제지(38)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밴드 시장도 각각 재무장관, 법무장관, 유엔대사 또는 보훈장관 물망에 오르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소비자금융보호국을 창설하고 월스트리트 개혁을 주도한 워런 상원의원을 재무장관에 임명할 경우 월가와의 치열한 갈등도 예상된다. 이때문에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재무장관에 기용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바이든 아시아·한반도 정책을 주도할 인사로는 일라이 래트너 신미국안보센터(CNAS) 부소장이 꼽히고 있다. 래트너는 바이든 부통령 당시 안보 부보좌관(2015~2017)을 지냈으며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를 포함한 아시아정책 자문그룹을 이끌고 있다. 현재 워싱턴 아시아 관련 컨설팅 회사를 운영 중인 캠벨 전 차관보가 고위직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2기 행정부는 1기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 1기 내각 내 실세 측근그룹은 현재로선 유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들은 관세ㆍ환율전쟁에서 첨단기술 수출통제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고조하는 반중(反中) 강경노선도 주도하고 있다. 지난 1월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를 포함해 미ㆍ중 무역협상을 이끌고 있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역시 연임할 가능성이 크다.
 
토머스 라이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 애틀랜틱지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2기에도 모든 공직 임명에서 충성심을 요구할 것”이라며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트럼프 2기에서도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거나 자신의 의제를 추진하지 않는 한 고위직을 계속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화당 출신으로는 꾸준히 트럼프 대통령에 충성심을 보여온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 톰 코튼 상원의원,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2기에서도 고위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
 
톰 코튼(43)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후임으로 일찌감치 거론되고 있다. 에스퍼 국방장관은 흑인 인권 시위 진압을 위한 현역군 투입에 반대하고 옛 남부연합군 상징 깃발 사용을 금지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에 반기를 든 괘씸죄로 1기 내각에서 경질 1순위로 거론돼 왔다. 코튼 상원의원은 거꾸로 당시 현역군 투입을 공개 주장했다.
 
만약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트럼프 2기 임기중 2024년 대권 도전을 위해 조기 사임할 경우 헤일리 전 대사가 국무장관에 기용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2기 백악관에서 사위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 ‘원톱 체제’가 될 것이란 데 이견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 장녀 이방카의 남편인 쿠슈너 고문은 2017년 임기 첫 해 스티븐 배넌 전 최고전략가가 사임한 뒤론 비서실장은 존 켈리→마크 메도스로 바뀌었지만 대통령의 변함없는 신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쿠슈너의 방이 트럼프가 백악관 내 가장 좋아하는 장소인 개인 식당 바로 옆에 있을 정도다.
 
쿠슈너 전직 또한 장인과 같은 맨해튼의 부동산 개발회사 ‘쿠슈너 컴퍼니’ 대표였다. 유대인 출신인 그는 백악관에 입성한 뒤론 친이스라엘 정책을 노골적으로 펴 왔다. 팔레스타인과 분쟁의 핵심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고 미국 대사관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겼다. 지난달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ㆍ바레인 간 평화협정인 아브라함 협정도 그의 작품이다.
 
라이트 연구원은 “만약 대선과 동시에 치뤄지는 상·하원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 과반을 수성할 경우 쿠슈너가 국가안보보좌관이나 국무장관에 지명되는 걸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효식·김다영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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