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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도 안 걸린다" 법정서 동양대 표창장 위조 재연한 검찰

중앙일보 2020.10.15 12:01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 등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 등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자 30초도 걸리지 않습니다"
 

조민 카드내역도 공개, "동양대 갔다고 한 날 방배동서 써"

1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32차 속행 공판. 검찰은 이날 정 교수 측이 "직접 해보니 위조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동양대 표창장 위조를 재연했다. 
 
검사들은 법정에 직접 프린터까지 갖고 와 위조된 표창장을 출력하며 "자 30초도 걸리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래는 공판 검사가 재판부에 표창장 위조 과정을 설명하는 장면이다.
 
정경심 교수 재판 中
공판 검사(검)=자 그럼 지금부터 동양대 표창장 위조과정을 재연해 보겠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동양대 총장 직인을 하단에 붙여넣기 했다는 겁니다. 이 파일은 총장님 jpg로 저장돼 있습니다.
 
재판장(재)=조서에 검사님이 어떤 프로그램을 이용했는지 써야합니다.  
 
=MS워드 프로그램을 이용할 겁니다.
 
=위조파일 기반으로 재연한다고 공판조서에 적겠습니다.
 
=변호인은 포토샵 같은 전문프로그램 사용해야 한다지만 MS워드 하나만으로 가능합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지금 클릭한 건 위조 파일입니다. 자원봉사상으로 했다가 최우수봉사상으로 변경하고 아들 조씨의 상장에서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의 직인을 캡쳐해 붙여넣었습니다. 조민의 주민등록번호 입력하고 상장 내용 입력한 뒤 직인 붙여넣기 하면 끝납니다. 직인 붙여넣기 직전 단계에서 캡처를 했습니다. 자 30초도 걸리지 않습니다. 다시 볼까요. 동양대 양식 파일 보이시죠. 여기 하단이 삭제돼있어요. 아들 상장 클릭하면 스캔본 그림파일이 잡힙니다. MS워드에 자르기 기능이 있습니다. 이걸 클릭하면 조절바가 생기고 쉽게 삭제가 됩니다. 직인 캡처해서 다시 붙여넣으면 이렇게 최종 완성이 됩니다. 실제 동양대에서 받은 상장 용지를 이용해 출력해볼게요.


=잠깐만 동양대서 받은 상장용지인지 변호인 보여주세요. 이것도 증거로 제출해야 합니다.


=실물화상기에 상장 띄워보겠습니다. 금방 출력이 됩니다. 
 
=한번 보여주시겠어요 실물화상기로 띄울게요. 한장더 해서 저희를 주시죠. 지금주셔야합니다. 3장 출력해주세요. 
 
※일부 내용 압축  

檢 "완벽하게 표창장 위조 재연"

검찰은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완벽하게 표창장 위조를 재연했다"고 말했다. 법정에선 검찰이 만든 위조 표창장이 실제 출력돼 재판부에 전달됐다. 정 교수 측은 앞서 "표창장을 위조하려면 포토샵 같은 전문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PC에는 그런 프로그램이 깔린 흔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MS프로그램 하나면 족하다. 동양대에서 워드를 사용한 것은 정 교수 한명뿐"이라 반박했다. 검찰은 위조 표창장의 경우 파일의 여백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정 교수가 당시 아들 조씨와 문서파일의 여백을 논의하는 대화내용도 공개했다. 검찰은 딸 조민씨 상장의 원본인 아들 조씨의 상장 역시도 허위로 기재됐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 측에서 모두 강력히 부인하는 내용이다.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 연합뉴스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 연합뉴스

檢 "동양대 갔다고 한 날 방배동서 결제"

검찰은 이날 "정 교수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딸 조민씨에 대한 7대 허위 경력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조민씨가 동양대에서 봉사활동을 했다고 주장한 날 집 근처인 방배동에서 결제된 카드내역까지 공개하며 정 교수를 몰아붙였다. 
 
검찰은 "조민씨가 조사 당시 동양대가 있는 영주로 내려가 튜터 활동을 했다고 진술했다"며 "하지만 동양대 강의가 있던 날에 조씨는 부산에서, 또 집 근처인 방배동에서 카드를 결제했다"고 관련 증거를 공개했다. 검찰은 이어 "어디서 무슨 봉사활동을 했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 측이 조씨가 이메일 튜터 활동을 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신박한 주장이 나왔는데 관련 증거가 전혀 없이 명백한 거짓"이라 지적했다. 
 

정 교수 측 "혐의 모두 부인" 

피고인신문을 제외한 모든 증인신문을 마친 정 교수의 재판에선 이날 검찰의 서증조사가 진행됐다. 서증조사란 검찰이 확보한 증거를 법정에서 공개하고 재판부에 제출하는 절차다. 정 교수 측은 이날 제기된 검찰의 주장을 모두 전면 부인하고 있다. 또한 검찰이 정 교수의 입시비리 혐의와 관련된 증거를 위법하게 수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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