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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용 "나경원, 서울대에 아들 부탁" 나경원 "포스터는 아들이 실험·작성"

중앙일보 2020.10.15 19:00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중앙포토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중앙포토

 
서울대가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이 공동저자로 등재된 연구물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나 전 의원이 서울대 측에 아들의 과학경진대회 참석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15일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대 연구진실위원회 결정문’에 따르면, 서울대 연구진실위는 나 전 의원 아들 김모씨가 제4저자로 표기된 ‘비실험실 환경에서 심폐건강의 측정에 대한 예비적 연구’가 ‘부당한 저자 표시’로 연구윤리지침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미국 세인트폴 고교 재학 중인 2014년 7~8월, 서울대 의대 윤형진 교수 연구실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의공학 포스터(연구 내용을 요약한 인쇄물) 관련 실험과 미국 과학경진대회(NHSEE) 준비를 했다. 이듬해 김씨는 미국 국제 학술회의인 IEEE EMBC(전기전자기술자협회 의생체공학컨퍼런스)에 발표된 포스터에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렸고, 같은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다른 포스터에도 제4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고등학생인 김씨가 서울대 실험실을 쓴 것을 두고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나 전 의원이 윤 교수와 서울대 입학 동기(82학번)로 평소 친분이 있었다는 점도 주목을 받았다.
 
서울대학교. 연합뉴스

서울대학교. 연합뉴스

 
논란이 이어지자 나 전 의원은 지난해 9월, “특혜는 없었다”면서 “(포스터는) 저희 아이가 다 쓴 것이다. 아이가 그해 7~8월에 실험을 했고, 이후 과학 경시대회를 나가고 포스터를 작성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전부) 저희 아이가 실험하고 작성했다”고 해명했다. 실험실 사용에 대해서는 친분이 있는 윤 교수에게 부탁한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서울대 연구진실위는 이 포스터를 두고 “김씨는 박사학위 논문을 마무리할 때 데이터 검증을 도와주었으나 이는 전문적 지식을 요하지 않는 단순 작업이다. 그 외 다른 기여는 없다”며 “김씨의 기여는 저자로 포함될 정도의 기여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가 제1 저자로 등재된 ‘광전용적맥파와 심탄동도를 활용한 심박출량 측정 가능성에 대한 연구’ 포스터는 김씨가 연구를 직접 수행한 등 사실이 인정돼 부당하지 않다고 봤다. 다만 서울대병원 의학연구윤리심의위원회는 이 연구물이 생명윤리위원회(IRB)의 심의 대상이었는데도 심의를 받지 않았다며 규정 미준수 판단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아들 김모씨가 제1 저자로 등재된 연구 포스터. IEEE EMBC 홈페이지 캡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아들 김모씨가 제1 저자로 등재된 연구 포스터. IEEE EMBC 홈페이지 캡처

 
서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이 해당 의혹을 제기한 시민단체 관계자와 기자를 고발하는 등 아무 문제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엄마 찬스가 아니었다면 아들이 서울대 연구실에서 실험을 할 수 없었던 것은 물론, 연구물에 부당하게 공동저자로 표기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또 “연구진실성위원회는 김 씨가 서울대 의대 의공학 연구소를 사용한 것이 부당한 것이 아닌지를 판단하지 않았다”며 “(나 전 의원이) 아들의 미국 고교생 대상 경진대회 참가를 도와달라고 부탁했다는 점에서 서울대 시설의 사적 사용의 부당성에 대한 추가 조사도 필요하다”고 했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이에 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1저자 포스터에 대해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제 아들이 직접 연구를 주도적으로 진행하였고 제1저자로서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4저자로 이름을 올린 포스터에 대해서도 아들은 연구 과정을 보조했고 연구팀이 필요로 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저자 등재 여부는 아들이 결정한 것이 아니라 당시 연구진과 담당 교수가 결정한 것이다. 다만, 보조 저자로 이름을 올릴 만한 수준인지에 대해선 연구진과 서울대 판단에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더 중요한 사실은 아들은 이미 1저자로 이름을 올린 포스터가 있으므로 4저자로 포스터에 이름을 올린 사실을 대입 과정 등에 활용한 바 없다는 점”이라며 “아들이 연구실을 사용한 시기는 2014년 여름이다. 당시 저는 국회의원이 아니었다.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후 2012년 총선에 불출마하여 2014년 동작을 재보궐로 복귀하기 전까지 전 아무 공적 권한이 없는 일반인이었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전체적으로 사안을 보지 않고 극히 일부만 취사선택하여 확대하고 왜곡한 서 의원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 그것이 과연 국정감사에서 다룰 내용인지 의문”이라고 적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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