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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한국서 위성기술 배운 UAE도 낀 ‘아르테미스’…우린 왜 못 들어갔나

중앙일보 2020.10.16 00:04 경제 2면 지면보기
권유진 산업2팀 기자

권유진 산업2팀 기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13일 달 기지의 평화로운 운영과 달 자원의 개발 협력 등을 담은 아르테미스 협정에 서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1969~72년 미국의 유인 달 탐사 이후 반 세기 만에 인류가 다시 달을 찾는 계획이다. 이번 협정에는 미국·일본·영국·호주·캐나다·이탈리아·룩셈부르크·아랍에미리트(UAE) 등 8개국이 서명했다.
 

UAE, 우주인육성·화성탐사 진행
한국은 달탐사 일정도 오락가락
주요국 우주전략 앞서가는데 뒷짐

인구 960만 명의 UAE가 포함된 건 이례적이다. UAE는 2014년 우주청을 설립했고 2018년까지만 해도 한국의 인공위성 제작기업 세트렉아이에서 위성을 수입하거나 기술을 이전받았던 나라다. UAE에 인공위성 기술을 전해주고 달 탐사 계획도 진행 중인 한국은 이번 협정에 명함도 못 내밀었다.
 
아르테미스 협정에 참여한 8개국은 그동안 우주 탐사와 관련해 미국 정부·기업과 적극적으로 협력한 나라들이다.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는 총리 시절이던 지난해 “일본 우주개발전략본부는 NASA가 추진하는 달 회귀 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캐나다 우주국은 지난 6월 아르테미스 계획을 위한 차세대 로봇팔 ‘캐나담3’의 개발을 위해 관련 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2024년 우주비행사 두 명을 시작으로 매년 유인 달 탐사를 한다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지난해 5월 발표했다. 사진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제시한 달 탐사 이미지. [사진 NASA]

미국은 2024년 우주비행사 두 명을 시작으로 매년 유인 달 탐사를 한다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지난해 5월 발표했다. 사진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제시한 달 탐사 이미지. [사진 NASA]

우주 개발에선 ‘신생국’이라고 할 수 있는 UAE도 그동안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인공위성의 기술 독립을 추진하면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파견하는 우주인 양성, 무인 화성탐사 연구 같은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되긴 했지만 올해 국제우주대회(IAC)를 UAE의 주요 도시인 두바이에 유치했다.
 
UAE는 100년 뒤 ‘화성 이주’라는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원대함을 넘어 황당하다는 인상도 주지만 그만큼 우주 개발을 향한 열의가 느껴진다. UAE의 화성탐사 프로젝트 책임자인 옴란 샤리프는 최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아쉬운 것 없이 성장하는 UAE의 미래세대에 석유시대 이후 비전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이 손 놓고 구경만 했던 것은 아니다. 2018년 말 정부는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서한을 NASA에 보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우리의 무인 달 탐사 일정은 고무줄처럼 당겨졌다, 연기됐다를 반복했다. 2단계인 달 착륙 계획은 갈수록 안갯속이다. “앞으로 하는 거 봐가면서 결정하겠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세계 주요국은 이미 달과 우주를 전략적 자산으로 보고 있다. 호기심과 연구·개발(R&D)의 영역을 넘어 미래 신성장 산업을 육성하는 차원으로 끌고 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이후 우주 개발 의지를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그는 “우주 개발은 국가 안보 과제이며 다른 나라가 미국보다 우위를 점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음 달 미 대선에서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지 우주 개발을 향한 미국의 의지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UAE의 우주 개발 의지도 미국에 못지않다. 수년 뒤 UAE를 포함한 8개국이 달에 우주인을 보낼 때 대한민국은 여전히 무인 달 탐사 계획에만 머리를 싸매고 있어야 할까.
 
권유진 산업2팀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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