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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년 반포된 한글점자 ‘훈맹정음’ 관련 유물, 문화재 된다

중앙일보 2020.10.15 12:12
문화재청이 15일 시각장애인들의 권리보장을 위한 '흰 지팡이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 최초 6점식 한글점자 '훈맹정음'의 제작·보급 유물과 점자표·해설 원고 등 2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글점자의 유래 초고본. [사진 문화재청]

문화재청이 15일 시각장애인들의 권리보장을 위한 '흰 지팡이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 최초 6점식 한글점자 '훈맹정음'의 제작·보급 유물과 점자표·해설 원고 등 2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글점자의 유래 초고본. [사진 문화재청]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6점식 점자 ‘훈맹정음’ 관련 유물이 문화재로 등록된다.  

교육자 박두성이 제작, 평생 보급에 힘써
점자식 타자기 등 근대 문화유산 가치도

 
문화재청은 21일 일제강점기 시대인 1926년 11월 4일 박두성(朴斗星, 1888~1963)이 반포한 ‘한글점자 훈맹정음 제작 및 보급 유물’ 2건을 ‘등록문화재’로 예고했다. 유물은 인천의 송암 박두성 기념관이 소장한 ‘한글점자 훈맹정음 제작 및 보급 유물’ 8건 48점과 국립한글박물관이 소장한 ’한글점자 훈맹정음 점자표 및 해설 원고‘ 7건 14점이다. 현재 한글 표준점자의 기초와 작성원리를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초창기 점자타자기 등을 아울러 근현대 문화유산 자료로서도 가치가 크다.  
 
문화재청이 15일 문화재로 등록 예고한 '훈맹정음' 관련 유물 가운데 송암 박두성 기념관이 소장한 점자타자기. [사진 문화재청]

문화재청이 15일 문화재로 등록 예고한 '훈맹정음' 관련 유물 가운데 송암 박두성 기념관이 소장한 점자타자기. [사진 문화재청]

‘시각장애인들의 세종대왕’으로 불리는 송암(松庵) 박두성은 일제강점기 교육자다. 1913년 조선총독부가 의료기관인 제생원에 설치한 맹아부(서울 맹학교의 전신) 교사로 취직해 시각장애인 교육을 담당했다. 당시엔 일어 점자뿐이었는데 이에 문제점을 느끼고 학생들과 함께 조선어점자연구회를 조직했다고 한다. 1926년 첫 6점식 한글 점자를 완성하면서 그 명칭을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을 본떠 ‘훈맹정음(訓盲正音)’으로 했다.  
 
1933년 제생원 맹아부를 퇴직한 후에도 인천 영화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조선맹인사업협회 이름으로 우편을 이용한 통신교육을 통해 전국의 맹인들에게 훈맹정음을 보급했다고 한다. 기독교인으로서 대영성서공회의 지원으로 성경을 점역, 1948년까지 신약전서 전권을 점역 출판했다. 해방 후 1947년부터는 점자 회람지 『촛불』을 제작해 세상 소식을 맹인들에게 전했고 『천자문』 『명심보감』 등 점역서를 잇따라 보급하는 등 1963년 타계할 때까지 맹인 교육에 힘썼다.
 
훈맹정음 사용법을 기록한 한글점자 원고. [사진 문화재청]

훈맹정음 사용법을 기록한 한글점자 원고. [사진 문화재청]

한글점자 '훈맹정음'을 제작 보급한 송암 박두성이 1947년부터 세상 소식을 맹인들에게 전하기 위해 제작했던 점자 회람지 『촛불』 표지. [사진 문화재청]

한글점자 '훈맹정음'을 제작 보급한 송암 박두성이 1947년부터 세상 소식을 맹인들에게 전하기 위해 제작했던 점자 회람지 『촛불』 표지. [사진 문화재청]

이번에 문화재가 되는 유물 가운데 박두성 기념관 소장본은 훈맹정음의 사용법에 대한 원고, 제작과정을 기록한 일지, 제판기, 점자인쇄기(로울러), 점자타자기 등을 아우른다. 문화재청은 “당시의 사회·문화 상황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근대 시각장애인사를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문화재 등록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한글박물관이 소장한 『한글점자』 육필 원고본, 『한글점자의 유래』 초고본 등 7건 14점에 대해선 “한글점자의 유래, 작성원리, 그 구조와 체계 등을 파악할 수 있어 당시 시각장애인들이 한글을 익히게 되는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해당 유물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 등록 여부가 결정된다.
 
문화재청은 이와 함께 ‘동해 북평성당’ ‘이긍연 을미의병 일기’ ‘대한제국애국가’ ‘전(傳) 대원수 상복’ ‘참장 예복’ ‘보병 부령 상복’ ‘보병 정위 예복’ ‘보병 부위 예복’ ‘보병 부위 예복 및 상복(황석)’ ‘기병 정위 예복 및 상복’ ‘헌병 부위 예복 및 상복(홍철유)’ ‘군위 부위 예복’ 등 총 12건을 문화재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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