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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3법' 속도전 선언한 與…4대그룹 만나 강온 양면 전략

중앙일보 2020.10.15 19:05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정기국회 처리를 위한 드라이브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이 15일엔 4대 그룹(삼성·현대차·LG·SK) 경제연구소와 만났다.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창구였다. 민주연구원장인 홍익표 의원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자리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3법 입법이 사회적 합의 속에서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경제계와 논의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4대 기업 측이 이날 간담회에서 이구동성으로 문제 삼은 건 ▶감사위원이 될 이사를 따로 선출하고 ▶감사위원 선출 시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한다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이었다. 재계는 이 같은 내용으로 상법이 개정되면 외국 투기자본이 토종 글로벌 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기술 탈취와 같은 부수적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한다. 이와 관련한 민주당 측의 반론도 있었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간담회에 참석한 한 민주당 의원이 “기술 탈취 우려가 있으면 그 세력을 처벌할 수 있도록 법안을 보완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고, 이에 기업 관계자들은 “이미 기술탈취가 된 상황에서 처벌해 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원장인 홍익표 의원(오른쪽)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공정경제 3법' 관련 당과 경제계 정책간담회에서 이용석 SK경영경제연구소 부사장 등과 인사하고 있다. 홍 의원은 "논의를 충분히 하고 공감대를 이뤄 당 지도부와 정책위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원장인 홍익표 의원(오른쪽)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공정경제 3법' 관련 당과 경제계 정책간담회에서 이용석 SK경영경제연구소 부사장 등과 인사하고 있다. 홍 의원은 "논의를 충분히 하고 공감대를 이뤄 당 지도부와 정책위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기업 측은 자산 2조원 이상 상당 대기업의 경우 주주가 감사위원이 될 이사 후보를 추천하기 위해서는 0.5% 이상의 지분이 필요해 사실상 국내 대다수 소액주주를 보호하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도 지적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참석한 민주당 의원 사이에서도 해외 투기자본의 경영 간섭 통로를 열어주지 않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는 견해가 일부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업 측에 “공정한 경제를 위한 3법이란 점을 이해해 달라”고 설득하는 의원이 다수였다고 한다.
 
다만 홍 의원은 구체적인 보완책을 묻는 말에 “어떤 협상안이나 절충안을 논의하진 않았다”며 “가급적 이번 정기국회 내에 마무리할 생각이기 때문에 경제계와 기업 측이 빠른 시일 내에 입장을 정리해서 전달해 달라, 그러면 입법에 참고하겠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한 참석 의원은 “재계 내부에서도 각자 처한 사정에 따라 ‘의결권 제한을 3%보다 상향 조정해야 한다’ ‘의결권 제한 자체를 없애야 한다’ 등 의견이 달라 먼저 재계의 목소리를 하나로 통일해 가져와 달라고 주문했다”며 “정말 우려되는 부분은 보완해서 간다고 했고, 기업 3법의 정기국회 처리 자체에 대한 격렬한 반대는 없었다”고 전했다.
 
민주연구원장인 홍익표 의원(가운데)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공정경제 3법' 관련 당과 경제계 정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재계 측(오른쪽)에선 더불어민주당 측(왼쪽)에 상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뉴스1]

민주연구원장인 홍익표 의원(가운데)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공정경제 3법' 관련 당과 경제계 정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재계 측(오른쪽)에선 더불어민주당 측(왼쪽)에 상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뉴스1]

민주당은 입법 시계를 정기국회(12월 9일 종료) 내 처리에 맞추고 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재계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고 합리적인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지만 무조건 반대는 곤란하다”며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공정경제 3법’(기업규제 3법의 민주당식 표현)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미세조정에 시간이 걸리면 정기국회 내 처리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비수도권 초선 의원)는 분위기도 있다. 당 핵심 관계자도 “원내는 전략상 강행을 요구할 수 있지만, 무조건 지금 정부안 대로 가진 않을 것”이라며 “아직 논의해 볼만 한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재계와 야당의 반대를 완충하기 위한 ‘강온 양면’ 전략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당 측에선 홍 의원을 비롯해 양향자 최고위원과 박주민·오기형·홍성국 의원이, 재계에선 김남수 삼성경제연구소 금융산업·정책본부장, 이보성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장, 이용석 SK경영경제연구소 부사장, 이철용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 하상우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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