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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불법도박 판 커질때…회의 한번도 안 간 사감위 차관님

중앙일보 2020.10.15 11:34
2007년 국무총리실 산하에 설치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불법도박 근절사업과 사행산업 관리 감독을 맡는다. 사진은 지난해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피의자 12명을 검거하고 불법 수익금 153억원을 압수할 당시 모습. 중앙포토

2007년 국무총리실 산하에 설치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불법도박 근절사업과 사행산업 관리 감독을 맡는다. 사진은 지난해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피의자 12명을 검거하고 불법 수익금 153억원을 압수할 당시 모습. 중앙포토

 
불법 도박 근절 사업과 사행산업을 관리·감독하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의 당연직 위원인 차관 4명이 지난 5년간 회의에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감위는 1년 운영 예산이 36억원으로 위촉직 11명, 당연직 4명 등 위원 15명과 산하 사무처로 구성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사감위에서 제출받은 ‘2016~2020년 부처별 차관 참석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총 44차례의 회의가 열렸는데, 차관들이 참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나마 부처 국장 등을 ‘대리 출석’ 시킨 것도 5년간 20차례에 불과했다. 4개 부처 평균 회의 참석 비율이 11%에 그친다. 현재 안일환 기획재정부 2차관(올 5월 임명), 이재영 행정안전부 차관(올 8월 임명),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2019년 12월 임명),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2019년 5월 임명)이 사감위 당연직 위원이다.
 
이 사이 불법도박 시장은 무섭게 불어났다. 배 의원실이 사감위서 제출받은 ‘국내 불법도박 시장 규모’ 자료에 따르면 2015년 70조 8395억원 규모였던 불법도박 시장은 지난해 81조 5474억원으로 4년 만에 10조원 이상 몸집을 불렸다. 불법스포츠 배팅이 20조 5106억원 규모였고, 불법사행성 게임장 시장도 14억9806억원 규모였다. 사설 카지노(7조 4956억원), 불법 경마(6조 8898억원), 불법 경륜(2조376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배 의원은 “불법도박 근절 업무와 관계된 부처라는 이유로 차관들이 위원에 임명됐지만 사실상 5년간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은 것”이라며 “연 36억원의 돈이 투입되는 사감위도 불법도박 시장의 확대를 막지 못하고 사실상 유명무실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2007년 9월 국무총리실 소속의 사행산업 통합 감독 기구로 설치된 사감위는 현재 5기 위원이 활동 중이다. 전북 행정부지사, 국가보훈처 차장을 지낸 심덕섭 위원장이 올 2월부터 부임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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