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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쏘' 타고 나타났다…회장 정의선, 첫 행보는 수소경제

중앙일보 2020.10.15 11:49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임시이사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됐다. 이로써 53년 역사의 현대차그룹은 3세 경영 시대를 맞게 됐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임시이사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됐다. 이로써 53년 역사의 현대차그룹은 3세 경영 시대를 맞게 됐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그룹 총수에 오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첫 공식 일정은 ‘수소 경제’가 됐다. 정 회장은 15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민간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수소경제위는 산업통상자원부·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 등 8개 관계부처와 산업계·학계·시민단체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수소경제 컨트롤 타워다. 회장 취임 이전에 잡힌 행사이긴 하지만 평소 ‘수소 사회’에 관심이 많았던 정 회장의 첫 공식 일정이란 점에서 눈에 띈다. 그는 정부서울청사에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넥쏘(NEXO)를 타고 왔다.
정의선 당시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7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 화상으로 출연해 수소경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의선 당시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7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 화상으로 출연해 수소경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 회장은 전날 취임 메시지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자동차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 활용해 인류의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자리 잡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산형 수소연료전지 기술에서 현대차그룹은 경쟁 업체를 한발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날 수소경제위에서도 정 회장은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 기술이 적용된 수소 상용차 개발과 보급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며 수소 경제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정 회장은 2019년부터 지난 6월까지 수소 관련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 공동 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수소경제 분야의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7월 정부의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도 직접 연사로 영상에 출연해 “수소를 이용한 전기 생산은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이자 미래 핵심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전기차(투싼FCEV), 2세대 모델인 넥쏘를 출시했고, 올해에는 처음으로 양산 수소전기트럭을 선보이기도 했다. 최근 정 회장의 발언을 짚어보면 현대차가 단순히 수소전기차만 생산하는 게 아니라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기반으로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5일 오전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수소전기차 넥쏘를 타고 온 것이 눈에 띤다.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5일 오전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수소전기차 넥쏘를 타고 온 것이 눈에 띤다.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은 지난 6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0대를 스위스에 수출했으며 2025년까지 1600대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달엔 넥쏘와 수소전기버스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하기도 했다.  
 

"좋은 아이디어 많이 수렴되게 하겠다" 

정 회장은 수소경제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회의가 잘 됐고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문제점이 산적해 있는 게 사실이지만 더 경쟁력 있게 다른 국가들보다 빨리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회장 취임 후 경영계획을 묻는 질문엔 “이미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 있듯, 좀 더 일을 오픈해서 할 수 있는 문화로 바꿔나가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수렴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버지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당부가 있었는지 묻자, 정 회장은 “항상 품질에 대해 강조하시고 성실하게, 건강하게 일하라는 말씀을 자주 해오셨기 때문에 그게 당부 말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배구조 개편 문제에 대해선 “고민 중”이라고 짧게 답했다. 
15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하이젠' 협약식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뒷줄 가운데)가 지켜보는 가운데 조명래 환경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이 서명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15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하이젠' 협약식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뒷줄 가운데)가 지켜보는 가운데 조명래 환경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이 서명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상용 수소 인프라 구축한다

현대차는 이날 정부와 민간이 참여하는 상용차용 수소 충전소 구축·운영 특수목적법인(SPC) 설립과 운영에 관한 협약도 체결했다. 수소경제위와 연계해 열린 이 협약식은 정세균 국무총리, 성윤모 산업부 장관, 조명래 환경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와 주요 지자체 관계자가 참석했다. 현대차에선 공영운 사장이 참석했고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과 조경목 SK에너지 사장도 자리했다.
 
‘코하이젠(Kohygen·Korea Hydrogen Energy Network)’이라 이름 붙인 SPC는 상용차의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결성됐다. 승용 수소 인프라 구축을 위한 SPC ‘하이넷’이 활동 중이지만, 트럭 등 상용 수소 인프라의 경우 참여 주체가 달라 새로운 협의체를 구성했다.
 
코하이젠은 내년 2월 공식 출범해 내년까지 10개의 기체방식 상용차 수소 충전소를 설치한다. 2023년에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액화수소 방식의 수소 충전소 25개 이상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15일 열린 코하이젠 협약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15일 열린 코하이젠 협약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액화수소 방식의 수소 충전소는 기존 기체 방식과 비교하면 수소연료의 부피를 800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도심 내 주유소 같은 작은 부지에도 건설할 수 있다. 저장 효율도 뛰어나 기존 수소 충전소의 단점으로 지적된 용량 문제도 해결하게 된다. 코하이젠에는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와 SK가스·E1 등 에너지 기업 7개사가 참여한다. 기존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해 융복합 수소 충전소 구축을 고려하게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용차 시장에서도 수소 에너지를 활성화하기 위해 ‘코하이젠’ 설립에 참여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상용 수소전기차를 개발하고 보급하며 정부·관련 기업과 협업을 통해 산업 전 부문의 수소 생태계 조성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지난 7월 스위스에 수출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사진 현대차

현대차가 지난 7월 스위스에 수출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사진 현대차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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