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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우주 신생국’ UAE도 참여한 '아르테미스'…한국은 왜 못 들어갔나

중앙일보 2020.10.15 17:40
1969년 NASA 우주인인 버즈 올드린이 달 표면에 서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1969년 NASA 우주인인 버즈 올드린이 달 표면에 서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달 기지의 평화로운 운영과 달 자원 개발 협력 등을 담은 아르테미스 협정에 서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1969~1972년 미국의 유인 달탐사 이후 반세기만에 다시 인류가 달을 찾는 거대 계획이다. 협정에는 미국ㆍ일본ㆍ영국ㆍ 호주ㆍ캐나다ㆍ이탈리아ㆍ룩셈부르크ㆍ아랍에미리트(UAE) 등 8개국이 서명했다. 우주강국들이 유인 달 탐사에 힘을 합쳐 도전한다는데는 별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들 틈에 인구 960만명에 불과한 ‘우주신생국’UAE가 포함된 건 이색적이다. UAE는 2014년에야 우주청을 설립했고, 2018년까지만 해도 한국 인공위성 제작기업 세트렉아이로부터 위성을 수입하거나 기술을 이전받아 온 나라였다.  
 
 
당장 드는 의문. UAE는 어떻게 이런 거대 국제계획에 참여했고,  UAE에 기술 이전도 하고 달 탐사 계획도 진행 중인 한국은 명함도 못 내밀었을까. 사실  아르테미스 협정국들은 그동안 우주 탐사와 관련해 미국 정부 및 기업과 적극적으로 협력한 국가들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해 “일본 우주개발전략본부가 NASA가 추진하는 달 회귀 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캐나다 우주국은 지난 6월 아르테미스 계획을 위한 맞춤형 차세대 로봇팔 ‘캐나담3(Canadarm3)’ 개발을 위해 관련 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우주신참’UAE가 그간 해온 노력도 놀랍다. 인공위성 기술독립 노력 뿐 아니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파견하는 우주인 양성과 무인 화성탐사 등의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취소되긴 했지만, 지난해 미국 워싱턴 D.C.에 이어 올해 국제우주대회(IAC)를 두바이에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100년 뒤 ‘화성 이주’라는 원대함을 넘어 황당하기까지한 비전도 밝힌 바 있다. UAE의 화성탐사 프로젝트 책임자 옴란 샤리프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런 계획에 대해“국가의 신성장동력을 만들어 내는 것 뿐 아니라 아쉬운 것 없이 성장하고 있는 UAE의 미래세대들에게 석유시대 이후 비전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물론 한국도 그간 구경만 했던 것은 아니다. 2018년 말 정부의 공식서한으로 NASA 측에 관련 프로그램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우리의 무인 달탐사 일정은 고무줄 처럼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했다. 그나마도 달탐사 2단계인 달착륙 계획은 갈수록 안갯속이다. ‘앞으로 하는 거 봐가면서 결정하겠다’는게 당국의 의지다.  
 
 
세계 주요국가들은 이미 달과 우주를 전략적 자산으로 보고 있다. 호기심과 연구ㆍ개발(R&D)의 영역을 넘어 미래 신성장 산업 차원으로 끌고 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우주 개발에 대한 의지를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우주 개발은 국가 안보 과제이며 다른 나라가 미국보다 우위를 점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도 밝혔다.  중동 사막의 우주 신참 UAE의 마음 또한 다르지 않다. 수년 뒤 UAE를 포함한 세계 8개국이 달에 우주인을 보낼 때에도,  대한민국은 여전히 무인 달탐사 계획에만 머리를 싸매고 있어야 할까.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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