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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 했던 빅히트의 배신…"첫날부터 마이너스일 줄이야"

중앙일보 2020.10.15 17:43
방탄소년단(BTS)의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조회수 3억뷰를 돌파했다.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BTS)의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조회수 3억뷰를 돌파했다.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방탄소년단(BTS)의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 첫날인 15일 종가 25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8조7323억원. 공룡 엔터테인먼트의 탄생을 알리며 위력을 과시하긴 했지만, 빅히트가 웃을 수만은 없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이날 빅히트의 주가는 공모가(13만5000원)을 160% 웃도는 27만원으로 출발해 1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상한가(35만1000원)에 도달했지만 이후 계속 하락하면서 결국 시초가보다 4.44%가 내려간 가격(25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셈이다.  

빅히트 상장 첫날 시총 8조원 넘어
SMㆍJYPㆍYG 총액보다 3배 높아

 
상장 직전만 해도 BTS가 미 빌보드 차트를 정복한 직후인 만큼 빅히트의 주가는 상한가로 마감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2000년 4월 SM엔터테인먼트가 상장 후 기록한 13거래일 연속 상한가까지는 아니더라도 YG가 2011년 11월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130% 오른 시초가로 시작해 상한가를 기록했던 것만큼은 가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15일 상장 첫 날 4.44% 하락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가 [자료 네이버]

15일 상장 첫 날 4.44% 하락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가 [자료 네이버]

특히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만큼 ‘아미(BTS 팬클럽)’가 가세하면 주가가 상당 기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그런만큼 이날 빅히트의 마이너스 종가에 대해 가요계에선 다소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A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적어도 첫날은 상한가를 유지할 줄 알았는데, 첫날부터 마이너스로 갈 줄은 몰랐다”며 “최대어로 분류된 빅히트의 하락이 연예계 전반에 영향을 끼치지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SM(-6.73%), JYP(-5.29%), YG (-6.75%), FNC(-5.31%) 등 주요 기획사들의 주가도 줄줄이 하락했다.  
 
빅히트의 가치가 다소 과도하게 평가됐다는 의견도 있다. B기획사의 관계자는 “최근 BTS가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정점에 있다 보니 빅히트에 대해 ‘거품’이 낀 것도 있다”며 “그동안 SM이나 JYP, YG가 닦아놓은 기반도 만만치 않고, 엑소나 트와이스, 블랙핑크 등의 활약이 여전하다. 또, 아티스트 보유도 다양하다. 그런데 BTS 의존도가 높은 빅히트가 이들 회사를 모두 합친 것보다 시가총액이 3배가 더 많다는 건 좀 납득하기 어렵지 않냐“고 반문했다.  
 
블랙핑크가 6월 26일 내놓은 ‘하우 유 라이크 댓’의 뮤직비디오는 역대 최단시간 유튜브 조회 수 1억뷰를 기록했다. 블랙핑크의 리사, 지수, 제니, 로제(왼쪽부터) [사진 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가 6월 26일 내놓은 ‘하우 유 라이크 댓’의 뮤직비디오는 역대 최단시간 유튜브 조회 수 1억뷰를 기록했다. 블랙핑크의 리사, 지수, 제니, 로제(왼쪽부터)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일각에선 빅히트가 사실상 BTS 한 그룹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는 데다 이들의 입대 문제가 달려있어 빅히트의 가치 또한 요동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빅히트 역시 증권신고서를 통해 투자 위험 요소 부문에 입대 문제에 대한 회사 의견을 “주요 아티스트의 입대 등으로 인한 활동 중단 위험이 있다”고 게시했다. 다만 빅히트는 “2021년 말일까지 병역법에 따른 입영연기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빅히트의 주가에 대해 “코스닥이 1.98%나 빠지는 등 장 전체가 좋지 않은 데다가, 시초가가 높게 잡혀 한때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어서면서 이에 대한 회의가 작동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상장 첫날 기대만큼의 상승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빅히트의 위상이 대단하지 않은 건 아니다. 이날 종가 기준 빅히트의 시가총액은 8조7323억원으로, 이는 기존 3강 구도를 형성했던 SM엔터테인먼트(7468억원), JYP엔터테인먼트(1조2086억원)나, YG엔터테인먼트(8255억원)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친 액수(2조7809억원)의 약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15일 기준 4대 기획사 시가 총액 비교

15일 기준 4대 기획사 시가 총액 비교

 
또한 빅히트의 가치는 지난 8월 미국 포브스지가 발표한 ‘세계 최고 가치 스포츠구단’에서 1위를 차지한 미국프로풋볼(NFL)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55억 달러(한화 약 6조2920억원)나 세계 프로축구의 상징적인 팀인 FC바르셀로나의 가치를 40억2000만 달러(한화 약 4조5988억원)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BTS와 빅히트의 수장 방시혁 대표도 주식 부자 대열에 합류했다. 방 대표가 보유한 빅히트 주식 1237만7337주의 가치는 3조1933억원으로 이수만 SM 대표(1398억원)이나 박진영 JYP 대표(2139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방 대표로부터 1인당 6만8485주씩 증여받은 BTS 멤버 7명도 각각 176억 6900만원의 지분가치를 얻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 첫날인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서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의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2020.10.15. 사진공동취재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 첫날인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서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의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2020.10.15. 사진공동취재단

그렇다면 BTS의 가치는 얼마일까. 단순 환산은 어렵지만, 빅히트의 매출액과 주가를 통해 시장이 보는 BTS의 가치를 어느 정도는 파악해볼 수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시각이다.  
 
빅히트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BTS의 매출액은 빅히트 전체 연결매출에서 지난해엔 97%였고, 올해 상반기엔 88%를 차지했다. 상장을 앞두고 소스뮤직과 플레디스가 합류하면서 여자친구, 세븐틴 등도 들어왔지만, 가요계에선 BTS의 매출이 여전히 빅히트 매출의 80%가량일 것으로 본다.  
 
따라서 빅히트의 시가총액에 이를 대입해보면 BTS의 시장가치는 대략 6조9800억원, 멤버 1인당 시장가치가 대략 1조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올 수도 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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