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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5년 만에…1000억짜리 세종시청사 별관 건립 추진 논란

중앙일보 2020.10.15 11:46
행정수도로 거론되는 세종시의 신청사 건립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 청사의 업무 공간 협소 등을 이유로 1000억원을 들여 신청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마당에 많은 돈을 들여 청사를 또 지어야 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세종시 "현 청사 비좁아 사무 공간 필요"
지상 6층 규모인 현 시청사 2015년 입주

 계획중인 새 청사 별관은 현 청사보다 넓어
세종시청사 전경. [중앙포토]

세종시청사 전경. [중앙포토]

 
 세종시 보람동에 있는 현 세종시청사는 2015년 6월 입주했다. 2012년 7월 세종시가 출범한 이후 조치원읍 연기군청을 시청사로 사용하다 신도시에 새로 청사를 지어 이전한 것이다. 시청사는 4만485㎡의 터에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연면적 3만356㎡)이다. 건설비 1190억원은 전액 정부(행복도시건설청)가 부담했다.

 
 하지만 사무 공간이 부족해 현재 읍·면·동을 제외한 본청 소속 부서가 본관을 포함한 5개 건물에 나뉘어 있다. 경제산업국은 본청 인근 세종우체국 2층, 환경녹지국은 스마트허브3 건물, 도시성장본부와 건설교통국은 나성동 정부2청사 인근 SM타워 6~8층, 민원과(차량등록 담당)와 도시재생과는 조치원청사에 있다.
 
 세종시 "재정난으로 별관 건립비 확보 못해" 
 이는 정부가 청사를 지을 때 공무원 수요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세종시측은 설명한다. 게다가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방공무원 수가 급증한 것도 사무공간 부족을 불러온 요인이라고 한다. 
세종시 밀마루전망대에서 바라본 세종시 아파트 전경.[뉴스1]

세종시 밀마루전망대에서 바라본 세종시 아파트 전경.[뉴스1]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부산 남갑)이 행정안전부에 요청해 받은 '2016~19년 국가·지방직 공무원 정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세종시 공무원 수는 2016년 말 1520명에서 2019년 2163명으로 42.3%(643명) 늘었다. 같은 기간 세종시 주민등록인구 증가율은 40.13%였다. 세종시의 2019년 말 기준 공무원 1인당 주민 수는 157명으로 대전(183명)보다 적다.  

 
 세종시 "공무원 증가로 새 건물 필요"
 세종시는 현 청사 서쪽 주차장 부지에 또 다른 시청사(별관)를 지을 예정이다. 계획 중인 별관 시청사 규모는 지하 2층, 지상 6층(연면적 3만916㎡)이다. 사업비는 1000억5100만원으로 현 청사 건립비와 비슷하다. 시는 이미 26억원을 들여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부지를 사놓은 상태다. 세종시는 청사 모양이 마름모꼴이어서 공간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판단에 따라 별관 청사는 정방형(正方形)으로 지을 방침이다. 
 
 세종시는 별관 시청사 건립비를 전액 시 예산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심해진 재정난으로 지난해와 올해 예산에는 관련 사업비를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다른 현안 사업에 예산을 우선 투입하다 보니 시청사 건립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설계비 등을 반영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시민들 "옛 연기군청 등 활용방안 고민해봐야"
 하지만 세종시 신청사 건립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민도 있다. 세종시민 최영락씨는 “시청사를 지은 지 5년밖에 안 됐는데 또 청사를 짓겠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과거 연기군청 건물을 제2시청사로 쓰는 등 조치원읍을 비롯한 구도심에 있는 건물을 재활용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옛 연기군청 건물. [중앙포토]

옛 연기군청 건물. [중앙포토]

 옛 연기군청은 지하 1층, 지상 3층(건물면적 4230㎡) 규모이다. 2012년 세종시가 출범할 당시 리모델링한 적이 있다. 현재는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임차해 쓰고 있다. 
 
 또 다른 시민은 “조치원읍 등 원도심 살리기 차원에서라도 제2청사는 신도시(행복도시)가 아닌 다른 지역에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치원읍 인구는 지난 9월 현재 43019명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세종=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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