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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절반 이상 “강제징용, 자산 현금화 외 해법 찾아야”

중앙일보 2020.10.16 00:02 종합 2면 지면보기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일본의 수출 규제 등을 놓고 한·일 갈등이 격화하며 반일 감정도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강제징용 배상 문제는 일본 기업에 대한 강제집행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늘었다.
 

동아시아연·겐론NPO 공동조사
“자산 강제집행” 58→36%로 줄어
일본 부정적 인식 1년 새 50→72%
한국 82% 일본 48% “상대국 중요”

한·일 싱크탱크인 동아시아연구원(EAI)과 겐론NPO는 ‘제8차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두 기관은 2013년부터 매년 한·일 국민 각 1000명을 대상으로 상대국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한일관계의 중요성.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일관계의 중요성.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조사에 따르면 올해 한국인의 71.6%는 “일본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49.9%)보다 약 20%포인트 급증한 수치다. “일본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답변도 올해 12.3%로, 지난해(31.7%)보다 크게 하락했다.
 
상대국에 대한 부정적 인상.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상대국에 대한 부정적 인상.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일본에 대한 부정적 감정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72.5%를 기록한 이후 매년 10%포인트씩 줄어들다가 올해 폭증했다. 반면에 일본의 경우 “한국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다는 답변이 46.3%로 지난해(49.9%)보다 소폭 하락했다.
 
일본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 세대별 인식 변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일본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 세대별 인식 변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세대별로 일본에 대한 인식 악화는 10~30대가 주도했다. 특히 30~39세에서 일본에 대한 긍정·부정적 감정은 지난해 30%대로 엇비슷했지만, 올해엔 부정적 감정이 72.7%로 전년(39.6%)보다 33%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18~29세에서도 부정적 감정이 33.9%에서 52.8%로 급증했다. 손열 동아시아연구원장은 “전통적인 역사 문제로 인한 반발보다 수출규제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한국에 대한 ‘국제법 위반 국가’ 공격 언행 등이 젊은층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강제징용 문제의 해법’ 한국인의 응답 변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강제징용 문제의 해법’ 한국인의 응답 변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일본 기업의 한국 자산에 대한 강제집행이 이뤄질 경우, 일본 국민의 절반 이상(54.2%)은 “한국에 대항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답했다. 일본이 보복 조치에 나설 경우 한국인의 75.1%는 “정부·민간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답했다.
 
상대국에 대한 중요성을 물었을 때 “일본은 우리에 중요하다”는 응답은 한국에서 압도적으로 높았다(82.0%). EAI 측은 “일본에 대한 호감도와 별개로 경제 협력이나 민간 교류의 중요성은 한국 측이 더 높게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반면에 “한국은 일본에 중요하다”는 일본 응답(48.1%)은 절반을 밑돌았다. 첫 조사 때인 2013년 73.6%에서 매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구도 야스시 겐론NPO 대표는 “일본 국민은 한국에 문재인 정부가 있는 한 한·일 문제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며,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 점점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사 기간 한국의 문재인 정부와 일본의 아베 정부에 대한 호감도는 양국 국민 모두 각각 1%대로 낮았다.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문제와 관련해 “대법원 판결대로 일본 기업에 대해 강제집행(자산 현금화) 등을 해야 한다”는 한국인 응답은 올해 36.0%로 지난해(58.2%)보다 크게 감소했다. 반면에 “일본 기업이 책임을 인정하되 실제 금전 지급은 한국 정부나 민간이 하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18.2%), “제3자에 의한 중재나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판단을 맡겨야 한다”(13.2%)는 응답이 늘었다. 대법원 판결 외 해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체의 60%를 넘었다.
 
동아시아연구원·최종현학술원·겐론NPO는 16~1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고등교육재단 대회의실에서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세계질서 변화 속 한·일 협력: 미래 지향적인 한·일 관계 구축은 가능한가’를 주제로 제8회 한·일 미래대화를 연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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